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8

눈 내리는 일상_20220201

바람과 함께 흐르는 눈발 따라 겨울 정취가 활짝 피어나 걷는 내내 목덜미 촉감을 간지럽힌다. 하늘 아래 두터운 장막을 친 구름이 심술 겨워 햇살 가득 삼켜도 어디선가 달래는 낮의 등불이 환하게 켜져 겨울 연가의 달디단 리듬 따라 흥얼거리게 된다. 황막한 겨울 들판이 하얗게 팔을 벌리면 추위에 쫓긴 생명도 포근한 계절의 품에 고이 잠든다. 전날 밤부터 내린 눈이 그치고 아침에 다시 퍼붓기 시작한 눈에 머리가 젖는 것도 잊고 길의 정취에 취했다. 밤새 내린 눈을 껴안는 아침 눈이 대기를 품어 풍성한 발색 가득하다. 특히 오런 장면도 꽤 괜춘한데! 아침 눈이 가장 강렬했던 속내는 잊고 대기에 점점이 찍힌 눈송이는 첫사랑의 풋풋한 추억 같았다. 두텁게 구름이 덮였지만 눈이 증폭시키고 반사시키는 빛의 굴절로 세상..

건강 검진 가는 날_20170817

회사에서 9월 30일까지 건강 검진 받으란 메일이 없었다면, 국가에서 의무적으로(강제적으로?) 정기 검진을 넣지 않았으면 이렇게 병원에 올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무심하게 살았다.덕분에 건강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는 되었다만 검진 전 왠지 멀쩡한 사람도 병 날 거 같어.빈 속으로 한 나절을 버텨야 되는 건 증말, 넘무 힘드는데 반나절 전부터는 물 조차 마시지 말란다.그럴 수록 길거리에 음식점 간판과 먹거리 광고, 하다 못해 카카오맵에서 가야 되는 목적지를 검색하면 인근 맛집이 뽀나스로 떠버려 염불엔 관심 없고 잿밥에 마음이 가는 격이다.평소 무심코 접하던 여물이 오늘 따라 값진 욕구의 대상이 될 줄이야. 우리원 헬스케어에서 잠깐 대기 중.근데 2년만에 와 본 곳이라 뭐가 뭔지 모르겠고 좌측 몇 번에 가..

일상_20170317

아주 오랫 만에 승용형 만나 뵙고 저녁에 쇠주 한사발 뽀개기로 했던 날, 때마침 회사 교육이 잡혀 있어 예정 시각보다 일찍 끝내고 명동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뒷풀이 했음에도 시간이 넉넉했다.이참에 명동 구경이나 해 볼까?여전히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빼곡하다. 명동을 빠져 나오며 명동역 밀리오레와 유니클로 사잇길에서 살짝 뒤돌아서 명동을 향해 폰으로 담았다.이 골목과 CGV 앞에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거 같다.10미터 정도 이동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 이동하는 게 아니라 밀려간다는 표현이 맞다. 남산길 초입에서 모처럼 뵙게 된 승용형 만나 간단한 안부 나누고 찾아간 곳은 형이 추천하신 서울역 부근 도동집.사실 승용형도 처음 오신다는데 늘상 지나다니면서 자리가 없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호기심..

일상_20150829

9월까지 회사 건강 검진을 독촉한 마당에 이를 수록 좋다구나 생각 하고 청계2가 지정 병원에서 수월하게 검진을 끝냈다.수면 내시경 덕인지 나른한 귀가길을 피할 심사로 명동 커피빈에서 평소 종종 즐기는 블랙 포레스트 아이스블랜디드 한사발.이름이 길어서 가격이 비싼가?맛은 역시 커피빈만의 묘한 매력을 집약시킨 음료 답게 다른 간판에선 비슷한 거 조차 만나 보질 못했다.보고 있으면 입안에 고이는 군침을 워쩔 거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