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설악산을 다녀 온 이후로 여름 내내 사는 곳에서 멀리 벗어난 여행은 일절 없이 대부분 자전거로 주위를 쏘다니며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계절이 아닌가 싶다.
처음엔 더위가 무척 싫어 숨쉬기 운동만 해야겠다고 다짐했건만 그래도 매년 누리는 하나의 계절이고 낮 길이가 짧아 하루를 길~게 쓸 수 있는 장점도 있지 않겠는가.
자전거와 봄에 새로 영입한 베오플레이 A1, 그리고 텀블러에 채워 놓은 커피 한 사발만 챙겨 돌아 다닐 수 있다는게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의 범주 안에 집어 넣어도 좋을 만큼 내 의지로 충실히 즐기는 것 중 하나니까.
그러다 보니 지루할 것만 같던 여름도 금새 지나 8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부터 곳곳에 가을을 암시하는 흔적의 싹들이 영글어 가기 시작했다.
이 해 여름은 엄청나게 더운 여름이라고 연일 언론 매체를 달구었음에도 지나고 나면 '그까이꺼 별 거 아니네'
결국 8월 중순을 지나면서 그 서슬 푸른 더위도 성깔 죽이는 구먼.
이날도 여느 일상의 휴일처럼 빵빵한 음악을 들으며 텅빈 산업단지를 지나 오산천을 경유하야 오산으로 넘어 가는 길이었다.
지나는 사람도, 인가도 없는 이 구간에선 음악 볼륨을 사알짝 올려 주는 센스~
음악도 듣기 좋고 하늘을 가득 덮은 양떼구름도 찰진 광택에 번지르하다.
오산천을 따라 고수 부지 끝까지 갔다 반환점을 돌아 수련이 가득한 맑음터 공원 부근에 도착해서 잠시 가쁜 숨을 진정 시켜 보자.
마지막 사진에 나의 애마, 자전거가 쉬고 있군.
이 연못은 바로 오산천 옆인데 늘 이렇게 수련이 가득 채워져 있어 여름이면 활짝 핀 연잎이 가득하고 여름이 어느 정도 익을 무렵 연꽃도 하나 둘 꽃망울을 터트린다.
타는 갈증에 담아 온 커피를 훌쩍 비우며 가쁜 숨도 잊고 이렇게 수련이 가득한 연못을 찍어 놓은 숨가쁜 여름의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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