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의도와 다르게 혼행을 떠나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좋았던 이번 여행.
영동 고속도로 진부에서 내려 정선 숙암으로 천천히 흘러갔다.
토 요일 저녁이라 차가 많을 법도 하지만 진부를 벗어나 매끈하게 뻗어있는 59번 국도를 따라 밤길을 달리는 동안 지나는 차가 거의 없어 진행하는 속도를 낮추고 천천히 정선 푯말을 따라 나아갔다.
정선이 멀고 험한 길을 거쳐야 한다는 편견과 달리 어두운 밤길을 가는 내내 도로 컨디션은 상당히 좋았고, 과거 2015년 늦봄 무렵 정선에서 반대 방향으로 갔던 때가 있었는데 당시 정선을 벗어나 두타산으로 향하던 중 한창 공사 중이었던 곳이 바로 파크로쉬 였다.(용평 산중에서 정선까지_20150530)
지극히 일상적이어야만 하는 여유가 기근 현상으로 점점 메말라 가는게 정말 시간이 없어서라기 보단 심적인 여유에서 비롯된 기근이 아닐려나?
그런 일상의 조각 중 하나를 특화 시켜 놓은 리조트가 정선에서 직접 건설 한다고 들었던 게 바로 3년 전 그 때 였고, 당시의 궁금증을 금새 잊어 버렸다 얼마 전 리마인드 되어 입질을 하다 질러 버렸다.
왠만큼 이름 있는 호텔은 여기에 명함도 못 내민다는 리뷰들.
그냥 편한 인테리어에 정말 편한 시설, 더불어 여러 휴식 프로그램이 있어 리조트 안에서 머물다 일상을 복귀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단다.
안락과 편의, 고급과 중후를 한데 품은 파크로쉬에 20시 무렵 도착해서 여독을 풀 겨를 없이 주변을 서성였다.
로비는 전체가 편안한 톤으로 처리 되었고, 사진으로 담지 못했지만 쇼파가 듬성듬성 있다.
실내 주차장에서 로비로 들어오자 확 트인 공간에 그런 쇼파가 놓여 있고, 거기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태블릿으로 뭔가 집중해서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라이브러리에는 책만 있는게 아니라 아스텔앤컨 포터블 플레이어와 소니 블루투스 헤드폰을 대여해 주며, 편한 자리를 골라 음악 감상도 할 수 있다.
다만 내 취향의 음악은 거의 없고 클래시컬한 음원 뿐.
체크인과 동시에 각종 휴양 프로그램을 설명 듣고 지정 숙소 문을 열면 처음 이런 모습이다.
역시나 편안한 인테리어로 밝은 톤의 조명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소재와 화사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좌측 미닫이 문은 옷장과 싱크대로 우측으로 밀면 싱크대가 가려지고 옷장이 열리고, 반대로 사진처럼 좌측으로 밀면 옷장은 숨고 싱크대가 노출된다.
우측은 샤워실과 세면대.
그럼 우선 우측으로 가볼까?-내가 뭔데 이 공간을 홍보하는 거지?-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우측이 바로 샤워실과 세면대가 있다.
전체적으로 화강암 마감에 화사한 조명, 세면대 밑 서랍에 어메니티 키트가 숨겨져 있다.
세면대 뒷편은 이렇게 샤워실과 화장실로 그리 큰 공간은 아니지만 샤워기가 한 대 있는 샤워실 치곤 좀 널찍한 편이다.
현관에서 들어와 좌측은 옷장과 세면대.
옷장이 열리면 싱크대가 닫히고, 싱크대가 열리면 옷장이 닫히는 미닫이 문이 있어 가급적 깔끔한 미관을 집착하는 거 같다.
싱크대에 환한 조명이 있고 거기에 와인잔과 컵, 그리고 몇 가지 허브차가 있는데 커피가 숙면에 방해가 되므로 도움이 되는 허브차를 비치 했단다.
싱크대 밑은 냉장고가 숨어 있는데 이 날 진부에서 빵과 함께 구입한 애플 쥬스가 몇 병 있어 냉장고에 뒀더니 미지근하다.
프런트에 전화해 보니 고객들을 위해 냉장고를 약하게 틀었다는데 전원이 들어와 있음에도 냉장고가 미지근한 게 말이 되나?
말이야 막걸리야, 드그브자!
세면대와 싱크대를 지나면 이 공간의 메인 되시겠다.
싱크대 쪽은 티비, 세면대 앞 거울벽을 넘어서면 침대가 있다.
역시나 전체적으로 화사한 조명과 인테리어가 특징적인데 조명은 현관 부근 다이얼이나 리모컨으로 조도를 조절할 수 있어 나름 신박하다.
침대는 시몬스(?) 침대 였나?
대놓고 브랜드까지 노출 시켜 놓았던데 별로 관심이 없지만 편한 건 사실이다.
침대 양 옆에도 화사한 스탠드 조명과 특이하게도 아이리버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있지만, 이 스피커는 고장인지 작동 불능이었고, 어차피 내게 더 좋은 스피커가 있어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메인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
창 앞에 저거 마음에 들었다.
하필 습관적으로 챙긴 맥북이 있어 저기 엎드려 누워 맥북을 만지는데 기분 묘하데~
통 유리 너머 바깥 풍경을 두고 맥북을 두드리거나 음악을 들으면 마치 전망 끝장난 산중 별장에 온 기분이랄까?
창 쪽에서 현관 쪽으로 바라 보면 이렇다.
오프닝을 동영상으로 찍긴 했는데 발로 찍었는지 왜 이따구지?
야외 산책 삼아 카메라를 들쳐 메고 밖을 나와 서성였다.
파크로쉬 리조트엔 호텔과 콘도, 두 가지가 있는데 내가 묵는 곳은 호텔이고 리조트 진입하면 처음 보이는 건 콘도다.
그래서 호텔과 콘도 사이 지대가 낮은 곳엔 이렇게 텐트 같은 게 쳐져 있다.
아마도 리조트에서 마련한 공간인 듯 하다.
고급진 호텔의 외형.
호텔 옥상, 루프탑에 올라가면 일대 전경을 훑어 볼 수 있다.
여긴 호텔 마당으로 요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유리 온실도 있다.
마당 너머는 알파인 스키장과 거대한 가리왕산이 어렴풋이 보인다.
요건 숙소 내 통유리창 너머 전경으로 거대한 위용의 가리왕산을 볼 수 있다.
리조트 측 의도와는 다르게 전날 잠을 뒤척여 아침 일찍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외출 준비를 해 버렸다.
정선 파크로쉬를 예약한 건 3주 전, 당시 어느 정도 여행 횟수가 많은 정선이라 꽤 많은 지역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것만 같았는데 의외로 한 번도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동강 부근이 눈에 들어왔고, 생각보다 정보가 많지 않은 오지라 적당한 호기심과 더불어 한 블로거 분이 올리신 빼곡한 정선 여행기를 발판 삼아 '하늘벽 유리다리'란 단어에 꽂혀 무작정 그 일대 지역을 여행지로 선정했다.
이동 거리도 길고, 정선 왔으면 곤드레를 지나칠 수 없어 이참에 일찍 일어나 서둘러 숙소를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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