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8월 마지막 주말휴일

사려울 2014. 9. 15. 00:41

별 거 없이 싸돌아 다니며 카메라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8월 마지막 날.

지금 봐도 별 특징도 기억도 없었던 거 같은데 요즘 포토 라이프가 많이 식어 버렸다.

사진도 별로 찍지 않았거니와 찍어 놓은 것도 올리는 걸 게으름 피우고 있으니...



오산천변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은은한 음악과 함께 동행한 주말은 그저 평이한 나들이였다.

굶주린 사람처럼 한 손엔 카메라, 다른 한 손엔 지도를 들고 뭔가 특이한 사진을 찍겠노라고 다짐조차 하지 않았으니 특별한 그림은 없고 다만 일상의 기록일 뿐.

그래서인지 큰 풍경보단 이런 화사한 꽃 무리에서 흐느적거리며 바쁜 일과를 보내는 왕따시 벌?이 엥엥거리더라.

워낙 까매서 초점이 잘 안잡히던데 집요하게 렌즈를 들리밀 수 밖에 없었고 다행히 한 동안 내 앞에서 `니가 있든 말든'한 덕에 몇 장은 건질 수 있었다능. 




가을의 전령사 잠자리와 코스모스가 어디를 가든 눈에 띄인다.

고추잠자리였다면 좋았겠지만 요즘 고추잠자리는 잘 안보인다. 불가사의...



석양을 배후에 두고 자리를 차지한 예당마을이 깨끗한 하늘 아래에 떡하니 버티고 앉아 있다.




노작공원에서 주말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깨끗한 하늘 덕분에 지나가는 비행기 꼬리가 한눈에 들어 온다.

마치 하늘색 도화지에 하얀 붓질을 하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카페마노의 테라스에서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휴일에 다시 찾아간 오산천변 산책로는 하루라는 시간만 지났을 뿐 변화는 없었다.

전날 지나갔던 길을 그대로 답습해 가며 어떤 변화의 기대조차 없었건만 역시나 그대로다.



하늘만큼은 전날과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전날 구름이 거의 없던 하늘과는 달리 휴일은 하늘에 온통 새털구름이 뒤덮혀 어디에서 어딘가로 바삐 흘러가는 중이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곧게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높은 가을하늘을 실감하게 된다.







나루마을 부근 저류지 공원에 잠시 머물며 커피 한 모금으로 한숨을 돌리고 주위를 잠시 돌아보니 잠자리가 떼지어 날아 다닌다.

잠시 앉아 쉬는 잠자리들이 다 똑같이 보이는데 자기들도 세세한 생김새를 알아 보겠지?



8월의 마지막 휴일이자 31일 저녁에 마지막 사진은 이걸로 찍어 뒀다.

아직 땅거미가 희미하게 남아 있어 하늘색과 지상의 여러 등불이 밝혀지는 그 찰나의 시간이 맑고 아름답게 보일 뿐, 지나가는 시간이 바람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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