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관통하며 희열과 고통의 일기를 낱낱이 기억하고 있을 솔고개.
멋진 소나무의 형상은 인고의 세월과 나그네의 슬픔에 한숨 쉴 그늘을 만들어준 통찰 덕분일 게다.
세상만사 고통과 통증 없는 생명이 어디 있겠냐마는 한가득 펼친 가슴으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보듬어준 것들이 가지의 굴곡으로 승화시킨 덕분에 충분히 우러러볼 기개를 가진 신선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언제, 어느 방향에서 봐도 그 모습을 지나칠 수 없다.
때마침 가을 하늘이 소나무와 절묘한 궁합을 이뤘다.
어릴 적 그토록 맛나게 먹던 요 녀석은 까마중이란다.
아직 열매가 영글지 않아 먹을 수 없지만 벌써 줄을 서고 있는 녀석이 있어 다음 기회에~
소나무의 무수한 굴곡조차 아름답고 듬직해 보인다.
단풍산과 솔고개는 아마도 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 중 삶의 양 어깨가 무겁고 깊은 한숨을 가진 나그네일수록 남다른 애정이 있지 않을까?
지나는 길에 항상 솔고개에서 정차를 하는 건 어쩌면 내가 위로와 위안을 받고 싶어서 그럴 수 있겠다.
사유에 가을이 젖어 들어 넋 놓아 잡념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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