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240607

사려울 2024. 7. 11. 20:15

짙푸른 녹음도 익고, 봄에 틔운 결실도 익어 봄에 못다한 이야기가 영글었다.
일상이란 건 약속하지 않아도, 정의 내리지 않아도 불변하는 생명의 역동이라 녹색 속에 숨겨진 것들을 일일이 찾으며 심장의 파동을 확신하고, 수풀속에서 잔망스레 휘감는 거미줄을 느끼며 찰나의 역동을 공감했다.
얼마 전 담근 매실은 설탕의 열정을 깨워 춤을 추게 하듯 내딛는 발끝 걸음 하나에 건조했던 감성에 땀방울 송골송골 맺혀 잊었던 미소도 되찾았다.

야외공연장 너른 잔디밭은 가장 만만한 산책 코스가 되어 버렸다.

적당한 걸음으로 볼거리, 향기, 소리를 가득 담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화성 오산리 석불입상은 원래 동탄면 오산리에 있었다. 언뜻 무덤 앞에 세워지는 석인상처럼 보이지만, 석인상의 관모와 달리 머리카락이 물결무늬처럼 희미하게 새겨진 불룩 솟은 머리를 하고 있고, 목에는 부처를 상징하는 세 개의 주름인 삼도가 표현되어 있어서 불상임을 알 수 있다. 한편 갓을 쓰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야외에 노출시켜 봉안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얼굴은 많이 훼손된 상태이나 미소 띤 호방한 얼굴의 흔적이 남아있다. 양 손가락을 깍지 낀 듯이 세밀하게 표현한 것은 이 불상의 독특한 특징이다. 손에는 무엇인가를 들고 있는데, 아마도 연꽃 봉오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와 같은 석인상 형식은 인근의 용인 가창리와 마북리의 비해 석불입상, 넓게는 화순 운주사의 석불상에서도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불상들에 비해 오산리 석불입상은 옷자락의 양감이 비교적 자연스러우면서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고, 두 손도 옷자락으로 덮은 것이 아니라, 깍지 낀 모습을 분명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더 오래된 불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고려말 공민왕릉의 석인상이나 벽화, 혹은 서울 광통교 기초석에 보이는 무덤 박석에 새겨진 인물상의  표현과 유사한 부분도 보이므로 아마도 고려말 조선초에 만들어진 불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출처: https://meta-roid.tistory.com/entry/일상20240211 [길섶에서 만난 풍경들:티스토리]

꼬마 손님들이 숲에서 재미난 놀이에 빠져 덩달아 소리의 진원지를 찾았다.

나무도 이렇게 이쁠 수 있구나.

몇 그루 모인 나무들이 하나가 되어 고풍스런 꽃다발 같았다.

참새 한 녀석이 날아와 뭔가 말하는데 알아 듣지 못해도 희소식처럼 맑은 바이러스를 전염시켰다.

단아한 여름도 쉬어갈 만한 곳.

꽃이 지고 결실을 맺는 생명들처럼 인생에서도 꽃과 결실이 있고, 짧은 하루에도 같은 흐름이 반복되는 공통 분모가 있다.

얼마전 봄의 물꼬를 틀었던 매화가 이제 초록의 꿈으로 부풀었다.

매실을 담궜는데 한 해 동안 이리 맑은 꿈을 맛으로 돌려주는 게 매실이라 내심 기대감도 열매처럼 영글었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냥이_20240613  (4) 2024.07.23
익산에서 부산 가는 길_20240609  (0) 2024.07.14
냥이 미용_20240607  (0) 2024.07.11
일상_20240606  (0) 2024.07.11
일상_20240605  (0) 202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