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용무가 있어 잠시 들린 우체국.
문득 윤도현 '가을 우체국 앞에서'가 떠올랐는데 노란 은행잎과 무르익은 가을이 깃들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한편으론 다가오는 가을의 설렘이 더 벅찰 수도 있다.
광혜원 우체국 옆엔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어 노래 가사처럼 노오란 은행잎처럼 가을의 진수가 빅뱅할 수 없지만 본질은 가을인 만큼 어떤 찬양으로도 부족했다.
그래서 멀찍이 차를 주차하고 주변을 서성이며 가을볕 쏟아지는 양지 바른 거리에서 가을 정취를 듬뿍 받았다.
바쁘게 움직이며 무언가에 꽂힌 꿀벌들의 궤적도 따라갔는데 옆에 있는걸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녀석은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몰아치는 바람에도 꽃에 앉아 쉴새 없이 삶을 꾸렸다.
그래서 꽃과 꿀벌의 조합 또한 온화한 가을 볕 넘치는 거리에 희열의 진원지였다.
표지석을 보면 1982년 11월 11일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당시 수령이 337년.
인생의 공식으로 풀자면 몇 세대를 거친 동안 한 자리에 머물러 격변과 평화를 얼마나 많이 겪었을까?
가삿말처럼 우연한 생각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완연한 가을이 익을 때 다시 찾아 변화된 모습 속 변하지 않는 가지의 굳건함을 익혀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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