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445

냥이_20240818

밤새도록 옆에서 달디단 잠을 자던 녀석이 새벽에 다른 방으로 갔던 기억이 언뜻 스쳤고, 늦잠을 깨자 발치에 녀석의 싸~한 눈빛이 느껴져 아래로 쳐다보자 어김없이 집사를 째려봤다.아침에 이 눈빛으로 째려보던 녀석과 눈이 마주친 뒤 다시 기억이 분절되고.다시 눈을 떠보니 녀석은 집사 다리 사이에 이렇게 우렁이처럼 변신했다.낮에 잠시 맨발 걷기를 하고 집에 돌아와 현관을 열자 녀석은 다시 해삼이 되었다.사람 발치에 달라붙어 해삼이 된 녀석, 우리 집에서 가장 붙임성 극강은 바로 요 녀석이었다.오후 들어 한창 더운 시간이 꺾일 무렵 만보를 채우기 위해 걷다 복합문화센터 앞마당에서 이토록 뜨거운 더위 아래 당당한 베롱나무의 빛깔이 더욱 돋보였다.산책에서 돌아오자 코 찔찔이 녀석처럼 집사를 찾다 다른 집사의 발치에..

냥이_20240817

6년 동안 멀쩡하던 차가 말썽이라 집에서 가까운 지정 서비스센터에 맡겨두고 집에 들렀다 1시간 조금 넘어 수리가 되었단 전화를 받고 다시 찾아왔다.이틀 지나 차량은 같은 증상으로 말썽이었지만 당시엔 괜찮다고 여겨 한시름 놓고 토욜 바쁜 용무를 위해 인덕원까지 다녀왔다.가까이 다가가도 호랑나비가 열심히 꿀 빨고 있었다.아주 바짝 다가서면 녀석의 휴식을 방해할까 싶어 대략 30cm 정도까지 근접, 날아가지 않는 걸 보면 녀석이 먹는 꿀은 무척 달콤했나보다.녀석이 쉬는 걸 보곤 각자 무언가를 찾아하려는데...거실에서 소리가 들려 나가봤더니 녀석은 다른 집사의 학습에 훼방을 놓고 있었다.예전에 노트북 비대면 학습을 위해 다이소에서 5천냥 주고 구입했던 탁자는 딱 노트북 하나 두고 사용하기 알맞은 사이즈라 1년 ..

일상_20240816

왜 가수 거미가 생각날까?숙소 창 바로 앞에 거대 거미가 집을 지어놓고 먹이사냥 중이었는데 때마침 석양이 비킨 노을이 덧칠해져 거미가 스뽜이더맨처럼 보였다.웬 청승!어차피 방충망 밖이라 그냥 두기로, 그래서 여름 기운에 깝치는 모기들이 걸려 녀석과 서로 상생하기로 했다.내게 있어 거미는 아주 친숙하며 이로운 생명이란 인식이 있어 집안에 돌아다녀도 살짝 건져 밖으로 보낼 뿐 저얼대 살생하지 않았다.먹이사슬을 그대로 둬서 누이 좋고, 매부 좋길.

스타벅스 창 너머 그림, 진천 혁신도시_20240815

농다리에서 출발하여 더위와 갈증을 식힐 겸, 그리고 생일 때 받았던 스벅 기프티콘을 홀라당 쓸 겸해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혁신도시 스타벅스로 돌격했고, 벤티 사이즈 아이스티를 주문했다.지치는 이유가 바로 더위로 인한 갈증이라 몸은 그대로 둔 채 주뎅이만 움직여 스트로를 통해 들어오는 아이스티를 마셨는데 반 정도 단숨에 비우자 그제야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은 건 공원의 오똑 솟은 지형 위 고목이었다.어떻게 세상 풍파를 넘겼기에, 또한 어떻게 관리를 했길래 저런 멋진 자태로 있을까?어느 위치에서 보는가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지겠지만 최소한 스타벅스 2층의 통유리 너머에 있는 나무는 거룩한 생명이자 작품이나 마찬가지였다.

냥이_20240811

한 달에 한 번, 머리 벌초하러 가는 날이라 쇼파에 앉아 쉬던 중에 녀석이 옆에서 거나하게 한숨 때리고 있었다.본격적인 낮잠에 접어들면 어찌나 깊게 자는지 어떨 땐 흔들어도 축 늘어져 일어나질 않았는데 냥이 습성을 전혀 모르던 초기엔 뭔 일이 있나 싶어 정말로 녀석을 흔들어 깨울 때도 있었다.냥이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을 때 만지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저 주뎅이에 손이 갔다.옆에서 아무리 떠들고 티비를 시청해도 녀석은 요지부동.이럴 때는 주뎅이를 만져도 일어나지 않는데 어쩌다 인상을 찌푸리듯 일어나 그루밍을 할 때도 있었다.이참에 망고스틴 하나 빼먹을까?예약한 시각이 되어 뜨거운 대기를 뚫고 도보로 이동하는데 얼마 걷지도 않아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사정없이 더웠..

냥이_20240810

집에 없는 동안 매일 집사 방에 들어가 냥냥 거렸다던 녀석이 하루 죙일 살갑게 대했다.마트에 가서 각종 생필품이며 식료품을 마련하기 위해 외출하려는데 녀석이 뜨거운 베란다에서 혼자 쉬다 외출을 준비하자 또 레이다를 쫑긋 세워 빤히 쳐다봤다.가까운 곳에 다녀올 거란 걸 아는지 그냥 빤히 쳐다보곤 퍼질러 쉬던 녀석을 뒤로하고 홀로 분주히 마트와 다이소를 오가며 걸음 1만보를 넘긴 날이었다.

오징어 한 마리, 광혜원 만승짬뽕_20240809

점심 외식으로 찾아간 중화요릿집은 점심시간에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자장면은 6천냥, 짬뽕은 1만냥?보통 두 메뉴의 가격차이가 1~2천원 내외인 걸 보면 4천원 차이는 뭐지?그 해답은 바로 오징어와 홍합이었다.국물은 짬뽕지존이나 홍콩 반점, 서울 몽중헌 짬뽕처럼 구수한 맛이 아닌 칼칼하고 조금 밋밋한 맛이라 내 기준에선 그리 추천할만한 곳이 못되나-짬뽕은 자고로 국물 아닌가!- 양과 건데기만큼은 푸짐했다.단체로 간 거라 짬뽕이 나오기 전에 탕수육과 팔보채, 깐풍새우를 애피타이저(?)로 먹어 배가 어느 정도 채워진 상태라 양이 많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절대적인 기준에서도 적은 양이 아니었다.과거와 달리 홍합이 많이 비싸진 식재료라 이렇게 푸짐하게 먹은 게 언제일까 싶었고, 특히나 오..

일상, 진천 광혜원 도서관_20240806

마련된 거처에서 멀긴 하지만 그래도 찾아간 도서관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쾌적한 건물이었고, 정갈하게 꽂혀 있는 책들을 보자 꽤 흡족했다.도서관 주차장은 지하 1층으로 1층에 이렇게 출입이 가능했고, 베란다처럼 주차장과 보건지소, 그리고 길 건너와 멀리 우뚝 선 아파트 단지를 조망할 수 있었다.그리고 1층에 사무실과 어린이 도서관이 있었고, 일반 열람실과 학습실, 멀티미디어실은 2층에 있었다.그래서 1층에 출입할 일은 거의 없었다.1층에서 옆으로 빠져 나와 주변을 둘러볼 심산으로 우측 뒷편으로 걸어갔다.폭염으로 인해 금세 땀이 흐르기 시작했지만 울창한 숲이 있다는 촉이 발동했기 때문이었다.바로 뒷편에 숲이 있긴 했지만 워낙 무성했고, 길이 없어 출입은 어려워 대충 둘러볼 정도였는데 그래도 이런 아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