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청계천 나들이

사려울 2013. 9. 14. 02:14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청계천이 있는데 점심 식후의 나른함을 달래고자 워니형과 청계천 산책을 나갔다.

물론 비 오기 전, 월요일.



오후 이른시간임에도 비교적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 외국인 관광객도 심심찮게 목격되는 걸로 봐선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런 녹지와 개울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그리 흔한 광경은 아닌가 보다.

문제는 날파리가 넘무 많아 동대문 부근에선 눈 똑봐로 뜨고 다니기 곤란할 정도다.

이것들이 소풍와서 들떠있나! 한 없이 설쳐대는 판에 손으로 휘저어 가며 고개를 약간 숙인채 실눈을 뜨고 걸어야 된다.

내가 이 녀석들한테 '그간 무고히 잘 계셨습네까?'라고 하는 형국이구먼.



이야기를 나누며 정신 없이 걷다 보니 광교까지 지나치게 되어 돌다리 건너 유턴.

나처럼 비둘기 무리들도 나들이 나왔나 보다.

이 녀석은 눈을 치켜 뜨곤 내가 조금 더 가까이 오나 예의주시 하고 있는 표정이다. 올테면 와봐라~하는 표정이랄까?

단렌즈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찍어 주는 센스~



동대문 방향으로 걷다 보니 아직 식사 중인 분(?)도 계신다.

가까이 다가가서 접사를 시도해도 아주 비싼 점심을 드시는지 꼼짝도 않고 있는데 괜히 누가 될까 조심스레 사진 찍곤 다시 가던 길을 향했다.

대략 5km 정도 걸었는데 워니형은 첫 눈에 봐도 기진맥진, 나 살려라 하는 표정이다.

평소에 산책도 좋아하지만 한 번 걷기 시작하면 뎁따 걸어 제껴 버리니 난 아직도 생생한데 말씀이쥐.

흔치 않는 기회-근무 시간 중에 감히!-에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단 한 컷이라도 이런 여유는 참 달콤하고 감미롭기만 한데 그 기분 증발할 새라 도착해서 스원한 아메리까~노 한 사발 땡겨 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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