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5 3

일상_20240922

한 주가 지나지 않았는데 한가위 연휴에 그리도 사람을 괴롭히던 폭염은 순식간에 물러나고 그토록 바라던 전형적인 가을이 다가왔다.전날 이케아에 갔다 기운이 쏙 뽑혀 늦잠을 자고 일어나 뒤늦게 산책을 나서 맨발 걷기의 메카가 된 반석산으로 향했고, 겁나 쾌적한 날씨 속에서 만 보를 훌쩍 넘겨도 피로감을 느낄 수 없었던 천국에 있었다.폭염이 불과 며칠 전이라 갑자기 북녘에서 밀려온 서늘한 바람이 밤에는 상대적으로 춥게 느껴졌건만 활동을 시작하자 최적의 기온으로 맞춰졌고, 게다가 적당한 구름이 햇살을 가려 외출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가을하늘은 언제 봐도 감동이란 단어를 능가할 그 어떤 표현도 생각나지 않았다.그만큼 눈을 뜨고 활동하는 자체로 행복의 달달함이 느껴질 정도였다.반석산에 오르자 금요일 밤부터 전날 ..

시골 산자락의 포근한 분위기 카페, 진천 스몰콤마_20240920

정말 이쁜 카페를 진천에서 만났다.요즘 죽이 잘 맞는 회사 사우를 따라 진천의 이쁜 카페로 출발하여 도착할 무렵, 극명하게 짧아진 낮을 실감 하며 카페로 들어서는데 일몰 후의 여명이 잘 어우러져 카페가 어찌나 이쁘게 자리 잡고 있는지 조금 감탄사를 뱉긴 했다.그런데 19시 반까지 오더를 받는다고!가을 어스름 아래 말끔히 단장한 카페의 모습은 이쁘다는 말 외엔 그리 대체할 만한 표현 방법이 없었고, 시원스런 통유리창 너머 따스한 불빛과 널찍한 공간 배치, 거기에 맞춰 편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찰떡궁합이었다.내부에 들어오자 밖에서 보던 톤과 달리 조금 차갑긴 해도 나무와 아이보리가 적절히 조합을 이룬 포근한 분위기가 가장 먼저 느껴졌다.2층도 있긴 했지만 영업 마감이 임박하여 이용할 수..

냥이_20240920

그야말로 샤워기로 뿌리는 물폭포 수준의 폭우를 뚫고 밤이 깊어서야 겨우 도착하자 오뉴월 봄눈 녹듯 몸에 긴장이 풀리며 액체가 되기 직전, 녀석이 한사코 안겨서 내려올 생각은 커녕 언제나처럼 퍼질러 잤다.묘하게도 녀석과 있으면 수면이 극도로 몰려드는데 두 수컷이 어김없이 함께 졸았다.간만에 넷플 영화 한 판 땡기려다 오늘도 무산되었고, 이참에 넷플도 해지 예약을 걸어버렸다.한 달에 영화 한 편 겨우 볼 정도로 접속을 거의 하지 않아 차라리 그 돈으로 녀석 츄르나 사고, 내 방 냉장고에 하이볼이나 장만하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이 들어서다.내가 없을 때는 맨날 방에 들어와 두리번거리며 냥냥거리기 일수라는데 그런 소리들으면 내가 충실한 집사로서 인정을 받긴 하는구나 싶기도 했고, 녀석의 애정도 어지간하다.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