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살포시 잠든 밤 이슬_20190515

사려울 2019. 8. 31. 23:20

정신 없는 일상을 지나 잠시 주어진 여가를 활용하여 야반 도주하듯 오지 마을에 도착했다.

대략 22시가 넘어 도착해서 꽤나 밝은 랜턴을 틀어 불빛이 전혀 없는 마당을 비추자 사람이 거의 찾지 않았다는 반증처럼 마당에 땅딸막한 수풀이 우거지기 일보 직전인데 빛이 전혀 없는 공간에 밝혀 놓은 랜턴의 불빛을 반사 시키며 반짝이는 무수히 많은 점들이 있다.

무얼까?




수줍음 많은 이슬이 밤에 지상으로 내려와 소근거리며 생명의 벗이 되어 준다.

어떤 생명에겐 세상을 통찰한 바람이 스승일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생명에겐 삶을 위협하는 천적일 수 있으려나?

이슬은 그런 넋두리를 들어주느라 밤새 뜬눈으로 귀를 기울이다 해가 뜨면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허나 반기지 않더라도 약속이나 한 것처럼 다시 찾아와 생명을 가진 것들에게 또 다른 고귀함을 불어 넣어 준다.

너무 하찮아서 안중에도 없지만 기실 거대하고 화려하고 높은 것만 쫓는 우리들의 우매함이 과소평가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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