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60327

사려울 2016. 12. 6. 15:43

계절이 바뀌고 나서의 아쉬움은 늘 같다.

시간이 지난 아쉬움처럼 뭔가 만족으로 가득 채우지 않은 아쉬움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던가?

어찌보면 아쉬움으로 인해 다음 이 시절을 기다림으로 달래는지도 모르겠다.

추분이 지나 가장 큰 소득은 바로 낮이 길어져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다니지 않아도 적당히 낮의 태양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느즈막히 나가 동네방네 싸돌아 다녀도 여전히 기회를 준다는 것.

이 날도 늑장을 부렸지만 오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음에도 여전히 낮이다.

허기진 커피 욕구를 노작마을에서 해소하고 느긋하게 돌아다니던 중 드뎌 매화 소식이 가던 길을 잠시 세운다.





동탄 남쪽, 오산천변에 사랑밭 재활원을 지날 무렵 여전히 상막한 풍경에 당당한 풍채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계시는 매화가 보여 재활원 마당으로 들어가 아이폰 셔터를 눌러 댔는데 마치 땅 속에서 잠자고 있던 봄을 깨울려고 부산히 매력을 발산시키는 것 같다.

땅 속에서 자라는 봄의 근원은 아직 소식이 없건만 이내 마음은 이미 봄의 활기와 설렘을 만개 시켜 밤낮 없이 허벌나게 싸돌아 다니고픈 욕구는 어찌 주체할 수 없는걸?

매화의 매력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입을 쫙! 벌려 구경하는 사이 내 수중에 남아 있던 커피가 급 땡겨 앉을 수 있는 편한 장소를 찾던 중 국제고 뒷편 조용한 탄요공원이 생각 나 다시 페달을 저었다.



탄요공원에 도착하자 마자 자전거는 팽개쳐 놓고 언덕 테라스로 올라 주위를 둘러 보자 내가 지나쳐 왔던 반가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 온다.

마냥 삭막하던 땅의 변화.



탄요공원 언덕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공원은 기진맥진한 겨울 틈바구니를 뚫고 봄의 함성을 지르기 전, 깊은 심호흡을 거의 끝낸 모양이다.



언제나 조용한 놀이터는 아이들이 북적대는 신호를 필두로 신록의 암시를 보여줄 거다.





언덕에 새겨 놓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행여나 있을 소식을 찾던 중 만개한 매화의 무리가 손짓한다.

겨울이 있던 자리를 공백이 있을 새라 봄이 움트며 자고 있던 매화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만큼 여전히 움츠러 있던 대지에 이 신호가 얼마나 생동감 넘치는지.

설령 떠나간 겨울이 다시 돌아온들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자근히 설득시켜 가야 될 길을 재촉시킬 거다.



해가 저물 무렵 앙상한 가지들이 만들어 놓은 빼곡한 겨울 흔적 사이에 끓어 넘치는 봄의 불덩이가 어느 하나 빠뜨림 없이 골고루 기운을 불어 넣으며 새로운 계절의 희망을 들려 주곤 다시 내일을 기약하는 속삭임을 끝으로 휴일 하루의 숨가쁜 전진에 자그마한 쉼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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