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갈대와 어울리는 가을

사려울 2013. 10. 18. 00:30

가을하면 떠오르는 풍경들 중 하나가 바로 갈대겠다.

근데 동탄 오산천 인근에도 갈대가 예년처럼 한창이라 언젠가부터 벼르고 별렀다는 듯 거의 매주마다 가서 그 녀석들이 잘 크고 무르익어가나 싶어 찾아보곤 하는데 아뿔사! 마음이 넘무 앞선 나머지 나으 엑백스를 놔두고 가버렸지라잉~

하는 수 없이 아이뽕5로 찍는 수 밖에 없어, 내 실력 문제였지 도구 문제는 아니었지 않나 싶어 돌리려던 발걸음을 고쳐 잡고 가던 길로 고고씽.



아직은 녹색이 빠지지 않아 갈대밭 특유의 멋이 조금 덜하지만 텅빈 의자가 있어 서로의 공허함을 상충시켜 준다.

하나씩 놓고 보면 초라하게 보이는 것들이 모여 초라하기 보단 도리어 화사하고 정겨워져 다시 가서 이곳에 잠시 머무르고 싶은 충동까지 생긴다.

바람결에 살랑이는 갈대가 사색의 소재도 제공하고 사색의 몰입도도 극대화 시켜 줄 것만 같다.



갈대밭에 둘러 쌓인 쉼터를 지나다 보니 괜스리 여기에 잠시 앉아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은 채 소설책을 읽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종종 여기에 그늘막을 쳐 놓고 맞은 편으로 연을 날리는 가족이 있었다.

바람 세찬 가을을 이용하여 기분 전환 겸 가족애를 돈독하게 하는 그 모습이 참 이뻤는데 지난 휴일엔 그 연실이 완전히 꼬여서 온 가족이-그래 봐야 3인 가족이지만-꼬인 연줄을 푸는 모습은 갈대밭처럼 보기 좋았다.



노작공원 옆에도 갈대밭이 바람을 타고 화사하게 손짓하는 중.

근데 아이폰5의 보라돌이 현상이 작렬한다.



동탄국제고 뒷편으로 열심히 페달을 저어 가다 보니 나무에 이런 버섯이 있다.

독버섯이 화려한 색감을 갖고 있다던데... 이거이거 배 고프다고 막 따먹으면 안되겠구먼.

근데 먼 곳에서도 고운 빛깔이 눈에 들어 찰 정도로 묘하게 이쁜 색이다.



언덕에 올라 국제고 뒷편을 향해 파노라마로 찍었는데 이걸로 봐선 선뜻 가을이 눈에 띄진 않는다.

직접 올라 갔을 땐 가을 분위기 나서 잔뜩 삘~ 받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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