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퍼트린 불씨가 하늘까지 번져 불바다가 되었다. 한 번 불이 붙기 시작한 하늘은 삽시간에 하늘의 피조물들을 태워 버리고 그 재는 허공에서 뭉쳐져 잿빛 구름 조각이 되어 버렸다. 그 뜨거운 열기로 인해 불바다가 된 하늘을 담으려던 아이폰조차 초점이 불에 그을려 흩어져 버렸고 지상에 뿌리를 두고 있던 나무마저 이미 불에 타 숯이 되어 뻗어 나온 가지의 첨예한 손짓으로 인해 구름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다. 하늘도 타고 태양도 타 버린 한여름 휴일 시간은 더위의 일갈로 인해 존재의 상심을 부둥켜 안고 있다. 온통 붉은 세상을 보고 있노라니 도저히 반전이 없을 것 같은 암울한 미래를 암시하는 영화를 보고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