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일상_20171022

사려울 2019. 1. 11. 20:03

10월이 깊어질수록 가을도 깊어져 동네 곳곳은 가을로 활기가 넘친다.

요지부동 여름을 안고 있던 나무들이 점점 가을의 매력에 흠뻑 빠지기 시작하는지 잎사귀마다 하루가 다르게 꼭꼭 숨기고 있던 컬러를 터트리기 시작하고, 불어오는 바람의 향기도 완연한 가을 내음이다.



여름이나 겨울에 사람들이 거의 없던 거리는 심심찮게 산책 중인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다.

그들이 바삐 가야할 목적이 아니란 건 시선을 보면 알 수 있는게 앞만 보며 걷지 않고 주위를 천천히 훑어가며 느긋하게 걸어간다.



반석산과 호수공원은 여전히 요지부동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찬찬히 살펴 보면 가을 갈이에 열중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렇게 북적이는 모습을 일 년 중 얼마나 볼 수 있을까?

얼굴에 만연한 미소를 보면 이들이 가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금새 알아 차릴 수 있다.



이참에 반석산에 올라 보자.

낙엽이 익어가는 내음, 걸을 때마다 사각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



서서히 물들어가는 이 색깔도 곱디곱지만 가을이 더 깊어질 때 더욱 찬연한 빛깔을 뿌려 데겠지?



도로가 가로수는 벌써 성급하게 옷을 갈아 입었다.

아니 성급한 게 아니라 다른 것들이 느긋한 게 맞겠다.



길게 뻗은 나무 터널.




동탄복합문화센터 야외공연장의 너른 잔디밭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가을 즐기기에 여념 없는 사람들은 구석구석 머무르며 계절을 즐기고 있다.

해가 질 녘, 집으로 돌아갈 길을 잃어버린 건가 의심이 될 정도로 여전히 사람들은 미소를 챙긴 채 사방을 품어 안으려 든다. 




일반인 동호회 사람들인지 한자리를 잡고 무거운 가방을 내려 놓곤 각자 준비해 온 악기들을 꺼내어 호흡을 맞춘다.

같은 소리지만 연주자의 흥겨운 마음이 뽑아내는 가락은 가을 바람처럼 찰랑이는 파동이 되어 서로의 울림으로 증폭되겠지?



거리를 다니는 차들도 일제히 어둠이 드리우자 꺼져 있던 불을 밝히고, 덩달아 가로등 불빛도 참아 왔던 빛을 끄집어 내기 시작한다.

그저 지나가는 계절인데, 그저 잠시 머무를 뿐인데...

계절, 그 중에서 가을은 잠시지만 세상을 행복에 빠뜨리는 마법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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