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6 11

세 번째 방문, 여전한 밤_20200201

세 번째 방문하는 파크로쉬는 개인 취향이긴 하지만 편안한 분위기에 몇 가지 특징적인 것들로 인해 이번에도 선택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시설로 따지면 꽤나 고급스럽고 분명한 컨셉을 지니고 있어 주말 휴일이면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사실 단순하게 고급스럽다는 표현보다 차분하고 단아한 고급스러움이랄까? 게다가 정선이란 지역 특색이 버무려져 위치에 대한 아우라도 무시할 수 없다. 허나 방문 횟수에 비례해 청결에 점점 균열이 생긴다. 루프탑에서 내려다 보면 나름 주변이 화려하다. 가리왕산자락 알파인스키 코스가 암흑에 파묻혔지만 낮이 되면 가리왕산의 위세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주말 저녁에 정선을 왔건만 여기라고 미세 먼지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자욱한 먼지층에 밤하늘 별들은 자취를 감추고, 그 휘영청 밝던 달은..

진부 단골집_20200201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길. 여행자가 되어 음악의 선율과 함께 고속도로를 미끄러지듯 살포시 목적지 언저리에 다가섰다. 목적지인 정선 파크로쉬를 가까이 두고 허기를 채우는 건 진부를 지나면 마땅히 요기할 만한 곳이 없어, 정말 좋고 맛있어서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방문하게 된다. 다른 집을 찾자니 낯선 곳에 모험의 댓가는 지불하기 싫고 해서 평타 이상만 하면 찾게 되는 곳 중 하나가 진부시장 통 가까이 있는 칼국수집과 베이커리 카페. 시골 밤은 언제나 빨리 찾아와 조금만 머뭇거려도 전부 문을 닫아버리는 현실에서 헤메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항상 여기를 방문하는데 좀 짜긴 해도 바지락칼국수는 괜찮다. 불퉁한 표정의 노부부께서 운영하시는데 내부는 꽤 깔끔하다. 칼국수로 요기한 다음 바로 찾게 되는 곳으로 깜깜한 가운..

도전! 에어클리너 자가 교체_20200127

귀차니즘을 물리치고 차량 에어필터를 자가 교체 했다. 카센터에서 사용하는 필터보다 좋은 걸 선택해서 차량 내 공기질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교체할 심산에 몇 개를 구매했건만 이거 완전 장난아니다. 교체 한 번 하려면 조수석에서 평생 해 보지 않았던 요가 부르스를 친다. 급 후회하며 트렁크에 쳐박아 놨다 미세먼지 운운해서 다시 용기를 내었는데 몇 개월 지났다고 필터가 완전 시커먼스다. 공기가 들어오는 부분을 비교해 봤는데 단번에 사용하던 것과 교환하려는 새제품의 빛깔 자체가 구분된다. 얼른 ‘새집 줄께 헌집 다오’ 후면은 활성탄 소재라 컬러가 원래 저런데 별 차이 없는 걸 보면 역시 3M 성능은 알아줘야 된다. 심지어 백골화가 진행 중인 벌레 시체!!! 아직 몇 개가 더 남았으니까 이제는 분기에 하나씩? ..

일상_20200127

꽁무니를 쫓아 다닐 때가 있다. 정말 보고 싶어서 그러거나 아니면 배가 고프고, 심심하고, 간식이 땡길 때가 보통 그렇다. 이렇게 심술 궂은 표정은 평소 녀석의 몽타주로 졸립거나 심술이 났거나 간절한 무언가가 있단 것. 자다 깨면 한참 눈을 맞추고 있다 또 잔다. 더 빨리 재우는 방법은 품에 안고 스담해 주면 수면제보다 직방으로 잠든다. 퇴근해서 방으로 들어오면 어디선가 쳐다보는 기분에 섬뜩(?)하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무심코 발을 뻗어선 안 되는 습관이 생긴 건 바로 요 꼬물이가 꽁무니를 쫓아 다니기 때문이다. 앉아 있으면 보통 이렇게 닿아야 된다. 다리나 팔을 뻗어 한 쪽에 걸치고 드러누워 버리면 불편한 자세가 안스러워 무릎 위를 내어 주기 마련인데 어찌보면 여우 저리가라다. 지금까지 이렇게 철저..

일상_20200126

명절 연휴 셋째 날. 녀석의 여전한 인기로 그냥 넘어가는 경우 없이 스담스담 당하기 일쑤다. 반면 녀석은 그러거나 말거나 제 편한 대로 행동하고, 간식을 하나 더 주거나 더 스담해 주는 사람에게 달라 붙는다. 아무 자리나 벌러덩 드러누워 잔다. 이렇게 보니 조만간 녀석의 컨디션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중성화 수술도 고려해야 되겠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배를 보여 주는데 이 모습은 너무 많이 봐서 굳이 안보여 줘도 되지만 녀석은 자꾸만 자기 배를 보여준다. 옆에서 떠들어도 잠을 막을 순 없지. 그러다 참고 있던 스담을 하면 그제서야 부시시 눈을 뜨고 가만히 스담을 받고 있다. 냥이가 신기한지 한참을 쳐다보며 좀 더 마음을 얻으려 간식 세례를 퍼붓는다. 생각보다 냥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걸 보면 사진이나 영상..

일상_20200125

명절 연휴 둘째 날. 다른 손님들도 여전히 난리 났다. 사진과 실물은 천지차이란다. 다만 녀석이 이상한 건 폐쇄된 공간을 극도로 싫어해서 꽤 고급진 집을 사줬건만 여긴 극도로 싫어하고, 주로 오픈된 공간인 쇼파나 의자 위에서 잠을 청한다. 길들이기 나름이겠거니 해서 캣닢을 조금 뿌려주자 이렇게 잠시 들어가 있기만 할 뿐 금새 뛰쳐 나와 쇼파 위를 차지한다.

일상_20200124

명절 연휴 첫 날. 오는 사람들마다 난리다. 덕분에 이 녀석이 가장 풍성한 명절을 보냈고, 선물도 잔뜩 받았다. 낯가림 없이 아무한테나 덥석 안기는 넉살과 한 인물하는 면상이라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 녀석이 주인공으로 자연스레 캐스팅 되어 버렸다. 고관절과 왼쪽 다리 골절 흔적으로 인해 걸을 때 절룩거리지만 장난감으로 사냥놀이 즐길 때는 냥이의 본모습이 나와 무척 날렵해진다. 안충과 귀에 득실 대던 진드기, 여타 다른 질병은 이제 거의 다잡았는데 글로불린과 백혈구 수치가 특히 높게 나와서 그 추이를 지켜보잔다. 잠시 외출하려고 옷을 끄집어 내어 한눈 판 사이 옷을 점거해 버렸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외출도 이제 눈치를 봐야 한다. 노작마을을 지나 오산천 산책로를 걷는데 공원이 텅 비어 무척 을씨년스..

일상_20200123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녀석이 졸졸 따라 붙는다. 이제 새로운 가족으로써 인연을 맺게 된걸 알고 있나보다. 발치에 달라붙어 나름 반갑다는 표현도 한다. 댕댕이들처럼 살갑지 않지만 냥이식 살가운 표현이다. 보통 이렇게 가족들한테 붙어 있으려 한다. 앉아 있으면 어딘가 꼭 접촉한 상태로 드러 눕거나 하는데 일 주일 동안 병원을 뻔질나게 들락날락 거리며 끔찍하게 가기 싫어하지만 다녀오고 나면 제 집으로 알고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처음 병원에서 검진 때 몸무게가 3.2kg. 가족이 된 이후 왕성한 식욕과 잠꾸러기가 되어 푸석하던 털도 이제 윤기가 흐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