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70501

사려울 2017. 7. 24. 23:01

이거 5월인데 왜 여름 같지?

간소한 차림으로 동네를 다니는데 워째 얼마 걷지 못해서 땀이 삐질삐질 베어 나온다.



아파트 담벼락을 가득 채운 영산홍은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기 시작하는 시기에 맞춰 동네 곳곳을 물들여 나간다.

근데 이 강렬한 햇살을 보고 있노라면 눈이 겁나 뜨겁구먼.



동네 고샅길은 따가운 햇살을 피해 어디론가 도망가 버린 사람들로 느므느므 한산하다.

소나무 가로수가 많아 겨울에도 비교적 우거진 길인데다 처음엔 한눈에 보이던 길 전체가 이제 성장판이 팍팍 열린 나무로 가려져 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반석산 아래 노인공원 팔각정 아래엔 따가운 햇살을 피해 아직 남은 봄바람을 쐬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꽃봉오리를 피우는 중이시다.



대낮 공원을 밝히는 활짝 핀 민들레 씨앗.




둘레길을 접어 들자 살랑이는 바람이 마지막까지 계절의 순행을 잊고 가지에 붙어 있던 벚꽃잎을 봄이 필요한 곳으로 등에 태운 채 바삐 움직이고 있는 건가?

자세히 보면 버드나무 씨앗을 실어다 주는 솜털이군.





전형적인 봄의 강렬한 햇살이 늦잠을 주무시는 새생명들을 깨우고 있다.

햇살이 월매나 강한지 사진만 봐도 눈이 뜨겁군.



연리목 쉼터까지 쉬지 않고 걸어 골 따라 정갈히 서 있는 우거진 나무숲에 도착했다.

봄이건만 여긴 벌써 서로를 응원하며 한발 앞서 짙은 신록의 옷을 갈아 입는 중이다.



악동 까치군.




반석산 정상길엔 경쟁적으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소나무가 빼곡하다.



노작박물관 뒷편 무장애길로 내려가 땀을 식히면서 가져간 빵과 커피를 마시곤 에너지를 충전? 보충했다.





동탄복합문화센터로 내려와 텅빈 야외공연장 뒷편 벤치에서 음악을 들으며 부는 바람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히고 한숨 돌린 후 다시 갈 길로 향했다.

봄 답게 여러 색깔의 꽃이 곳곳에 물 들었던 만큼 잠시 앉아 쉬기 안성맞춤이었다.








가을색과 같은 적단풍나무가 곳곳에 핀게 마치 초가을 풍경 같다.



민들레 씨앗 뒷편에 강렬한 햇살이 숨었다.

어릴 적 꼬질꼬질하던 백열등갓 같기도 한 게 정감어리다.




영산홍이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피어 거리를 풍성하게 물들였고 민들레 씨앗은 빼곡한 영산홍 사이를 비집고 봉긋하게 피어 올랐다.

조만간 세상 구경을 위한 준비를 끝내고 힘찬 나래를 펼치겠지?

5월인데도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햇살과 따가움이 마치 민들레 씨앗처럼 여름 맞이 준비를 하라는 예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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