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10

영주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_20240730

다덕약수탕의 숨겨진 맛집에서 점심으로 백숙을 먹었는데 전날과 마찬가지로 모두 폭풍 흡입을 자랑했다.맛집을 소개하는 입장에서 소개한 식당의 음식을 맛나게 먹으면 그 또한 흐뭇한 일 아닌가.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음에도 그 많은 걸 다 먹은 것도 모자라 반찬이며, 뒤이어 나온 죽까지 깨끗하게 비운 건 정말 맛이 있다는 방증인데 모두가 몇 끼를 굶은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식욕은 엄청났다.식사가 끝나고 영주역에서 재집결하여 한 녀석이 타고 갈 열차 시간을 기다리며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사이 1시간은 금방 흘러 거기서부터 뿔뿔이 흩어져 집으로 출발했다.소나기가 퍼붓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만큼 소백산 정상 부근엔 두터운 구름에 가려졌고, 햇살은 비웃기라도 하듯 쨍하게 쏟아졌다.그나마 대기가 ..

대중교통으로 봉화 가는 길_20221001

세상사 다가올 시간처럼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안개 자욱한 새벽길을 뚫고 서울로 향했다.유쾌한 기분이 아님에도 아주 작은 감동에 부정의 먼지를 털었고, 무거운 걸음에 주문을 걸었다.하루 중 눈이 맑아지는 카페에 앉아 감미로운 커피 한 잔으로 마음에 먼지도 털고 걸음에 날개도 달았다.언젠가 맥북 충전 빵빵하게 해서 저 구석탱이에 앉아 넷플릭스 한 번 때려야 되겠다. 가족 모임으로 퇴근해서 바로 청량리 열차를 탔다.단양을 지날 무렵, 해가 지기 시작했다.영주에 진입하며 내릴 채비 중 가을 들판이 너무 이뻐 일어서기 전 사진으로 담았다.가을이 물든 들판은 언제나 이뻤다.영주역에 도착하여 곧장 밖으로 나왔는데 한창 공사 중이었다. 영주 가는 길_20150626영양을 목적지로 금요일 칼퇴근 후 청량리역에서 ..

잘 짜여진 산에서의 힐링, 소백산 자연휴양림_20210910

대부분의 휴양림은 각자 고유한 지형을 십분 활용한 특색을 가지고 그 자체로 하나의 반듯한 공원으로 조성해 놓았다. 소백산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적 특색으로 남한강을 곁에 두고, 인근에 구인사와 온달산성이 있어 잠시만이라도 일상적인 환경에 반전이 필요한 경우 이곳 또한 멋진 대안이 되겠다. 다만 여기는 고양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 강하고 대체적으로 응대는 무미건조하다. 소백산 자연휴양림은? 소백산의 최북부 영춘면 하리방터길 180에 자리한 소백산자연휴양림은 2011년 처음 소백산 화전민촌을 개장한 데 이어 2017년 소백산자연휴양림 지구와 정감록 명당체험마을 지구를 추가로 조성했다. 모두 49개의 객실을 운영 중인 소백산자연휴양림은 소백산 화전민촌 화전민가 9동, 정감록 명당 체험마을 15동, 소백산 자연휴..

구슬픈 고양이 울음소리, 소백산 휴양림_20210909

어느 순간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낮이 부쩍 짧아져 서둘러 하루 해가 등을 돌려 사라져간 잔해만 보인다. 시나브로 찾아든 가을이 문턱을 넘는 이 시기, 문득 뜨거운 노을처럼 가슴은 따스해지고, 무겁던 시야는 초롱이 불 밝힌다. 초저녁에 단양 소재 소백산 휴양림으로 출발, 단양에 들러 식재료를 마련한 사이 어느새 밤이 내려 도착했다. 평일치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여긴 산중 다른 세상 같다. 남한강이 발치에 내려다 보이는 공원이기도 하고 숲속이기도 하다. 칠흑 같은 암흑 속을 헤치며 잠시 걷는 동안 발치에 소리 없이 지나는 남한강을 마주했다. 휴양림 내 타워전망대를 따라 무심히 쳐진 거미줄을 뚫고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전망대에 서서 사방을 찬찬히 살피는데 정적 속에서 평온의 기운이 자욱했다. 잡고 ..

짧은 아쉬움, 단양강잔도_20210616

단양강잔도 총 길이 1.2km의 단양강 잔도길에는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남한강 암벽을 따라 잔도가 있어 트레킹의 낭만과 짜릿한 스릴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야간조명을 설치함으로써 2020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되어 단양군을 체류형 관광도시로 이끌고 있는 곳이다. 인근의 이끼터널, 만천하 스카이워크,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수양개 빛터널 같은 볼거리도 조성되어 관광, 지질, 역사를 아우르는 체험을 제공한다. [출처] 단양강 잔도 –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오래 걸어도 다리는 즐겁고, 눈부신 하늘을 우러러도 눈은 시리지 않다. 아쉬운 건 단 하나, 시간일 뿐. 자연의 경계에 날카로운 길을 만들어 신선의 기분을 엿볼 수 있다. 무분별하지 않으면서 묘한 조화로움으로 과하거나 허하지 않게 딱 알..

만천하를 그리는 곳, 스카이워크_20210616

죽령 죽령은 높이 689m. 일명 죽령재·대재라고도 한다. 신라 제8대 아달라이사금 5년(158)에 길을 열었다. 소백산맥의 도솔봉(兜率峰, 1,314m)과 북쪽의 연화봉(蓮花峰, 1,394m)과의 안부(鞍部)에 위치한다. 동쪽 사면은 내성강(乃城江)의 지류인 서천(西川)의 상류 계곡으로 통하고, 서쪽 사면은 남한강의 지류인 죽령천(竹嶺川)의 상류 하곡과 이어진다. 도로도 이들 하곡을 따라 개통이 되나, 동쪽은 사면의 경사가 급하고 많은 침식곡이 발달하여 희방사(喜方寺) 계곡 입구부터 고갯마루까지는 굴곡이 심한 길이다. 또한 고갯마루에서 서쪽의 보국사(輔國寺)까지는 비교적 완사면으로 내려가나 곡저(谷底)의 당동리까지는 다소 굴곡이 심한 내리막길이다. 이와 같이 비록 험한 고갯길이었으나 예로부터 영남 지방..

강물 위에 뜬 미련처럼, 도담삼봉_20191212

잔도 길과 스카이워크에서 느린 걸음으로 여행을 마친 뒤 단양 구경시장에 들러 5년 가까이 지난 추억을 거슬러 올라 순대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겨울 청풍호의 매력_20150214) 간판 공사인지 2층에 앉아 식사를 하던 중 몇 사람이 오고 가더니 이내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고, 또다시 분주히 2층을 오가는 사람들로 식사 자리가 불편해 대충 식사를 마친 뒤 식당을 나서는데 용접봉의 파란 불길이 쇠를 달구고 있어 잠시 기다렸다 나왔지만 배려에 대한 감사는 전혀 없는 걸 보면 작업에 너무 열중했나 보다. 머뭇거릴 겨를 없이 바로 단양읍을 빠져나와 매끈하게 포장된 도로를 따라 이내 도담삼봉으로 향했다. 도담삼봉 주차장에 도착하자 2015년 당시엔 없던 식당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격세지감을 이런 때 느끼..

남한강 물결처럼 단양에서 느리게 걷다_20191212

전날 퇴근과 함께 서두른다고 했음에도 밤늦게 소선암 휴양림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한 휴양관에 들어서자 미리 지펴 놓은 보일러 훈기가 긴장을 녹였고, 이튿날 오전 느지막이 숙소를 나서 미리 예정했던 단양 잔도 길에 다다랐다. 스카이워크를 먼저 둘러볼까 하다 기습적인 추위로 텅 비다시피 했던 잔도 길로 접어들었고, 역시나 잔도 길은 사람들의 출입이 거의 없어 '느리게 걷기'라는 모토에 발맞춰 아주 천천히 걸으며 남한강 위를 공중 부양하는 기분을 느끼려 했다. 잔도 길에 도착하자 남한강가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뱀처럼 구불구불 뻗어가는 길이 보였고, 절벽 너머 산언저리엔 잔도 길과 경합을 벌이던 스카이워크가 한눈에 보였다. 잔도 길은 단양읍에서 그리 멀지 않아 걷다가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은 단양 주민들처럼 보..

새로운 동반자와 첫 여행_20180713

퇴근 시간에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는다.내가 주문한 차가 도착했다고?!회사 지하 주차장에서 사우들 몇명과 함께 페스트리보다 겹겹히 쌓여 있던 비닐을 제거하고 새차 냄새를 빼는 과정을 거친 후 퇴근과 동시에 가족들이 여행으로 떠난 봉화로 출발한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하는 데다 주말 휴일을 앞둔 금요일이라 회사를 출발해서 두무개길을 이용해서 강변북로에 합류하기 까지 정체가 무쟈게 심해 꽤 시간이 걸렸다.새 차라 급유가 필수라 바로 엄청나게 막히는 외곽순환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로를 피해 네비가 가리키는 청담대교로 빠졌건만 수서까지 거의 거북이 걸음이다.기름 좀 먹여달라고 차는 댕댕거리고 진행은 더딘데 자동차 전용도로라 빠지는 길은 없고.더워서가 아닌 당혹스러워 땀을 삐질삐질 흘리다 문정동 가든파이브 부근..

겨울 청풍호의 매력_20150214

회사에서 제공되는 저렴하고 괜찮은 숙소를 찾던 중 예약율이 낮으면서 상대적으로 겨울이면 강원도에 비해 한적한 제천이 눈에 들어 왔다. 충주에선 충주호지만 제천에선 청풍호라 부른다던데 청풍호를 끼고 있는 멋진 전망의 청풍리조트를 거점으로 삼고 그 일대를 여행지로 당첨~이번에도 지도나 계획 없는 막무가내 여행 되시겠다. 청풍리조트에 마련한 숙소 베란다에서 바라본 청풍호는 이렇게 전망 조~타.다만 이때부터 솔솔하게 흘러나오던 청풍호를 비롯한 중부지방의 중요 식수원들이 가뭄의 여파로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져 있었다는 것.가끔 충주호에 와 본 바로 한눈에 가뭄이 심각하단 걸 눈치챌 수 있다.청풍호의 규모가 대단한 고로 이 지역 가뭄은 곧 중부지방의 사람들을 비롯하여 광범위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호수 건너편에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