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9

남에서, 북에서 만나는 봄의 절정_20180406

한 주 동안 두 번의 벚꽃 잔치에 초대를 받는 기분이다.교육으로 방문한 대구는 이제 벚꽃잎이 4월의 눈 마냥 떨어지며 떠날 채비를 하는데 동탄과 서울은 며칠 전까지 봉오리져 있던 꽃망울이 거짓말처럼 터지며 순식간에 다른 세상이 되었다. 솔빛 유치원 옆 도보길은 각종 화초와 나무가 함께 자라는데 벚나무 대신 단풍나무가 많아서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대신 쌍용아파트 담벼락은 개나리가 많아 어느새 노랗게 물들었다. 주민센터 일대 벚나무가 키가 크고 잔가지도 많아서 벚꽃 피는 봄이면 유별나게 화사해서 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리 벚꽃이 만개 했음에도 평일 늦은 오후라 반석산 밑 오산천 산책로엔 사람이 없다.이 산책로는 산과 강을 함께 볼 수 있고, 도로를 벗어난 지역이라 가장 많이 애용하는 산책로인데 특히나..

일상_20180329

겨울 색이 짙은 삭막한 초봄에 피어나 나름 봄 소식을 전해주며 선방하던 산수유꽃이 점점 저물어 갈 무렵 지원군으로 등장한 목련과 진달래 소식이 들려 반석산을 찾았다.늦은 오후지만 겨울에 비해 한층 길어진 낮이 아직은 햇살을 붙잡고 있어 용기 내어 후딱 둘러 보기로 한다. 노인공원 초입에 이제 막 망울을 터트린 목련이 꽃잎을 펼치려 한다.여전히 추위가 남은 날씨를 버티기 위해 미세한 솜털로 털보숭이 같다. 노인공원에 들어서자 첫 인사를 하던 산수유 꽃은 드뎌 사그라들 채비를 한다.나름 삭막한 들판에서 희망을 주던 녀석인데 작별해야 된다는 생각에 서운하다.다음 봄인 내년 1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녀석인데 어려운 걸음을 뗀다. 반석산 둘레길에 접어 들자 따스한 온기와 같은 컬러를 뿌려 주는 진달래가 듬성듬..

봄이 찾아드는 영진전문대_20180328

역시 남쪽 지방 봄은 빨리 찾아 온다.서울은 아직 종무소식인데도 대구는 봄 전령사들의 전성시대다.이미 지난 주 만개한 백합을 구경할 수 있었고, 이번 교육으로 와서 보니 개나리와 벚꽃이 보기 좋게 만개 했으니까 남쪽으로 부터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봄이 대구까지 올라와서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반증이다.꽃을 보며 화려한 시를 짓는다거나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낭만파가 아니지만, 그래도 삭막한 겨울 풍경 사이에 이런 꽃을 보게 된다면 깡총거리고픈 낭만이 솟구치는 건 나만 국한된 본능이 아닐게다. 영진전문대는 설립된 지 비교적 오래된 학교로 알고 있는데 도심에 갖혀 낡은 콘크리트 담벼락 너머, 그리고 학교 인근 오래된 주공 아파트 울타리로 이런 개나리가 빼곡했고, 꽃이 펴서야 개나리로 알게 될 만큼 적당히 운치도..

일상_20170407

공원에서 묵묵히 자라던 민들레가 활짝 만개하여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활짝 꽃망울을 연지 제법 시간이 지났을 법한데 여전히 탱글한 자태와 더불어 이제 뽀송한 솜털을 달아 놓은 씨앗도 세상 구경에 나설 채비를 끝냈다. 완연한 봄을 알리는 벚꽃과 개나리가 서서히 대지를 물들이려 하는 봄의 정점에서 기분 좋은 산책을 해 본다.

남산에 봄이 가져다 준 소식_20160406

얼릉 점심을 해치우고 남산으로 향하는 길엔 연일 미세 먼지가 심각한 날이었다.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넋 놓고 있기엔 넘무나 아까운 계절, 봄이지 않은가!미리 가져온 카메라를 챙긴채 편한 워킹화를 신고 막무가내로 눈 앞에 보이는 남산으로 향했다. 바로 코 앞에 벌떡! 서 있는 남산 타워가 이렇게 뿌옇게 보이고 하늘은 흐린, 미세 먼지 천국임에도 흐드러지게 펼쳐져 있는 벚꽃을 비롯한 봄 소식 전령사들이 남산을 이쁜 옷으로 단장시켜 놓았는데 아니 가는 것도 아까운 일이다.일 년 중에 찰나의 순간인데 지금 아니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되지 않겠는가 싶어 미세 먼지가 발광을 하던가 말던가, 그까이꺼 삼겹살 파티하면서 먼지 쪽 빼내면 되겠지 싶어 무작정 향했던 날, 2년 만의 남산 산책(남산 벚꽃 터널)인데 지나고..

일상_20160402

4월이 들어서 날은 많이 따스해 졌는데 대기는 미세 먼지로 홍역 앓이에 심각하다.이게 월매나 심각하냐믄 가까이 있는 남산타워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에 공기 중에 텁텁한 스멜이 후각 세포가 지칠 틈도 주지 않는다.날 좋은 봄에 먼지로 황폐해진 대기라...겨울 동안 응어리진 기운을 봄 기운 처방으로 많이 이완시켜야 될 판에 이런 우중충한 늬우스들은 뛰어 오르려는 스프링을 어거지로 억누르는 형세다.그 와중에 주말이 왔는데 그렇다고 방구석에 틀어 박혀 마냥 헤엄칠 내가 아닌 만큼 쿨하게 헤쳐 나가자는 다짐을 하고 몸풀기에 들어 갔다. 영양에서 가져온 소나무 씨앗이 봄 기운을 받아 흙을 뚫고 세상을 향해 팔을 뻗기 시작했다.앞 전에 나온 새싹(겨울과 봄의 경계에서_20160301) 두 녀석은 끝내 씨앗의 딱딱한 껍..

금호강 봄소식_20150404

전날 마신 커피향을 상기시키며 동촌유원지 투썸으로 가봤더니 전날 바람결에 살랑이던 벚꽃잎이 보얗게 땅을 뒤덮곤 바람이 부는대로 흰파도를 넘실거린다. 그 파도를 바라보며 테라스에서 진한 커피 내음에 정신을 바짝 차린 뒤 자전거를 타고 강정고령보를 향해 돌격! 봄이 되면 찾게 되는 꽃 중 하나가 이 앙증맞고 이쁜 빛깔을 물들인 녀석인데 내가 사는 주변엔 찾기 힘든 꽃이 여기선 지천에 널려 있다.김 샐 거 같은데 도리어 혼자서 반가워 흐뭇한 썩소를 주고 받는다. 벌써 개나리가 한창전망도 좋고 밑에서 바라 보면 봄꽃에 잔뜩 둘러싸여 응원 받는 이 건물은 다름 아닌 온천장이라는 나름 역사와 뼈대를 자랑하는 여관이란다.워째 여관 건물을 살짝 손 본다면 펜션이라고 구라 때려도 속을 만한 포스. 자전거를 타고 아양교를..

남산 벚꽃 터널

동국대 방면에서 시작된 남산 벚꽃 구경은 점심 시간의 짧지만 기분 전환하기엔 충분했었다.장충단 공원에 산채 비빔밥 한 사발 후딱 해치우고 바로 걸음을 재촉. 마치 지네 모양을 한 거시기가 뭐시기?사진으로 보니 징글징글한데 연일 뿌옇던 대기가 그 날만큼은 그짓말처럼 청명하고 덩달아 햇볕도 월매나 따숩고 깨끗한지 사진 셔터를 누를 때마다 더할 나위 없이 맑은 사진이 나오더라. 일행들이 사진을 찍을 때 도촬하며 갔었는데 그 때 찍은 사진 중 가장 맘에 든다, 인물 빼고!봄날 실내에 있다 보면 약간 더워 갑갑함이 올 때 봄바람을 맞는 상쾌함이 연상되는 사진이다.개나리의 노란색만 부각시켰건만 청명한 햇살 덕택에 개나리조차 정화된 노랑이 같다. 요로코롬 벚꽃이 만발하야 산책하는 기분도 덩달아 홍콩간 기분이다.그러나..

4월 1일, 필동 벚꽃길

만우절에 온갖 잡스러운 거짓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자연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자~나 근데 올 봄 벚꽃 개화는 쪼매 빨리 찾아와서리 깐딱 놀랬자~나.점심 시간 막간을 이용해 엑백스 둘러 매고 혼자서 필동 벚꽃길을 찾아가 이른 벚꽃들을 낱낱이 찍어 봤스~물론 엑백스를 믿기에 보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귀찮아서가 아님. 충무로 대한극장 뒷편 필동길로 느리게 걸으며 봄의 전령사와도 같은 벚꽃을 찍었다.이 벚꽃이란 게 수줍음이 많은 꽃이라 일찍 핀 만큼 일찍 져 버리니 괜히 떨어져 버린 꽃잎을 보고 아쉬워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찍는다마는 그게 마음 뿐이지 막상 지나고 나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더라.그렇담 아쉬움을 달랜단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니겠나? 이렇게 벚꽃이 만개한 가로수가 쭉 펼쳐진 거리를 한눈에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