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영동_20180705

사려울 2019. 7. 1. 22:55

오후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영동행.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푸짐한 점심을 때우고, 대전으로 가는 길이다.






여느 시골 노인처럼 순박하고 착한 어르신.

마을에 여러 가족, 친지들이 모여 오손도손 살아가던 중 건강종합검진을 받다 충남대병원에서 더 큰 병원인 서울대병원에서 췌장을 정밀 검진 받아 보라는 권유로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고 췌장암 말기에 이르렀음을 아셨단다.

모든 검진이 끝나고 충남대병원으로 다시 하행 하셔야 되는데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라 지금 입원하시면 더 이상 내 집과 마을 친지들을 뵙지 못하실 거 같아 입원 전에 집에 가서 모든 가족들과 점심 식사 함께 나누고 가자고 하신다.

이웃 사촌과도 같은 가족, 친지들은 미리 시간을 내고 삼삼오오 영동의 자택으로 오셨고, 먼저 이야기를 맞춘대로 눈물을 절대 보이지 말자고 서로서로 다짐 하셨다는데 점심을 끝내고 출발하기 위해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뒤돌아선 한 분의 눈물로 눈물바다가 되어 버렸다.

나도 버텨낼 재간이 없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펑펑 울었다.

사람들의 평생토록 아름다운 인연이 하루 아침에 작별을 고한다는 심정을 어찌 단순한 말로 형용할 수 있으리오.

참 많이도 눈물을 참았지만 어쩔 수 없이 흘릴 수 밖에 없었던 눈물처럼 어쩌면 이 어르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며 주위의 흔해 빠진 이야기일 수 있다.

그래서 가족의 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위대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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