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추억을 정리하며_20171130

사려울 2019. 2. 16. 03:00

숨 가쁘게 지나간 하루 일정을 끝내고 숙소인 인터불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엔 친구들과 조촐하게 한 잔 박살내고 느긋하게 걸어갔다.

하루 동안 이렇게 많이 걸어 본 게 얼마 만인가?

초겨울 치곤 서늘 했지만 든든하게 입어서 대기에 노출된 뺨만 살짝 얼얼한 정도라 걷기 딱이다.

가져간 블루투스 스피커에 음악을 연결해 짱짱하게 틀고 텅빈 공원을 걷는다는게 기분이 좋았다.



망우당공원 곽재우 동상 부근을 지날 무렵 출발할 때 강가 절벽은 세상 모든 평화를 품은 듯 고요하다.



가볍게 요동치는 금호강 너머 고수 부지는 일찍 찾아온 추위로 텅 비었다.

망우당공원도 평소 발길이 거의 없는데다 추위로 호텔까지 걷는 동안 전혀 인기척이 없었다.



강가 절벽 위 전망 좋고 운치 있는 소나무 밑 벤치는 여전히 텅비어 있어 잠시 내가 앉아 터져 나오는 음악을 감상하며, 머릿속 하루 일과를 정리했다.

누구나 살면서 현재로 부터 가깝거나 먼 추억은 있기 마련이지만 문득 그 추억의 물결들이 밀려 올 때 추억들이 베어 있는 흔적들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겠다.

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새롭고 거창한 것도 좋지만 가끔 내면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여행은 시각적인 느낌이 아니라 육감을 동시에 충족시켜 주는 매력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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