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30

종종 딤섬을 즐기는 곳, 페럼 몽중헌_20241102

저녁 약속을 깜빡하고 오산 세교에 있었는데 다행히 약속 시간을 1시간 늦추자는 전화를 받고 서둘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몽중헌에 온 게 얼마 만인지 생각이 가물거릴 정도로 오래 지난 거 같은데 그나마 경부고속도로가 비교적 적게 막혀 1시간 반 만에 도착했고, 미리 예약된 룸에서 허기진 배를 정신없이 채웠다.내부는 술파티가 벌어졌는지 비교적 시끌벅적했지만, 혀 끝을 간지럽히는 딤섬과 코스에 맞춰 줄줄이 나오는 음식은 여전히 정갈했고, 식사 말미에 나온 짬뽕은 역시나 칼칼하면서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었다.식사가 끝난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사진을 하나 찍었는데 후식도 욕심이 날 만큼 괜춘했다.식사를 마치고 동탄으로 돌아오는 길은 서울로 갈 때와 달리 한적해서 느긋한 드라이브를 즐겼던, 정말로 정신없..

가을과 마지막 교육의 아쉬움, 그리고 후련함_20241026

등교부터 교육을 받고 하교하는 길이 그토록 힘들던-투정을 부려도 눈치 보지 않을 정도로- 교육의 마지막 날, 그 모든 고행이 무색할 만큼 가을 캠퍼스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웠다.물론 감상에 젖느라 사진보다 눈으로 담았지만, 그 기억은 정말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햇살과 정취, 그리고 기억이 아름다운 날이었다.마지막 수료식이 생각보다 길어도, 노련한 교수의 강의가 통째 기억하고 싶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어도 마지막이라는 꼬리표에 늘 따라붙는 아쉬움.나무와 하늘, 그리고 무심히 길바닥을 뒹구는 낙엽조차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아름답던 시간이었다.점심 식사를 끝내고 학우들과 습관처럼 야외에서 커피 한 잔에 대화를 곁들이며, 모두가 헤쳐나가야 될 공부와 경험들을 겸허히 나눔과 동시에 수료식에서 서로를 위한 함성과 갈채..

학업_20240713

주말마다 내리던 비가 그나마 잠잠했고, 그 틈을 이용해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잠시 산책을 즐겼다.이런 나무의 모습이 꽤 멋진걸!콩과의 회화나무라는데 도드라진 전체적 모습과 달리 꽃은 매우 소박했다.하굣길에 토끼풀이 잔뜩 자란 잔디밭에 이제는 토끼풀이 보이지 않고 다만 조형물과 앙상블을 이룬 저 모습이 그나마 위안이었다.귀가 후에 녀석은 어김없이 양반다리한 집사의 다리 위에 몸을 뉘었고, 한쪽 족발을 팔로 받치고 있는 사이 팔뚝에 녀석의 족발 도장이 선명하게 찍혔다.

신촌_20240603

신촌에 가면 막연히 청춘이 회상된다.누구나 스스로에 대한 그리움의 초상으로 남은 낭만, 자유, 처절함, 그리고 마성의 항변이 있다.그래서 누구나 신촌에 가면 가슴 뿌듯해진다.연일 청명한 하늘에 석양이 찬조출연.여기가 창민 노래방이란 프로의 무대가 되는 곳이구나!곡성 형 병문안 갔다 모처럼 대화를 나눈 뒤... 석양도 지고, 하루가 질 무렵.나도 집으로 돌아간다.

학업_20240601

요즘 날씨를 보면 연일 청명한 대기에 강렬한 햇살이 소나기처럼 내린다.어쨌건 여름이 오겠지만 계절의 틈에 담긴 작은 변화들이 인지할 수 없는 축복이나 다름없다.직업과 학업에 곁다리 걸쳐 일탈에 대한 욕구도 이런 해맑은 하늘과 대기로 인해 무던히 받아들이고 이어나가는 일상, 이런 작은 것들이 레고 블럭처럼 쌓여 미래에 대한 티핑포인트가 된다.그래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기란 걸 이렇게 지나면 각성한다.주말이면 이런 자리에 앉아 막연히 소설 한 권 읽으면 딱이다.그러다 졸리면 소설을 베고 자면 그만이다.벌써 무성해진 녹음 사이로 걸으며 녹색이 주는 통찰을 귀동냥으로 들었다.봄곷이 지나고 이제는 완연한 여름 꽃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었다.그래서 단아한 봄꽃과 달리 강렬하거나 전위적인 꽃들이 가득했다.녹음이 입..

학업_20240525

경계가 분명하고 사회적인 약속이 있는 게 아니지만 어느덧 여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하교길에 잔디광장 한 켠 너른 토끼풀 군락지가 있어 잠깐 사진을 찍으며 감상하는 사이 등골을 간지럽히는 땀방울에도 견딜 수 있었던 한 가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인생 최고의 날인데 하찮은 여름으로 인해 그 최고를 날릴 수 없잖아!그럼에도 사지는 좀비처럼 흐느적거렸다.잔디광장 한 켠의 너른 토깡이풀 군락지가 있어 가까이 다가가 쪼그려 앉은 채 여기를 담느라, 그리고 감상하느라 개썅마이웨이로 몰입했다.여기에도 꿀벌들이 자기 할 일에 열중했다.냥이 집사의 나쁜 습관 중 하나.개나 소나 벌이나 할 것 없이 습관적으로 손꼬락을 내밀게 되는데 때마침 바쁜 꿀벌들한테도 손꼬락을 내밀었더니 개무시하고 열일 하느라 녀석은 바로 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