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200101

사려울 2020. 3. 3. 05:14

새해 첫날, 지난 연말의 피로를 푼답시고 퍼질러 자고 늦게 일어나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동탄 산책을 나섰다.

이번 겨울이 그리 춥지 않아 경량 패딩에 바람막이를 덧대어 걸쳐 입고 초저녁 어둠이 자욱한 반석산으로 향했다.

복합문화센터를 지나 반석산 정상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전망 데크에 도착하여 한동안 텅 빈 데크 위에서 음악을 틀어 놓은 채로 야경을 마주하곤 머물러 있었다.

새해 첫날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간헐적으로 보이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그 이후 어떠한 사람들과도 마주치지 않았던 만큼 반석산은 텅 빈 새해 첫날밤을 보냈다.

아무도 없는 반석산 데크에 서서 마치 세상 전체의 시간이 정지했을 만큼 고요한 야경을 바라보는 순간,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가 뒤섞여 묘한 여운과 더불어 지나간 시간의 그리움, 다가올 새해의 설렘이 복합적으로 밀려왔고, 정지된 듯한 시간 위에 떠 있는 기분과 맞물려 겨울밤의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속절 없이 흘러갔고, 왔던 길과 달리 노작문학관을 거쳐 복합문화센터로 내려올 때 옷은 이미 땀으로 젖었음에도 묘하게 가벼운 마음만 남아 짧지 않은 저녁 산책을 마무리했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익산 가는 날_20200110  (0) 2020.03.03
일상_20200104  (0) 2020.03.03
일상_20191230  (0) 2020.03.03
일상_20191229  (0) 2020.02.28
일상_20191228  (0) 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