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시간이 졸고 있는 영덕 해안마을_20220315

사려울 2023. 2. 18. 21:37

동해 해안도로 따라 여정길에 만난 한적한 어촌마을이 한가득 쏟아지는 햇살을 쬐며 갈매기와 함께 했다.
겨울이 떠나고 봄을 맞아 한창 분주한 시간 조각을 끼워 맞추는지 인적의 흔적은 없고, 그 공백을 빼곡히 채운 나른한 아침의 바닷바람만 졸고 있는 고요한 마을을 깨울새라 소리 없이 휘날렸다.

이튿날 나른한 봄빛이 수평선까지 닿고, 그 볕은 꿈틀거리며 바다로 열어젖힌 창을 넘어 개운하게 인사를 건넸다.

숙소와 바다 사이 작은 공간에 소소한 밭을 일구는 손길에서 갤러리에 들러 한 폭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느지막이 숙소를 출발하여 영덕 강구를 기점으로 매끈한 7번 국도를 버리고 구불한 해안도로로 핸들을 돌려 다시 도로 따라 천천히 진행하던 중 강태공들이 분주한 작은 어촌마을 방파제로 걸었다.

한 발 물러서 읽게 되는 평온.

한 마리 갈매기가 물 위에 죽은 생선을 잡았다 별 재미가 없다는 듯 무심히 놓아 버리자 싸늘한 생선은 곧장 바다 밑으로 떨어졌다.

역시나 바다 하면 갈매기가 빠질 소냐.

내륙에 까치, 까마귀가 영특한 조류라면 바다에는 갈매기가 친숙하면서도 영특한 조류라 녀석들은 뽀얀 모습과 달리 악동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다시 가던 길을 재촉하여 해안도로를 따라 잠시 가다 얕은 바닷가에 비교적 큰 갈매기떼의 한적한 휴식을 목격하고 다시 정차하여 그 나른한 진풍경을 구경했다.

녀석들은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면서도 이따금 한두 마리가 장난을 치거나 하늘로 비상했다 이내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인간과 함께 바쁘거나 한적한 갈매기들의 평온한 정취 또한 바다와 함께 액자에 넣어두고픈 작품 같아 잠시 가던 길을 잊고 멍하니 바라보다 얼른 정신을 차리고 이번 동선의 목적지 중 하나인 해맞이공원과 인접한 해파랑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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