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3

3일 동안의 아침 동거, 맥도날드_20241120

대전에서 3일간의 교육 동안 항상 아침 맥모닝을 챙겨줬던 맥도날드는 이른 아침 시간에 한적했고, 잠시 앉아 음악이나 유튭 시청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었다.그렇게 3일 동안 아침마다 들렀다고 정이 들었는지 마지막 셋째 날 교육 때 아쉽기도 했다.여기서 맥모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바로 뎁따시 큰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려가면 점심 때꺼정 든든했던 덕분에 3일 교육은 내게 있어 유익한 시간이자 추억이 되었다.그나저나 초겨울 기습적인 추위치곤 3일 내내 매서워 만만하게 챙겨 입은 댓가를 톡톡히 치른 추억도 곁들였다.

숙소 불청객, 바퀴벌레_20241120

대전 교육에서 급히 잡은 숙소는 첫인상이 깨끗하고 친절해서 만족할 뻔했다.적어도 3일 중 이틀 동안은.근데 마지막 날 짐을 챙겨 나오기 전에 뭔가 보여 무심히 쳐다봤고, 보편적인 극혐의 대명사 바퀴벌레였다.설마 3일 동안 뒤엉켜 잔 건 아니겠지?여기 기나긴 머리카락이 어찌나 많던지 첫인상과 달리 청결 상태에서 인상을 찌푸리긴 했다.그나마 여행으로 다져진 무심한 성격이라 그때마다 휴지통에 털어내긴 했지만 바퀴벌레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저걸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녀석은 눈치를 까곤 황급히 침대 밑 좁은 틈으로 몸을 숨겼고, 벌레 같은 기분으로 짐을 챙겨 황급히 숙소를 벗어났다.다음엔 겉모습에 속지 말자!

대전에서 먹은 오마니 집밥, 교동면옥_20241119

대전에서 교육 첫날부터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고, 열공에 대한 의욕이 앞섰는지 시간 흐르는 줄 모른 채 첫날과 이튿날 오전 교육이 끝났다.마땅한 점심 끼니를 채우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 있어 막무가내로 들어간 곳은 개업 이틀이 지난 곳이란다.그래서인지 점심을 주문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식사가 나왔는데 그나마 양은 넉넉해서 포만감은 느꼈다만 맞은편에 자리 잡은 어르신은 식사 주문도 쉽지 않았다.주문을 했는데 바쁜 나머지 그걸 잊어버렸고, 다시 주문드리는 과정에서 어르신도 조금 감정을 드러내셨는데 웬만한 사람 같았으면 몇 번은 쌍욕 난사했을 법했음에도 점잖으신 분이라 끝까지 신사적으로 표현하셨다.냉면 나오기 전에 추위를 잊게 만드는 육수를 마셨고, 그게 괜춘해서 몇 그릇 마셨나 모르겠다.이러..

내륙의 바다 대청호의 연이은 경관들, 직동 근장골과 찬샘정_20220902

자글자글한 주름에는 그만큼 많은 사연과 희열이 있다.꺾임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복잡다단한 카오스는 다듬어진 직선에 비해 예측할 수 없는 반면 꿈을 꿀 수 있어 더 많은 이정표를 꾸릴 수 있고, 애써 변증 하지 않아도 역사와 자취는 충분히 설득된다.지금까지 숨 가쁘게 도로를 질주했다면 한 번 정도 초점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자기 합리화에 적합한 포인트, 발아래 세상을 명징하게 볼 차례였다. djdonggu - 대청호오백리길 드라이브 코스의 숨은 사진 명소 「근장골 전망대」 www.cdnews.co.kr마산동 산성에서 출발하여 냉천로를 따라 북쪽으로 천천히 달리자 도로에 닭이며 강아지들이 노니는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 펼쳐졌고, 녀석들이 지나길 기다렸다 다시 질주를 하다 보니 도로 우측에 간간이 호수 전망도..

돌무더기 아래 역사의 뒤안길, 대전 마산동 산성_20220902

공기마저 졸고 있는 한적한 길의 끝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시간의 빈맥만 울렸다.길을 걷는 동안 거듭 피부에 달라붙는 거미줄은 외면이 쳐놓은 그물로 이방인의 방문을 꽤나 거부했다.정상에 가까워 비탈길을 걷노라면 길의 끝은 기약 없었고, 발밑 입자는 급히 굵어져 중력의 저항을 원망하던 찰나 하늘이 마주하며 지친 손을 잡아줬다.오르는 내내 산성에 대한 의심은 정상에 이르러 돌더미가 희미한 정황인지 한무리 소나무만 위풍당당했던 과거를 속삭이며 허망한 세속에 우두커니 절경을 밟았다.  갑자기 나타난 장수말벌이 흥을 깨기 전까지 주위를 둘러 꽤나 심도 깊은 작품에 몰입하여 금세 올라온 수고를 잊는 사유의 가벼움, 너털웃음으로 대신했다.마산동 산성은 대전광역시 동구에 있는 삼국시대 백제의 테뫼식으로 축조한 석축 성곽이..

대청호의 바람이 머무는 곳, 명상정원_20220902

문화의 힘, 소외의 껍질을 깨고 관심의 노른자를 일깨워줬다.위태로운 비탈에 의지한 마을이 바다와 더불어 재조명받는 시대, 그게 이성적으로 용납되는 시대에 접어들자 질펀한 수풀의 텁텁한 장벽이 거대한 호수와 더불어 재탄생했다.복잡한 호반의 지형은 그들만의 소외에 익숙해져 세상과 유구한 단절에 떠밀렸건만 집요한 문화의 포옹에 더는 버틸 재간 없이 습한 증오를 깨부수고, 햇살 자박한 정원에 길을 그렸다.때마침 옅은 대기의 창이 열리자 비로소 바람의 언어가 들린 날이었다.명상정원은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 부근에 2020년에 조성되어 현재 대전시 동구를 대표하는 대청호 관광명소가 되었다. 어린이, 노약자 등도 쉽게 산책할 수 있는 무장애 데크길이 명상정원까지 이어져 있고 정원 내에 전망 데크, 전통담장 등이..

작은 산줄기들 사이의 바다, 대전 대청호 거북바위와 전망대_20220902

너른 세상에 대한 갈망은 비단 인간에 한정되지 않았다.흙과 물의 경계에서 알을 놓고 다시 너른 세상으로 떠나려는 거북 한 마리도, 대청호반길에 동경의 알을 찾는 여행자도 시선의 접점은 호반과 하늘이었으며, 혹독하게 옭아맨 의지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함이었다.그래서 호반길 따라 여행을 결단한 게 아니었을까?대청호의 만수 면적은 72.8㎢이고, 저수지 길이 86㎞, 총저수량은 높이 76.5m에서 80m까지 홍수조절 용량을 합쳐 14억 9000만㎥에 이른다. 이 저수량으로 금강유역의 만성적인 홍수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대전광역시·청주·군산·전주 등 유역 내의 인접 도시에 연간 13억㎥의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또한 금강 하류 연안·미호천 연안 및 만경강 유역의 농경지에 연간 3억 5,000만㎥의 관계용..

호수 위 태고의 섬, 옥천 대청호 부소담악_20220901

대청호는 대전에서 만만하게 찾을 수 있는 전국구 관광지로 주체할 수 없는 욕심에 해 질 녘 도착, 대전 바로 외곽이면서 이내 오지마을처럼 한산한 도로를 질주하여 급히 목적지로 향했는데 사람이 익숙한 냥이 가족의 환영을 우선적으로 받았다. 금세 어둑한 밤이 찾아와 서둘러 차에 오자 어린 삼색냥이 얌전하게 움츠리고 있어 츄르 하나 꺼내 돌아섰는데 녀석이 어떻게 알고는 뒤를 쫓아와 멀찍이 거리를 두고 있었다. 깨끗한 햇반 그릇에 츄르 하나를 짜서 주자 녀석이 환장했다. 츄르가 없는데도 녀석은 여운이 남았는지 그릇을 계속 핥아 손으로 그릇을 잡아 내밀자 여전히 빈 그릇을 핥았다. 어느 정도 쪼그려 앉아 있다 그릇을 치우고 손가락을 내밀어 봤는데 살짝 경계의 뒷걸음을 치다 한발한발 신중하게 다가와 손끝에 빰을 문..

또 다시 부산행_20220815

서 있는 자리에서 한길의 끝을 보노라면 동경의 안개가 자욱했지만, 그 끝을 밟노라면 어렴풋한 안개가 걷히며 부서지는 파도의 하얀 유희로 매캐했다. 빌딩숲과 바다가 만나 문명의 화려한 유혹이 넘실대며 바다가 춤사위를 들썩이는 그 자리에 각별한 시간이 일제히 불 밝혀 어우러지는 자리, 부산은 함께 협주하는 음악이 멈추지 않았다. 1년에 한 번 정도 가는 부산인데 이번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부산으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싣고 질주하던 중 대전을 지날 무렵에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고, 뒤늦게 대전이란 걸 알게 되었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보다 구름의 무게감이 부쩍 늘었다. 계속 자야지. 어느새 부산에 도착했다. 광안리 해변에 도착할 무렵엔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왔는..

시험 치고 돌아오는 길_20181024

난 돌아가는 길의 첫걸음이지만 어떤 이들은 떠나는 길의 첫걸음이다.난 피로를 짊어지고, 또 어떤 이들은 설렘을 봇짐처럼 둘러 매고 떠난다.끝 없는 미지의 세상이 반, 삶의 터전이 반.출발과 끝은 기차 역이다. 시험으로 전날 대구에서 바로 대전으로 건너가 같이 온 학우들과 각자의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시험을 치렀다.다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데 그래서 인지 추위를 타며, 심지어 어떤 젊은 수험생은 벤치 파카를 입고 왔다.나는 다행히 긴장을 적게 해서 만족스런 결과가 나왔다.시험이 끝나고 부근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 대전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모든 긴장이 풀리면서 가을 더위가 체감된다.구름 한 점 없이 드높고 넓은 하늘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홀가분한 마음의 유혹으로 잠시 옆길로 빠져 가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