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27

일상_20170909

주말 늦잠을 자고 부시시하게 일어나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베란다로 나갔다가 환하게 자라는 소나무를 보고 마음이 뿌듯해 진다.봄에 오마니께서 분갈이 하시고 잠시 성장이 주춤하는 거 같더니 금새 적응하곤 여름의 기운을 받아 쑥쑥 자라나는데 곧 사그라들 것 같던 작은 소나무도 새순을 틔우며 아직 끝나지 않은 관심에 응대를 했다. 원래 뻗어나던 잎사귀들은 두서 없이 길게 뻗어나고 올해 들어 다시 순을 틔운 잎은 올곧고 정갈하게 자라는 모습이 모든 생명들은 관심에 응당 감사를 표한다는 말에 실감한다.근데 종종 찍었다고 생각했던 사진이 올 봄 이후 없는 이유가 미스테리다.(일상_20170329) 이날 하루 솔빛공원 옆 공터에서 축제가 열려 시끌벅적하던 여세를 몰아 해가 기운 후 동탄중앙로와 동탄2동 주민센터 사이길..

일상_20170501

이거 5월인데 왜 여름 같지?간소한 차림으로 동네를 다니는데 워째 얼마 걷지 못해서 땀이 삐질삐질 베어 나온다. 아파트 담벼락을 가득 채운 영산홍은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기 시작하는 시기에 맞춰 동네 곳곳을 물들여 나간다.근데 이 강렬한 햇살을 보고 있노라면 눈이 겁나 뜨겁구먼. 동네 고샅길은 따가운 햇살을 피해 어디론가 도망가 버린 사람들로 느므느므 한산하다.소나무 가로수가 많아 겨울에도 비교적 우거진 길인데다 처음엔 한눈에 보이던 길 전체가 이제 성장판이 팍팍 열린 나무로 가려져 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반석산 아래 노인공원 팔각정 아래엔 따가운 햇살을 피해 아직 남은 봄바람을 쐬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꽃봉오리를 피우는 중이시다. 대낮 공원을 밝히는 활짝 핀 민들레 씨앗. 둘레길을 접어 들자 살랑이는..

일상_20170329

봄이 들어차기 시작한 울집 베란다 정원.(일상_20170318)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각양각색의 꽃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는데다 그들이 발산하는 향기 또한 여러 종류가 모여 몽롱한 비밀의 정원인 양 세상 하나 뿐인 공간으로 바꿔 놓는다. 첫 타자는 먹는 꽃, 이름은 몰라~나물 무침이나 비빔밥에 몇 개 따 넣어서 먹으면 시각적인 비쥬얼이 끝내줘 얼릉 뱃속으로 감출 수 밖에 없다.향은 그리 강하지 않은데 역시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공식에 충실해 진다. 요건 한 가지에서 물량 공세하는 꽃인데 쬐깐한 꽃들이 협심하여 파티에서 주인공이길 갈망하는 막내 아이 같다.하나의 꽃망울은 크게 펼쳐지거나 화사하지 않고 광택이 없는 붉은 색인데 이 특징 없는 꽃들이 여러개 모여 금새 눈에 띄인다. 요건 바로 위 꽃과는 ..

일상_20170318

베란다 정원에 봄이 열렸다. 먼 곳에서 찾으려 했던 봄이 내가 잠자던 가장 가까운 곳에 이미 있었음을 알고 졸음으로 부시시한 눈을 뜨곤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다른 가족들이 하나씩 가져다 준 화초들을 넘나도 잘 키우신 울 오마니.때가 되면 여지 없이 꽃을 피울 뿐만 아니라 더 활짝, 더 많은 꽃 봉오리를 틔운다. 요건 먹는 꽃이라는데 실제 맛은?향긋함이 진동하는게 아니라 뭔가 살짝 신선한 맛이 가미된 정도?그래도 다양한 색깔들을 뱃속에 넣는 게 어디여~ 선인장 같은 것도 있어 마치 자신의 모두가 꽃처럼 보인다. 며칠 사이 소나무는 이렇게나 많이 자랐다.(일상_20170219)2월26일 소나무 사진은 빠뜨렸고 어차피 2월19일과 별반 차이 없으므로 패스봄 기운을 먹어서 무럭무럭 자라는 가족들을 보고 있노라..

일상_20161120

가을에 맞이하는 휴일, 특히나 날은 엄청시리 화사하다. 부시시하게 일어나 가벼운 차림으로 룰루랄라 신나게 가는 심부름 ㅠ 사람 마음 약해지게 가을이 깊어질 수록 붉은 단풍 빛깔은 더 요염하기만 하다.이러니 놓아주고 싶어도 집착만 생기잖아.겨울 준비로 가지에 붙어 있던 잎사귀를 바닥에 자욱히 떨어 뜨려 놓았건만 그 모습이 한층 더 가을답기까지 하구먼. 집 베란다 정원에서 소리 소문 없이 자라는 요 쬐깐한 소나무(내 동생, 솔영이와 솔양이_20160915)도 가을 옷을 입은 모습이 마치 아가들이 조막만한 때때 옷을 입은 것 같아 더 귀엽다.화분 한 귀퉁이에서 햇살을 받으며 자라는 소나무를 보며 처음엔 제대로 싹을 틔울까 싶었는데 경이로운 생명은 싶게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에 가끔 눈 요깃거리가 되어 버렸다.조..

아이뽕의 세대 교체_20161029

2년 전, 아이폰6 기변시에도 KT가 태클 걸었었는데 이번에도 치명적인 태클에 통신사 옮길 결단을 했건만 단말기를 보냈단다.아이폰6 기변 때 가장 먼저 줄을 섰건만 아무런 통보가 없어 수령 방문지로 지정했던 전화국으로 문의 했더니 깜!빡! 했단다!(아이뽕6 시대_20141107)128기가 신청이었는데 64기가로 착각했다기에 가입 신청서를 확인하곤 몰랐다고!이번엔 선풍적인 인기로 다른 색상보다 극심한 품귀 현상에 시달리는 제트 블랙을 선택, 가입 개시 1초도 안 되어 신청했건만 신청이 안 되었다.우여곡절 끝에 예약은 했다만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다.도리어 일반 가입자가 단말기 수령했다는 글들이 쏙쏙 올라 오는 걸 보곤 전화를 했두만 품귀란다.'예약 가입 기간을 지나 일반 가입자가 벌써 제트 블랙을 받았..

다시 넘는 솔고개_20161015

잊혀지는 세월의 슬픔에 어쩌면 더 아름다웠는지도 모른다.그렇기에 언젠가 한 번 더 찾아 오고 싶었던 상동의 길목을 지키는, 인고의 세월이 새겨진 소나무와 힘겨움을 반증하는 듯한 고갯길은 가을색이 아직은 옅은 비교적 이른 가을이었다.전날 퇴근 후 늦은 밤에 단양에 도착했고, 너무도 오랫만에 떠나게 된 여행의 반가움을 서로 나누며 허벌나게 술을 빨아 쳐묵하신 덕분에 늦게 출발한 아쉬움은 부메랑처럼 동선의 제약으로 되돌아 왔다.어쩔 수 없이 도중에 영월 막국수 집에서 후딱 점심을 뽀개고 커피 한 잔씩 손에 든 채 약속이나 한 것처럼 상동 방향으로 출발, 그래도 일 년여 간격으로 두 번째 행차시라고 제법 길은 낯 익었다.(사라진 탄광마을, 상동_20150912)목적지는 상동이 아닌 태백의 옛 길을 경유한 울진 ..

내 동생, 솔영이와 솔양이_20160915

솔영이와 솔양이?영양에서 가져온 솔방울(영양에서 가을을 만나다_20151024) 씨앗이 올 봄부터 솔순을 틔워 이렇게 자라났고 거의 일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름이 없으면 우짜노~(무럭무럭 자라거라, 소나무야_20160528)그래서 솔영이와 솔양이로 급 결정, 일상에 쫓겨 살다 보면 이 녀석들을 거의 볼 수 없음에도 간혹 고개를 쭉 빼고 쳐다 보면 성장의 히스토리가 점점 연상이 된다.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는 솔잎의 수가 제법 풍성해 졌고, 가지가 좀 굵어 지면서 성숙한 색으로 변했다.바로 햇살이 내리 쬐이는 위치라 아마도 집으로 들어 오는 햇살의 파수꾼으로서, 작년 가을의 기억을 재현시켜 주는 촉매이자 한 가족으로써 정이 들었다.바쁜 일상에서 이 녀석들을 얼마나 보겠나 마는 관심 목록에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