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가을 내음이 공존하는 순간, 여주 신륵사 관광지에 주차한 뒤 산책을 나섰다.
낮에 그리 분주하던 세상은 피곤에 지쳐 잠들고, 오로지 불빛만 요란한데 박물관 맞은편 유원지 주차장엔 밤이 무색하게도 차박이 성행했다.
박물관 앞 잔디밭 벤치에 앉아 잠시 하루의 숨을 고르며, 한강 일대 야경을 감상했다.
제각기 한자리에 서서 요란한 불빛으로 시선을 불렀다.
돛배 선착장 앞에 한적한 공원을 걸으며 적막을 가로질렀다.
낮에 내린 비가 채 떠나기 전, 홀로 작은 공간에 자리를 잡고 심약한 등불을 반사시키며 세상에서의 짧은 순간을 기리는 가을장마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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