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벌판을 뒤덮은 계절의 정취를 보면 봄과 확연히 다른 여름이 보인다.
묘하게도 난감할 것만 같은 계절은 추억을 남기며, 붙잡고 싶은 미련은 떨칠 수 없는데 앞선 편견으로 나래도 제대로 펼치지 않은 계절에 대해 가혹한 질곡을 씌워 버린다.
후회에 길들여지기 싫어 무심한 일상도 감사하려는 습관은 절실하다.
길들여진 습관을 탈피하기 힘들어 그 위에 호연한 습관을 덧씌울 수밖에.
단조롭지 않고 세월의 굴곡 마냥 들쑥날쑥한 벌판에 한발 앞서 여름이 자리 잡았다.
석양을 등진 흔한 마을길에, 흔한 마을을 지키는 각별한 나무.
석양이 뉘엿뉘엿 서녘으로 힘겹게 넘어간다.
여름의 햇살이라 하늘과 세상 모두를 태울 기세다.
고추 모종이 결실의 꿈을 품고 무럭무럭 자란다.
감자꽃이 뾰로통 피어 올 한 해 거듭 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단다.
마을과 들녘을 이어주는 작은 고갯길.
이 길을 따라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생활과 애환을 싣고 날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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