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천국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마치 세상과 격리되어 숨겨진 천년숲처럼 온통 이끼가 자생하고 있는 곳을 5년 만에 들러 폐부에 정체된 공기를 계곡의 텁텁한 내음으로 환기시킨다. 모든 식물이 서로 위로하고 의지하며 심지어 외부의 이질적인 습격에도 그들은 첨예한 배척보다 밀도 높은 습도로 접촉되는 모든 세포로 포근히 환영의 양팔을 편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킨 이끼는 힘겹게 뻗은 뿌리의 위태로운 생에 진정한 공존공생을 노래하며, 잊혀진 어미의 품과 입맞춤이 모든 생명에게 그리운 향기와 온기였음을 반추시킨다. 화려하지 않아도, 향긋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이끼의 세상이 추억으로 바래지 않길. 만항재에서 어평재로 내려와 짧은 휴식 후 집으로 향하는데 가는 길에 가장 궁금하던 이끼계곡에 들렀다. 때마침 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