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241010

사려울 2024. 10. 24. 00:02

해가 일찍 기울어 낮이 부쩍 짧아졌다.

불과 9월 9일에 방문했었는데 한 달 차이로 비슷한 시각에 완전 다른 세상이었고, 끈질긴 폭염으로 옷차림이 간소했던데 반해 한 달 차이로 바람살은 부쩍 차가워져 얇은 코트 하나 걸쳐도 찬바람에 실린 한기가 온몸을 짓눌렀다.

지난번엔 테마공원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놓고 저수지 댐으로 올라왔었고, 이번엔 아예 댐이 있는 주차장으로 곧장 향했는데 들어오는 길이 꼬여 첫 번째 들어간 길에서 돌려 나와 다른 길로 접어들었지만 역시 댐 방향이 아닌 호수 전망의 비교적 큰 카페가 나와 하는 수없이 부근에 주차한 뒤 출렁다리를 건너 댐으로 향했다.

땅거미도 거의 사라진 호수 너머의 하늘.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뺨을 스치는 저녁 바람은 제법 차가웠고, 간간히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이른 추위로 인해 딱 한 사람만 마주쳤다.

그래서인지 홀로 길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도 냉장고의 차가운 등처럼 싸늘했다.

댐 위를 걸어 갔다 다시 돌아가는 길.

무심히 달이 떠올라 깊어가는 가을밤 하늘에 홀로 자리를 지켰다.

찬바람을 참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는 길에 출렁다리 불빛은 춥지도 않은지 홀로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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