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운동 가는 길.
6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변한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구불구불 길 따라가는 동안 망각이 아닌 잠시 기억 한 켠에 웅크리고 있었음에 놀랄 만큼 한치 망설임 없이 길을 찾아 마침내 초입에 우두커니 자리 잡은 손 때 묻은 '모운동'이라는 말에 정겹던 추억 또한 퇴색되지 않았다.
반가운 친구, 그립던 인연을 만나기 전의 두근대는 설렘처럼 좁은 산길에 무심코 서 있는 산사과와 개복숭아 가로수마저 곁돌던 기억의 파편이 순식간에 맞춰진 퍼즐처럼 눈길을 사로잡던 그 공백의 시간, 인간의 가슴은 그래서 규정할 수 없는 온도와 감각이 숨어 있나 보다.
비좁은 계곡을 뚫고 달려온 한숨을, 머나먼 바다로 쉼 없이 달려야 하는 다짐 가운데 잠시 숨고르기를 하듯 유속은 평온하여 마치 거울 같은 곳이다.
잠시 내려 그 평온의 방법을 들었다.
문자가 아닌 정취만으로도 모운동을 알 수 있는 입간판.
물이 떨어지며 정교한 선을 파생시킨다.
모운동에 도착하여 먼저 머무르지 않고 산언저리 도로를 따라 포토존으로 곧장 이동했다.
포토존은 사라졌지만 대략 어딘지 알 수 있었다.
인간의 흔적은 미세한 변화가 있지만 감싸고 있는 자연은 변함없었다.
퇴색된 모운동을 딛고 거듭난 모운동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예전과 달리 빠듯하게 돌아보면서 변화된 것들과 변치 않은 것들을 숨은 그림 찾기처럼 살펴봤다.
산중 작은 마을 모운동, 활기찬 과거는 자신감이며 또한 거듭나고자 하는 희망은 놓치지 않고 지나는 구름과 더불어 낭만의 향수 또한 길가 가로수처럼 건재한 모운동의 삶에 잠시 부러운 응수를 보내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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