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따라 오뚝 솟은 산은 원래 섬이었으나 뭍에 대한 억겁의 갈망을 바다가 성취시켜 줬다.
강강술래 대나무끼리 서로 손을 잡아 작은 언덕을 강인한 해풍으로 부터 지키고, 언덕은 한 뼘 몸을 내어 대나무를 껴안아 고립된 세상으로부터 함께 의지하며 영속의 포부를 공유하는 죽도산은 어느새 속성이 전혀 다른 육지와 바다의 오작교가 되었다.
죽도산
죽도산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육지와 동떨어져 있는 섬이었습니다. 죽도산 인근에는 축산층이 흐르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산천을 따라 함께 흘러오던 모래가 만든 모래둔덕이 점점 커지면서 원래 섬이었던 죽도산이 육지와 연결되었습니다. 이렇게 원래 섬이었다가 육지가 된 섬은 ‘육계도’라 불립니다. 강 하구의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육계사주는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지형으로, 비록 일제 강점기에 이루어진 매립공사에 의해 원형이 파괴되었으나 생성 당시의 전체적인 형태는 보존되어 있습니다.
죽도산은 과거(약 1억 년 전)의 모래와 진흙, 자갈로 만들어진 암석으로 되어 있습니다. 죽도산 둘레를 따라 이어진 해안산책로에는 퇴적암 해안이 잘 발달해 있고, 해안산책로 앞 강 하구에서는 강물을 타고 내려온 모래와 자갈이 펼쳐져 있습니다. 따라서 퇴적암의 시작인 모래, 자갈에서부터 온전한 퇴적암, 시간이 지나 깎여 나가거나 갈라져 나가는 퇴적암까지 다양한 퇴적암의 양상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출처]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해맞이공원 해파랑길을 둘러본 뒤 해안길 따라 곧장 북쪽 방향을 달려 축산항에 이르렀고, 거기를 가로질러 길의 끝인 죽도산 초입에 주차를 한 뒤 잘 조성된 데크길로 접어들었다.
대나무숲을 가른 데크길은 전망대와 둘레길로 이어져 오롯이 산책의 몰입에 벗이 되었다.
중간쯤 오르면 축산방파제를 비롯하여 한적한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죽도산의 유래를 보면 원래 섬이었으나, 모래 퇴적물이 쌓여 육지와 연결되면서 어엿한 뭍이 되었단다.
죽도산으로 오르는 길은 짙은 대숲 너머 축산항이 펼쳐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넓고 번화한 마을이었다.
어렵지 않게 죽도산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 근간은 배 형태로 북쪽을 향한 베란다 같은 형상이 배의 선두가 되겠다.
때마침 뒤이어 도착한 한 팀이 익숙한 듯 전망대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전망대 외부 테라스를 둘러본 뒤 뒤따라 내부로 들어섰다.
축산등대와 망망대해 동해 바다.
배의 선미에서 바라본 축산과 다음 여정지인 해파랑길이 있는 바닷가 말미산.
미세먼지로 대기가 뿌옇긴 해도 동해 수평선은 명확했다.
전망대에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위층에 도착했다.
내부를 훑어보면 비교적 오래된 건물임을 알 수 있었는데 그래도 지치지 않는 바닷바람을 잠시 피해 나른한 풍경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축산과 항구, 그리고 항구를 지나 삐쭉삐쭉한 해안이 늘어선 해변이 보였다.
반대로 등대는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었고, 서릿발처럼 길게 뻗은 방파제도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았다.
전망대를 빠져나와 오를 때와 다른 축산항 반대편 데크계단으로 하행했다.
내려가는 길 도중에 전망 포인트가 있어 그걸 놓치지 않으려 걸음을 늦췄다.
빼곡한 대숲 너머 축산과 해변, 그 사이를 가르는 축산천이 선명하게 보였다.
축산천 하구에 죽도산 블루로드 현수교와 모래밭은 강과 바다의 작품이고, 섬이었던 죽도산을 육지와 연결시켜 줬다.
현수교 앞 너른 주차장 너머 갈매기들이 나른한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한 곳까지 해변으로 연결된 데크길이 있어 죽도산이 부담될 경우 이 길을 이용하여 현수교로 넘어올 수 있겠다.
전망대가 아닌 바닷길로 돌아가는 길은 산과 또 다른 전경이 펼쳐져 있었다.
얼굴바위란다.
사람의 옆모습 같긴 했지만...
전망대를 내려와 계속해서 해파랑길로 가기 위해 말미산으로 향했다.
아직 하루의 해가 남아 있긴 했지만 꽤나 서쪽으로 기울어져 마음이 조급했고, 그 조급함으로 인해 걸음 또한 바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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