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80129

사려울 2019. 8. 9. 01:25

홍천과 김제를 다녀온 후 차에 주인을 원망하듯 뽀얀 먼지가 소복히 쌓여 있다.

새차를 한 게 얼마 만인지 기억에 나질 않아 마침 햇살 좋은 오후에 자동 세차 한 판 땡기고 물을 훔치고자 부근을 돌아 다니던 중 고속도로에 치여 존재 조차 모르고 있던 아주 자그마한 유적지 겸 공원에 들렀다.

행정 구역상 오산이긴 하지만 동탄 옆이라 걸어서 가더라도 금새 당도할 만한 거리로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에 휑한 바람 뿐이라 잠시 둘러 보며 시간의 흔적들을 자근히 유추해 본다.



북오산 나들목 옆 토끼굴을 지나면 뜬금 없는 장소에 크지도, 매끈하지도 않은 공원이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다.



때론 적막이 필요할 때 들리면 되겠구먼.

오래 머무르지 않았지만 그 사이 가끔 지나치는 차량은 있어도 사람은 전무후무하다.




이 공원의 주인공인 고인돌이 정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앉아 있다.



고독의 짙은 그늘에 있는 고인돌은 역사의 파고에 떠밀린 걸까? 무관심의 시간에 떠밀린 걸까?

동탄 일대에 고인돌과 같은 선사 시대 유적이 도처에서 발견 되는데 그 기나긴 시간 동안 무관심 속에 무관심으로 인한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며 얼마나 추위에 떨었을까?

근데 고속도로 나들목 옆이라 먼지가 많아 자동 세차를 돌려 놓고 바로 닦지 않은 사이 다시 먼지가 뽀얗다.

허나 내 차는 실버라 표가 안나서 패쑤!



잠시 돌아 다니는 사이 벌써 해가 지고 땅거미도 걷혀 진다.

서둘러 낮을 쫓아 내는 밤을 보면 여전히 봄이 오는 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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