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398

봄 전령사, 산수유꽃_20160320

여전히 겨울 내음이 묻어 코끝에 홍조를 띄이게 하는 초봄, 매화가 보이기 전부터 찬바람결에 살랑이는 노랭이가 겨울색이 여전한 세상에,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 산수유꽃.3월이면 그리 아침 저녁으로 낮에 남은 포근함이 자취를 감추는 시기임에도 어느 샌가 꽃망울을 터트려 시선을 유혹한다.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꽃망울이 터졌는지도 모르고 지내다 문득 정신 없이 바쁜 꿀벌이 간헐적으로 눈 앞을 왔다리 갔다리 하니까 그제서야 반가운 사람을 만나듯 잔뜩 경직된 도끼눈에 힘을 풀고 이리저리 찾아 보면 의외로 주변에 산수유꽃이 참 많다. 한 동안 귀차니즘이 카메라를 잊게 해줘서 셔터를 누르는 감도 어색한데 그래도 이런 반가운 삿대질에 동물적인 감각으로 꽁꽁 숨어서 '나 찾아봐라~' 숨바꼭질하는 카메라를 어떻게든 찾아내 화..

산소 가는 날, 봄도 만나_20160319

올 성묘는 예년에 비해 빨리 다녀온 게 오마니 모시고 다녀 오기도 했고 올해 들어 삐즘한 여행에 대한 갈증도 해소할 목적도 있어 아직 추위의 잔해가 남은 3월 중순으로 택했다.주말을 이용해서 내려가자 마자 산소에 먼저 들러 해야 될 숙원(?)을 먼저 이행해야 되므로 절 몇 번 꾸벅꾸벅.공원 묘지라 대체적으로 관리는 잘 되고 있으니까 크게 손 볼 곳은 없고 봄볕 받으려고 올라 오는 잡초나 얼었다가 녹은 땅이 흐물해져 좀 다졌다.대부분 혼자 오다가 이번에 오마니 모시고 온 덕분에 간단히 준비해야 될 음식들은 꼼꼼히 챙겨 크게 아쉽거나 부족한 것도 없어서 냉큼 끝내고 관리사무소 부근으로 올라와 인증샷으로 파노라마 한 컷 촬영. 처음 왔을 때 비하면 많이 변했다.공원 묘지가 변해봐야 얼마나 변하겠는가 하겠지만 ..

노작박물관 뒤 무장애길_20160312

노작박물관 뒷편에 반석산으로 오르는 무장애길이 생겼단다.누님네와 오마니 모시고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해치우고 소화도 시킬 겸 찾아 갔더랬지. 무장애길?하나의 고유 명사로 생각했건만 장애가 없단 뜻이었다.계단이나 둔덕이 없어 휠체어로 오를 수 있단 건데 군데군데 평탄한 데크를 두고 벤치를 설치해 놓은 만큼 잠시 쉴 수 있는 배려가 참 좋다.게다가 굳이 길을 벗어나지 않아도 되니까 마음 먹고 훼손하겠다는 거시기 빼곤 주변 경관을 그대로 둘 수 있어 훼손의 우려도 많이 줄어 들거고, 그래서 길게 보면 보존된 자연을 대대손손 남녀노소 두루두루-이건 성어가 아니군- 동등하게 감상할 수 있잖아.가족들 데리고 갔더니 나 보다 더 좋아한다.너무 짧지도 그렇다고 너무 길지도 않아-길게 되면 돈을 쳐발라야 된다지?- 딱!..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_20160301

오는 계절을 기다리듯 가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은 변명하지 않더라도 늘 남기 마련이다.순리에 따르는 자연을 내가 좋다고 붙잡은 들 길들여진 내 충동이 늘 감동 받을 순 없는 노릇인걸, 소중한 건 가까이 있던 일상의 모두가 잠시 떨어져 있을 때 깨닫는 만큼 욕심으로 저울질 하는 건 얄팍한 잣대일 뿐이며 우매한 타협에 채찍질만 하는 것. 겨울의 미련 같지만 바라보는 시선이 겨울이라는 편견으로 봄의 흔적을 갈망하면서도 제대로 찾지 않는다.그러나 어딘가에 분명 봄은 와 있을 거다. 그러다 촉촉히 내린 비에 봄을 마냥 기다린 사람처럼 우산에 의지해 행여 소식을 좀 더 일찍 들을 새라 비 내음을 더듬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 영양에서 부터 동행한 솔방울의 씨앗이 잊고 있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 어느새 보드라운 흙이불을..

겨울도, 눈도 끝물_20160228

그래도 여전히 겨울이다.기습적으로 찾아 오는 매서운 추위와 퍼붓는 눈은 영락 없이 '아직 겨울이거덩!' 항변하듯 풀어 놓은 긴장의 허술한 빈틈 사이로 매섭게 파고 든다.퍼붓는 눈이야 그래도 이내 녹아 버리니까 이쁘게 봐줄만 한데 추위는 말 그대로 복병한테 허를 찔리는 기분이 든다.사실 그리 추운 날은 아니었음에도 이미 추위에 대한 긴장의 끈을 한풀 늦춰 놓은 탓에 스쳐지나는 추위도 매섭게 느껴지두마 결국 큼지막한 눈송이를 펑펑 떨구어내는 눈 내리는 휴일, 추위를 이겨볼 심산으로 카메라와 음악을 들려줄 스피커를 챙겨 눈구경 산책을 떠났다. 눈 송이 자체도 들쑥날쑥인데 큰 건 목화솜 통채로 뿌리는 정도?다행히 날이 포근한 편이라 내리는 눈으로 생긴 눈꽃들이 먹는 빙수-여전히 먹는 이야기에 몰입-처럼 사각거리..

늦겨울에 눈발을 맞으며 둘레길을 거닐다_20160214

오래 지나버린 기억을 뒤틀고 짜맞춰야 되는데 난감하다. 그냥 두자니 그 때의 감흥을 남겨 두고 싶고 제끼자니 찝찝하고 거시기한 이 기분.분명히 기억 나는 건 나름 휴일 기분을 내자고 산책을 망설이던 때, 하늘에서 바람을 타고 얕게 나마 눈발이 흩날렸다.아직은 내 가슴에 순수한 동심(?)이 남아 있어 날리는 눈발을 보곤 후다닥 준비해서 고고씽~당시 유별나게 반석산 둘레길 탐방이 잦았던 만큼 이 날도 반석산 둘레길로 올라가 매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곳곳을 아이폰 사진으로 기록해 놓았구먼.기습적인 눈과 함께 바람과 추위가 함께 온 휴일이라 대낮 둘레길의 인적은 거의 없어 음악을 곁들여 마음껏 활보하면서도 편하게 내가 사는 고장을 감상할 수 있었고 그 여유가 사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반석산자락 노인공원에 도착..

병신년 설날 연휴의 넷째 날_20160209

게으름의 끝은 어딜까?따박따박 잘 기록하던 블로그도 게으름이란 복병이 등장하면 약속한 것처럼 귀차니즘에 압도당해 팽개쳐 버리기 일쑤라 기약도 없는 시간 동안 쳐다 보지도 않을 정도니 말이다.2월 설날 연휴 이후로 사진 기록도 소홀하다 보니 블로그는 더더욱 말이 아니다.바쁘다는 핑계는 말 그대로 핑계일 뿐, 열심히 할 땐 바쁜 와중에 틈틈히 기록하는 깨알 같은 재미를 누렸건만 지금은 아이뽕조차 활용하지 않아 카메라는 더 말할 것조차 없어 부러.각설하고 원래의 열정을 다시금 끌어내 열심히 꾸미자는 것도 지금은 아닌 거 같고 다만 할려고 했던 건 미루지 말고 틈틈히 해보자구. 5일의 기나긴 연휴가 벌써 이렇게 흐를거라곤 알면서도 애써 부정해 왔었는데 덜컥 그 날이 왔다 ㅠㅠ연휴 시작할 즈음의 그 날아갈 듯한 ..

병신년 설날 연휴의 셋째 날_20160208

설날 아침에 후다닥 제사를 지내고 잠깐의 여가를 이용하여 자전거를 타고 아주 짧은 여행을 떠났다. 우중충한 날씨 때문일까?예년에 비해 공원길은 적막이 짓누르고 있어 마음껏 활보하기 수월했는데 때마침 반석산 밑을 지날 무렵 오산천을 바라보고 있는 전망데스크 생각에 고개를 들자 바로 밑이었다.위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밑에서는 앙상한 겨울 산임에도 데스크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그나마 나뭇잎 전망 데스크에 비해선 가까운 덕에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찍고 나서 지금 봐도 을씨년스럽단 생각 뿐.퇴색된 나뭇잎만 뒹구는 황막한 겨울에 텅빈 공원의 산책로라...돌아 다닐 당시엔 그런 생각보단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렸던 기억만 있는데 사진과는 달리 그리 나쁘지 않았다.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동탄 자전거길을 왕..

병신년 설날 연휴의 둘째 날_20160207

이른 제사 준비와 제수용품 감량(?)으로 올해는 여느해 보다 상당히 프리하다.내일이 설날이라 전날은 오전에 미리 쟁여 놓을 수 없는 생물들-나물과 떡 같은-을 마련한다는 핑계로 자전거를 이용해 배낭을 채우곤 잠시 허용되는 틈에 동네 여행에 여념 없으련만 이번 설날은 어제 미리 준비가 완료되어 부담 없이 싸돌아 다닐 수 있었다.특별하거나 뜻 깊은 여행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물 건너 갔으니까 꿩 대신 알이랍시고 큰 걸 기대하기 보단 소소하게 동네 여행으로 만족해야 겠지만서리 이왕이면 좀 이채롭게 욕구를 채우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낮엔 자전거, 밤엔 반석산 둘레길을 결정, 벌처럼 신속하고 절도 있게 준비해서 가출 단행했다. 앞만 보고 무조건 고고씽 하던 사이 벌써 오산천변 자전거길의 최북단인 기흥동탄IC로 ..

병신년(?) 설날 연휴의 첫 날_20160206

여느 날과 달리 마지막에 필요한 제수용품 몇 가지를 후다닥 구입하고 그냥 퍼질러 쉴까 하다가 늦은 밤에 저녁을 쳐묵하고 반석산 둘레길로 밤 산행을 갔다. 산이라고 해봐야 동네 뒷산 수준이지만 매끈하면서도 제법 고도를 지그자그로 한 덕에 둘레길 산책이 쉽게 싫증나지 않는 매력이 있더구먼.일순간 적막해진 도시를 한발짝 뒤로 물러서듯 인적이 없는 반석산 둘레길로 돌격! 명절이면 어김없이 동탄은 급 조용해져 도로조차 지나는 차가 거의 없을 만큼 한적하다.반석산으로 걸어가는 길에 썰렁한 도로가 이제는 눈에 익었는지 여유롭게 한 장 찍어봤다. 노작마을에서 둘레길에 진입하여 시계반대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조악하지만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진행한다.빌라와 카페가 밀집한 노작마을이 둘레길 우측에 빼곡히 펼쳐져 있다. 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