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익산에서 부산 가는 길_20240609

사려울 2024. 7. 14. 00:14

익산을 떠나 부산으로 가는 길.-공교롭게도 도시 이름이 '산'으로 끝나는 이 기막힌 숙명이란..-
더위는 말 그대로 무더위에 햇살은 오븐 수준이었지만 그나마 대기가 청명해서 역시 서울/수도권보다 나았다.
고속도로 인근 명소들을 훑어보며 질주하는 기분은 말 그대로 신선놀음 따로 없었고, 때마침 특이한 장면들도 덩달아 선명히 포착되었다.

김제에 녀석을 데려다주고 곧장 부산으로 출발, 고속도로 같은 21번 국도를 타고 완주IC에 올리기 전에 마침 용진읍 행정복지센터가 눈에 띄어 장실에서 가볍게 비운 뒤 새만금포항고속도로에 올랐다.

폰을 거치하지 않아 소양면에서 진안까지 멋진 산세를 담지 못하고 감상에 젖어 버렸는데 때마침 방점을 찍는 마이산이라도 건져 그나마 다행이었다.

소양면을 지나 진안까지 산세는 높거나 거대한 건 아닌데 마치 석기시대의 돌도끼를 땅에 박아 놓은 것처럼 수직의 낮은 산이 빼곡히 박혀 있는 형세라 실제 지역민들은 험준한 산으로 체감되어 왕래에 큰 불편이 있을 법했다.

장수분기점을 지나 통영대전 고속도로에 올렸고, 한참을 달려 함양분기점을 지날 무렵 멀리 거대한 산세의 지리산이 포착되었다.

멀리서도 위용이 남다른 산세는 언제 봐도 머릿속에 대단하다는 단어만 연상될 정도였다.

산청을 지날 때면 항상 스펙터클한 산세와 하늘에 감탄했었는데 드뎌 산 이름을 알게 되었다.

산청 소재의 둔철산이라고.

부산 지인이 기다리신다는 전화에 쉬지 않고 달려 함안휴게소에 도착했고, 커피 한 잔 내린 뒤 다시 부산으로 향했다.

잠시 내린 사이 노출된 맨살이 홀라당 타서 구이가 되는 줄 알았다.

남해고속도로 함안IC를 지날 무렵 교통 정보 전광판에서 함안터널을 지나서 정체 소식을 전했다.

봄에 찾았던 천주산을 지날 때꺼정 차가 막혀 그냥 지나쳐 버렸고, 소통이 원활해지기 시작하자 전방의 칼날 같은 능선이 멋진 정병산을 보며 그제서야 천주산이 지났음을 알게 되었다.

진영휴게소를 지나 나지막한 산 아래 김해터널이 다가왔다.

비교적 짧은 김해터널을 지나면...

멀리 산허리에 무수히 많은 이쑤시개가 박혀있었다.

이쑤시개의 정체는 철탑이었고, 그만큼 많은 철탑의 진원지는 발전소?

익산으로 내려가는 길에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날파리 시체 투성이라 앞창이 엄청 지저분했다.

앞서 마신 커피의 강려크한 이뇨작용으로 인해 김해졸음쉼터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멀리 구름처럼 떠 있는 듯한 신어산을 감상.

장실로 가자 단체로 볼 일을 보며 담배를 피고 있었다.

갑작스런 짜증에 나이를 떠나 사납게 째려봐도 여전히 입에 담배를 물고 있는 분들, 게다가 관광버스 한 대가 정차하면서 쓰레기까지 투기했다.

꼴값도 풍년, 그것도 단체로 꼴값 풍년의 시대를 맞이했다.

백양산 봉우리에 교묘히 걸린 거대 구름이 압권이었다.

분명 손오공이나 홍길동이 저기에 숨어서 과속 단속 중일게야.

대저분기점을 거치면서 부산에 왔다는 실감을 하게 되었고, 희한하게도 이후엔 정체 구간이 거의 없었다.

익산과 마찬가지로 부산에서의 짧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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