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부산에서의 짧은 시간

사려울 2014. 9. 7. 04:44

2주전에 있었던 일상들을 담기엔 내가 게으름과 그간 친하게 지냈던 건 인정~

딱히 부산 다녀온 이후로 일상에 변화도 없었거니와 명절이 빨라 정신 없이 근무를 했으니 그나마 기특하지 않은가?

그래도 어쩌다 맞이하는 이런 꿀맛 같은 시간은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에 가 봐도 없으니--;;;

이런 맛에 열심히 일상을 살아가야 되는 것이겠제, 시방..

서울에 살다 부산으로 내려가서 공직 생활을 하는 친구를 만나러 거의 내려갈 일이 없는 부산으로, 그마저도 난 부산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첫번째 이유는 멀어서

두번째 이유는 부산 싸돌아 다녀 보니 갑갑해.

근데 이 친구 만난다고 2년 여 동안 4번 정도 내려가 봤더니 시간이 멈춰선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부산이 점점 익숙해 지려 하더라.



도착하자 마자 서면 롯데호텔로 가서 무거운 등짐을 풀어 놓고 야경에 감탄사를 밷어 내면서 사진으로 담기에 여념 없다.

내가 묵은 곳은 37층? 이런이런...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그 기억을 까먹었냐..

그래도 울집보단 높은 건 확실히 기억한다. 꿀럭...



요건 커튼을 모두 쳐 놓고 거기에 숨어서 찰깍!

내가 부산에 문외한이라 여기가 어느 방향인지 전혀 모르겠다만 부산의 중심지 서면이라 주위 야경은 괜찮겠지.





일단 여름이라면 부산에서 숙소들이 대부분 좁고 그마저도 잡기 힘들다.

게다가 왠만한 모텔을 잡아도 이름난 곳은 비싸!

뉘집 똥개 이름도 아니고 허름한 모텔을 겨우 잡아도 5만원 이상은 훌쩍 넘어가는데 막상 잡아 놓고 객실로 가 보면 침대 하나 겨우 비집고 들어가 있을 만큼 방도 꼬딱지만 하다.

그러니 어찌 부산에 정이 들겠는가, 였지만 그것도 친구 따라 강남, 아니 부산 가 보니 사람 살아가는 맛을 느낄 수 있는 흔적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해 아주 많다 못해 널리고 널렸다.

그것들이 몇 번 보다 보니 갑자기 갑갑모드에서 친숙모드로 기능 전환이 되어 버렸다.



첫날 된통 퍼마시곤 다음날 일어나 보니 야경과는 완죤 색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다.

티워니로 파노라마 찍으려니 사람 인내심 시험하는 거 같아 내가 그러다 아끼고 아끼는 그 녀석을 몽둥이 찜질 해 줄까 싶어 퍼뜩 아이뽕으로 파노라마 찍었다.

좀 찍으려고 하면 늦다거나 빠르다며 그 동안 촬영했던 앞장면들까지 날아가 버리니 내가 아무리 성질 죽이려고 해도 너무 한 거 아냐!

그렇다고 내가 수전증이 있다거나 성질 급한 것도 아닌데 열 번 넘게 찍다가 계속 지랄 옆차기를 떨어버리니 나도 마냥 성인군자가 될 수 없어부러.



만 하루 동안 인간 답지 않은 생활로 인해 부산을 떠날 무렵 생각해 보니 카메라 꺼낸 기억이 가물거린다.

하는 수 없이 아이뽕으로 부산역사 정도는 찍어 둬야지 싶어 떠나는 마당에 한 컷~

그 날 부산을 비롯해서 왜케 더운지 등짐이 거의 완전 군장 수준으로 챙긴 게 후회까지 되더구먼.

대중 교통은 이동 중엔 넘무넘무 편하지만 환승하거나 목적지에 접근해선 이런 경우 완죤 쥐약이나 다름 없다.

그렇다고 부산까지 차를 몰고 가기엔 4시간 넘는 그 시간이 고행의 길이요 반성의 길이 될 터.

가는 여름의 막바지에서 모처럼의 힘겹지만 설레는 여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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