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들 3028

조카에게 받은 향수

지난 생일에 조카에게 받은 향수.지금 사용 중인 존바바토스나 버버리 터치, 얼릭 드 바렌스에 비해 향이 중성적이고 개성이 한발짝 물러서 있다.얼릭 드 바렌스>불가리 블루>버버리 터치>존바바토스 블랙>누보 콜로뉴 순으로 향의 강함이나 지속력인데사용할 수록 묘한 느낌이 든다.다른 향수가 도드라지려 하고 남성적인 향의 상징인 시원함을 부각시킨다면 이건 감미롭고 다소곳하면서도 도리어 젊음을 지향하려 한다.난 향수에 대해 문외한이라 어떤 자료를 찾아 본다거나 일가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선 완전 부정하지만최소한 내가 사용함에 있어서 느낌을 중시하므로 상황에 맞는 향을 애용한다.근데 이 녀석은 아침 출근 시간에 나른한 육신을 차분하게 승화시켜 주는 것 같아 존바바토스 블랙과 번갈아 가며 쓰게 되더라.청량감으로 기분을 ..

한가로운 석양과 갈 길 바쁜 노을

석양은 내일 같은 자리에 오리란 약속과 확신이 있지만 노을은 그 모양도 다르거니와 내일에 대한 기약은 없다.다만 석양에 비해 더 화려하고 거대하리란 막연한 기대만 주고 사라진다.이런 간결한 석양과 노을과 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가을 편지를 써 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수신처는 그저 하늘이지만 누군가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전이할 수 있다면 이 하늘은 충분히 매력이 있단거다.

대구 범어동의 과거와 현재

대구에 들른 절친 아가 돐잔치.이쁜 아이의 사진인 만큼 이쁘게 디스플레이 해 놓았다.휴일의 시간이라는 조미료가 버무러져 웃고 울고 하품하는 아이의 표정이 마냥 흥겹기만 하고 더위를 초월한 따스함이 느껴진다. 도촬의 제왕이 되기 위해 무진 노력해 보는 나.아이 사진을 구경하고 장래 아이가 무엇이 되었으면 바래는 희망사항을 고르는 또 다른 아이의 모습도 재밌다.비록 박쥐 모자를 쓰긴 했지만 이건 귀엽고 친숙한 박쥐다.또한 그걸 숙고하는 가족의 모습 또한 눈부시기만 하다. 대구에서 가장 큰 걸로 알고 있는 범어네거리에 지하철 범어역과 연결된 지하상가의 상가스럽지 못한 풍경들을 담아 봤다.돐잔치가 있던 주상복합 지하와 연결된 지하 상가 통로인데 미술 관련 매장들이 즐비하게 한 통로에 자리잡고 있다.지하상가의 매..

에러의 원인을 찾다

접사 촬영 시에 '전원을 다시 켜주세용'이라는 벩스러운 메시지가 자꾸 뜨더라. 구글링을 하고 서비스 문의를 해 봐도 당췌췌췌 원인을 알 수 없었다.이거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 건데 전작인 엑백은 이런 현상이 있었고 펌웨어를 통해 해결되었단다.근데 최최신형(?)인 내껀????!!!!그러던 중 아무렇지 않게 보호필터를 제거하고 사진을 찍어 봤더니 콧꾸녕 앞에서 들이대고 찍어도 그 문제가 전혀 없다. ㅎㅎㅎㅎㅎ문제는 바로 켄코 멀티 필터 였던 것!바로 포장 박스로 직행.켄코인지 개코인지 이제 넌 안뇽~이런게 홍콩 간 기분인겨?그런 의미로 담배 한 모금 하러 고고~~

부산역

부산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4시 51분.부산을 거의 오지 않는 1인으로서 멀긴 멀~다.KTX를 타고 한참을 달려 역시 빠르긴 빠르다고 해도 부산은 멀긴 멀다.'멀다'라는 단어로 가득 채워도 모자랄 만큼... 오는 동안 온 몸을 배배 꼴 거 같았는데 여행이라는 설렘은 평소에도 없던 인내를 어디에서 끌어내 주는지 신기하다.그렇다고 오는 시종일관 잠을 잔 것도 아닌데 별 지루함도 없었다.출입구 바로 앞 정방향 창쪽 좌석에 앉았는데 희안하게도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없었다.그렇게 북적대는데도 사람이 없었다는게 불가사의다.덕분에 난 온 몸을 쫙 펴고 편하게 올 수 있었단 것.도착하자마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1층 커피빈에 들렀다.2층에도 커피빈이 있더라마는 거긴 인파 속에 간이 카페 같은 느낌이라 행여 1층으로 내..

하늘 구름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은 언젠가 부터 공식화 되어 세상 누구보다 가장 친한 벗이 되었다.심연의 공간에 떠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단장하곤 대지를 내려다 보면서 지상의 모든 것들을 동경하며하늘을 동경하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표식으로 시각적인 부드러움의 극치를 보여 준다.그렇다면 구름은 하늘과 지상의 동경을 이해로 풀어 주고 맺어 주는 가교인 셈이구나.

장 보러 가는 길

광복절에 하나로마트로 고고씽~ 굳이 하나로마트냐고? 거긴 번잡하지 않고 비교적 걸어 갔다 오기 가까우며 지금 마트가 있는 자리 주위는 도심가에서 반대방향이라 조용한 곳이라서 종종 산책 삼아 갔다 오게 된다. 걸어가는 길엔 이렇게 넓고 조용한 인도와 잔디 밭이 있다.인적도 뜸하고 그 옆을 지나는 차량도 뜸하다.잔디 밭엔 각종 나무와 꽃들이 벗이 되어 주더라. 하나로마트 옆에 이런 참깨밭도 있다.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는 요 참깨 가지들이 한껏 기지개를 하고 있는 듯하다.꽃이 피기 시작하려는 것보니 여름의 정점에 서 있는 것 같다.작고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여느 꽃처럼 화사함은 어느 것 못지 않다.참깨밭 너머엔 이렇게 유화 같은 하늘도 파릇하게 펼쳐지고 있다. 에타르트라고 하는 하나로마트 바로 앞에 조용한 ..

조용하지만 아담한 산책로

가끔 여길 찾아서 산책을 하게 되는데 덥거나 혹은 추울 땐 쓸쓸한 벤치만큼 이 산책로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광복절 휴일이랍시고 지나가는 길에 잠시 녹색이 화사한 잔디를 밟아봤더니 그 송곳한 느낌이 정겹다.이 길 바닥엔 이렇게 돌이 깔려 있어서 보폭을 맞추기 쉽지 않아 보는 것만큼의 실용성은 없지만걷다 보면 이 돌 주위에 흩어져 있는 잔디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촘촘한 돌만 밟게 되더라.그나마 벤치 주위엔 사람들의 왕래가 있는지 곳곳에 잔디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곳도 있지만이 곳 외엔 잘 정돈된 잔디가 가득하다.휴일만큼이나 편안하게 쉬고 있는 산책로를 담으며...

석양, 그리고 땅거미

광복절 전날 퇴근 무렵에 서쪽 하늘에 겹겹이 드리운 색조.그 자태 너무 탐스러워 사진을 연신 담아 본다.한 컷 찍고 나면 더 고운 빛이 물들까 싶어 다시 눌러 보고, 또 다시 눌러 대고...석양이 남겨 놓은 미세한 파동의 빛 잔해가 어두워 오는 하늘에서 마지막으로 작렬하면서 한 하늘에 셀 수 없이 많은 스펙트럼을 남긴다.

시속 255km로 질주 중.

아주 오랫만에 가는 곳. 부산행 KTX에 몸을 싣고 가던 중 모니터를 보니 255를 넘었다. 터널로 빨려 들어갈 때면 귀는 멍해 지고 하늘에 잔뜩 매달려 있는 구름떼는 느리게 뒤로 흘러 간다. 가급적이면 순방향 좌석에 앉아 가지만 아주 가끔 표를 구할 수 없을 땐 역방향 좌석에 하는 수 없이 앉게 되는데바깥 풍경을 구경 할 땐 역방향이 좋더라. 사방이 트인 벌판에서 방음판이 없는 철길 위를 지날때면 마치 저공비행 중인 여객기 같단 생각이 든다. 비교적 높은 고가에 설계된 철길 위를 날렵하게 지나가기 때문인가 보다. 잠시 후, 부산에 도착하게 되고 그러면 한 가지 큰 걱정거리... 넘 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