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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가성비 순대 요리_20200111

김제 사는 동생을 만나 점심 허기를 달래러 간 곳은 처음에 칼국수를 선택했다 긴 줄을 감안해야 된다기에 숙소와 가까운 곳 중 순대집을 선택했다. 근데 여기 완전 내 취향인걸~! 일단 서울과 가격 비교하기 적절하지 않겠지만 요즘 서울과 수도권에서 왠만한 국밥 한 그릇 8천원 정도 줘야 된다. 거기에 양은 내 기준에서 좀 작아 국물까지 비워 바닥을 보여도 양에 있어서 뭔가 아쉽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순대까지 시켜서 일행들과 해치우는데 여기 와서도 습관처럼 국밥에 순대를 시켜 놓고 옥수수를 열심히 터는 사이 음식이 나왔고, 언뜻 보기에도 남길 수 밖에 없는 삘이었다. 물론 김제 동생이 거구에 밥통이 크다고 해도 본인 기준으로 소식을 한다는 얼토당토 않는 말이 지껄여 행여나 다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했건만 역시..

익산 가는 날_20200110

익산은 많이도 지나다녔지만 최종 목적지로 왔던 건 기억에 어렴풋할 정도로 오래간만이다.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서울역으로 와서 KTX를 타고 얼마 되지 않아 도착할 만큼 익산은 심리적인 거리감이 얼마 되지 않았다. 여수나 광주를 가게 되면 필히 거치는 길목과도 같은 곳으로 때론 익산역에서 여수 방면이나 광주 방면을 환승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엔 열차를 타고 앉자마자 퇴근 후의 이완과 동시에 너무 깊은 잠을 잤던지 전주에서 내려 버렸다. 하는 수 없이 익산까지 다시 상행 열차를 타고 내리는 바람에 예정 도착 시각이 훨씬 지났고, 익산역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택시를 이용, 이마저도 금세 도착했다. 오는 길에 착오가 있긴 했지만 마음 편한 여행인 만큼 이런 사소한 에피소드는 기억에 오래 남아 여행을 더욱 ..

일상_20200104

새해 첫 모임은 원래 일영유원지에서 펜션을 하나 잡아 이틀 같이 보낼 예정이었지만 마지막에 급 변경되어 평소처럼 저녁 시간 동안 일산 족발집으로 선회했다. 동네는 완전 조용한데 이 족발집은 올 때마다 빈자리가 없을 만큼 손님이 가득했고, 다행이 올 때마다 미리 예약을 해서 키핑된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 사람들과 어울렸다. 늘 유쾌한 모임이라 뒤끝도 없고, 침울한 분위기도 아니었지만 일산으로 모이는 게 워낙 이동 시간의 비중이 커 7시 정도에 모여 11시 정도까지 시간을 보낸 뒤 성신이 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헤어졌다. 아슬아슬하게 막차를 타긴 했지만 몇 년 전과 달리 늦은 시각에 광역버스 이용객은 부쩍 줄어 23시만 넘으면 길게 줄을 서 만차로 인해 한 대 정도는 건너 뛰던 분위기가 지금은 전혀 없어 졌다.

일상_20200101

새해 첫날, 지난 연말의 피로를 푼답시고 퍼질러 자고 늦게 일어나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동탄 산책을 나섰다. 이번 겨울이 그리 춥지 않아 경량 패딩에 바람막이를 덧대어 걸쳐 입고 초저녁 어둠이 자욱한 반석산으로 향했다. 복합문화센터를 지나 반석산 정상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전망 데크에 도착하여 한동안 텅 빈 데크 위에서 음악을 틀어 놓은 채로 야경을 마주하곤 머물러 있었다. 새해 첫날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간헐적으로 보이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그 이후 어떠한 사람들과도 마주치지 않았던 만큼 반석산은 텅 빈 새해 첫날밤을 보냈다. 아무도 없는 반석산 데크에 서서 마치 세상 전체의 시간이 정지했을 만큼 고요한 야경을 바라보는 순간,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가 뒤섞여 묘한 여운과 더불어 지나간 시간의..

일상_20191230

얼마나 오랜만인가 싶다. 연말이라 자제하리라 다짐했던 술자리 횟수가 많이 줄이긴 했지만 그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평소에 비해 과했다. 허나 이날만큼은 좀 각별했던 게 거의 뵙기 힘든 분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승용형은 아주 가끔 뵙긴 했지만 내가 맨날 편하게 자리를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 병훈형은 회사 퇴사하고 독립 이후 처음이다. 한 때는 뻔질나게 술자리를 갖거나 커피 한 잔 하면서 때론 진중한 대화를, 때론 유쾌한 대화를 했던 분이라 의미는 남달랐다. 내가 물론 두 분을 함께 초대했긴 했지만 세 사람이 한 자리를 같이 했던 건 5년이 넘었고, 원래 두 분은 함께 자주 어울리던 분들이 아니라 성향과 취향이 다를 거라 여겼지만 막상 함께 자리를 즐기기 시작하자 밤새 뭔 그리 많은 대화가 오갔..

일상_20191228

늦은 시간에 오른 반석산은 언제나처럼 적막했다. 언젠가 동탄에 멧돼지가 출현했다던데 괜한 기우인지 둘레길을 걷던 중에도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예민해졌다. 결국 한 바퀴 돌고 나서는 별 거 아닌데 싶었지만 모처럼 야밤에 반석산을 왔던 게 덤덤하던 기분을 잊어버렸나 보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노작 마을에서 출발하여 한 바퀴 돌아 복합문화센터로 내려왔고, 동지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라 초저녁인데도 벌써 야밤처럼 전등이 켜지지 않은 둘레길은 깜깜했다.

일상_20191225

성탄절의 설렘보단 늘 맞이하는 휴일 중 하루를 대하는 기분이었다. 어느 계절이든 각각의 매력은 비교할 수 없겠지만 겨울이나 여름이 되면 마음과 달리 몸은 위축되어 정적으로 바뀌고, 이내 익숙해져 버렸다. 느지막이 집을 나서 여울 공원으로 천천히 걸어가 모처럼 공원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나무를 만났다. 겨울이라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었다. 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나무가 가까이 있는 북쪽 공원 입구로 들어서 나무를 한 바퀴 둘러보자 그제서야 서쪽으로 기운 석양이 눈에 띄었다. 언제 보더라도 나무의 기품은 변함이 없고, 가지를 지탱하는 기둥이 옆으로 뻗은 나무 가지를 지지하고 있었다. 나무를 잠시 둘러보고 오산천을 따라 집으로 향하는 길에 아파트 건물 사이에 걸린 석양이 보인다. 휴일 ..

나무의 자태_20191221

은사 댁에서 포근한 밤을 보내고 이튿날 일어나 밖을 나오자 하늘이 비교적 흐렸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마치 잠시 후 비를 뿌릴 기세라 마을 주변을 둘러보는데 고도 차이로 계단식 밭 한가운데 우뚝 선 소나무 두 그루가 멋스러웠다. 여름 동안 무성히 자랐던 칡넝쿨과 밭을 빼곡히 메웠던 참깨 단, 고구마 줄기는 널부러져 있지만 그 허허로운 벌판에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소나무는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밭을 일궈도 소나무가 멋져 그대로 둔다는 은사께선 다음 해 여름을 앞두고 마당에 있는 원두막을 소나무 곁으로 옮기겠다고 하신다. 지대가 높아 마을을 두루두루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고, 언덕배기를 배후에 두고 있어 여름이면 시원할 것만 같았다. 다만 여름부터 가을까지 이 밭만 오면 소리소문 없이 산..

한적한 시골 마을의 맛집이라?_20191220

추위가 몰려오는 전날 대구에 내려가 지인들과 함께 조촐하게 소주잔을 기울인 뒤 미리 예약한 숙소에서 잠을 청하고 일어나 여주로 가기 전, 문득 해장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백종원 3대 천왕 칼국수 집 중 하나인 동곡 손칼국수가 있는 동네로 향했다. 길은 단순하여 거의 헤매지 않았고, 아니다, 신천대로에서 신나게 달리다 서재길로 빠져야 되는데 익숙치 않은 지리라 한 발 앞서 빠지는 바람에 칠곡 방면 매천대교로 빠져 덕분에 팔달교를 한 번 더 건너 다사 산업단지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사발 옆에 낀 채 동곡에 도착했다. 역시 백종원 브랜드 파워인지 이곳이 소개된 이후로 동네길을 중심으로 손칼국수집이 몇 개 들어서 칼국수 마을로 재탄생되어 있었다.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냄새. 큰 아궁이에 솥가마가 올려져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