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었던 호수가 말끔히 단장하고 애타게 사람들을 기다린다.
얼마만에 갔는지 모를, 그저 까마득한 시간이 흘렀나 싶다.
수문 가까이 차를 세워 놓고 시계반대 방향으로 산책을 하는데 지나는 사람이 거의 없어 특히나 느긋하게 둘러 보았다.
호수 반영 사진이 멋지긴 한데 카메라로 찍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폰 특성상 자글한 노이즈가 거슬리잖아.
거의 한 바퀴를 채운 시점에서 테라스하우스 앞 선착장처럼 생긴 자리에서 한창 불을 밝히는 도심을 향해 바라 보자 해가 지날 수록 점점 화려해지고, 불빛들이 빼곡해져 간다.
비교적 잔잔한 대기에 호수는 거울 같지만 겨울이라 서리의 결정체가 벌써 반짝인다.
힘들것만 같던 한 바퀴 산책이 이야기 나눈 사이 금새 당도하여 친숙한 운동으로도 지루하지 않겠다.
그리하야 한 바퀴를 다 돌고 늦은 밤까지 범군과 털어버린 이빨에 행여 턱 주걱이 아프지 않을까 싶었지만 뭐가 그리 많이 남았는지 남은 앙금도 많았다.
허나 밤 호수를 산책하는 마음으로 하루에 모든걸 다 해야 되는 게 아니라 살면서 언젠가...라는 여백을 남겨둔 만남이자 씁쓸한 헤어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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