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부산을 가도 친구와의 추억이 될만한 징표라곤 그 녀석이 평소 믿고 따르던 형님과 동생 뿐이었는데 형님은 사정상 뵐 수 없었다.그래도 빈 손으로 가지말란 인연인지 원양 해운을 하던 그 동생이 때마침 육지로 나와 있던 찰나였으니 어찌나 감사하고 반갑던지.1시간 정도 살아왔던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지고 부산에서 하룻밤을 쉬고 바로 상행선을 타고 대구를 들렀다.대구에 오면 꼭 연락하라던 지인을 만나기 전, 무료함도 달래고 뒤숭숭하던 머릿속도 비울 겸 낮 시간에 자전거를 빌려 금호강변을 나섰다. 역시나 강바람의 기세는 대단했다.15킬로 정도 가는 사이 가슴에 바람이 안기어 앞으로 나가는데 힘을 너무 많이 뺀 탓에 얼마 못 가서 자전거를 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왔다.기진맥진하여 되돌아갈 힘도 용기도 생기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