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다다른 건 바람에 푸른 노래를 떼창 하는 대숲과 그 너머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촉석루를 보기 위함이었다.
애석하게도 대숲은 공사중이란 푯말과 함께 출입 금지되어 남녘 이른 봄의 연가로 만족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놀라운 건 10년 전 기억이 전혀 변색되거나 오염되지 않았다.
언제 개방될 지 몰라도 마냥 기다릴 수 없었고, 명확한 다음 목적지인 창원 천주산이 있어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를 털고 떠났다.
진주 촉석루(晋州 矗石樓)는 경상남도 진주시 본성동, 진주성내에 위치해 있는 누각이다. 남강변 절벽 뒤편에 있는 촉석루는 진주성의 남쪽 장대로서, 군사를 지휘하는 사람이 올라서서 명령하던 대이기도 했다. 일명 장원루라고도 한다.
1365년에 처음 건립되었으며, 세운 후 7차례의 중건과 보수를 거쳤다. 그 뒤 한국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1960년 진주고적보존회에서 재건하였으며 앞면 5칸·옆면 4칸이다.
1983년 7월 20일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8호 촉석루로 지정되었다가, 2018년 12월 20일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출처] 진주 촉석루_위키백과
진주 촉석루 명칭유래
호정 하륜이 지은 「촉석루기(矗石樓記)」에 의하면 남강 가에 뾰족뾰족한 돌들이 솟아 있는 까닭에 그 모습을 따서 누각의 이름을 촉석루라고 지었다고 하나, 다른 일설에 의하면 촉석산에서 돌을 캐다가 누각을 지었으므로 촉석루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진주성의 남장대 혹은 장원루라고도 불린다. 전자의 남장대라는 이칭에서는 지휘 장대로, 후자의 장원루라는 별칭에서는 시험장으로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출처] 진주 촉석루_디지털진주문화대전
남가람공원은 남강 바로 옆 대나무 숲길 쪽에 자리하고 있다. 남강 쪽은 자전거길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남가람공원에는 자전거 보관소는 있지만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다. 3월에 방문하면 벚꽃과 산책길 곳곳에 핀 다양한 꽃들을 구경할 수 있다. 공원 끝 쪽에는 화장실과 매점이 있고, 물놀이 분수대가 있어 여름에는 이곳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남가람공원에는 울창한 대나무숲이 있는 남가람 별빛 길이 있는데 꼭 한번 둘러봐야 한다. 빼곡하게 자리 잡은 대나무 숲길은 밤이 되면 숲길에 조명이 켜져 더욱 빛을 발한다. 또 공원 곳곳에 의자와 정자가 있어 편히 쉬어갈 수 있다. 특히 진주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남가람공원에 가면 꼭 가봐야 한다. 근처 경남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한 국립진주 박물관도 가까이 있어 함께 방문하기 좋다.
[출처] 남가람공원_한국관광공사
[이전 관련글]
임실에서 출발하여 오수를 지나 남원에서 고속도로에 올린 뒤 서진주를 거쳐 진주에 도착, 얼핏 10년 만에 진주에 들어선 셈이었다.
곧장 남가람공원에 도착하자 공공주차장이 보이지 않았지만 때마침 공원 건너편 노상 공영주차장에 빈 공간이 있어 거기에 주차를 한 뒤 촉석루 조망이 가능한 공원 전망대 쪽으로 향했다.
원래는 대나무숲을 먼저 찾을 의도였지만 진입금지 푯말이 보여 다른 출입구로 진입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고 촉석루를 먼저 관망하기로 했다.
근데 촉석루가 바로 보이는 자리에 다른 분이 앉아 계셔서 이참에 공원을 한 번 둘러보면 자리가 마련되지 않을까 싶었다.
임실에서부터 곧장 달려오느라 등짝이 약간 젖었었는데 잠시 공원길을 걸으며 땀도 식힐 겸 달달한 여유를 곱씹었다.
여정길이라 그런가?
눈에 들어오는 봄의 흔적들이 온통 아름답기만 했다.
특히나 저 소나무 자태가 멋지다고 느꼈지만 공원을 잠시 둘러본 뒤 이처럼 자태가 멋지거나 거대하거나 둘 다 겸비한 나무가 수두룩했던 만큼 공원의 역사도 그렇고, 관리도 공들였음을 추측해 볼 수 있었다.
남녘 봄이 이르긴했다.
진달래를 찾아 떠나온 여정에서 만개한 영산홍을 보게 될 줄이야.
조금 오래된 만큼 성숙한 신록이 깃든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본 뒤 다시 촉석루를 정면에서 관망할 수 있는 자리로 돌아가 적당한 자리를 잡고 잠시 명상에 젖듯 유유히 흐르는 남강과 촉석루를 응시했다.
처절한 역사에도, 황금기에도 늘 유유한 남강과 거기에 기댄 촉석루는 한 폭 그림 같았다.
때마침 나룻배가 먼 길 나섰다 돌아오는 타이밍이라 그마저 막연히 응시했다.
조금 자리를 옮겨 촉석루 정면이 조망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 사이 촉석루에 나룻배가 정박 중이었다.
누군가는 기대를, 누군가는 체득을 안고 다가오거나 떠났다.
다시 공원 공공화장실 옆 대숲 출입구로 갔지만 아쉽게도 전체가 출입금지였다.
진주에 들렀던 이유들 중 하나였는데 여전히 건재한 대숲만 확인한 걸로 만족해야 스것다.
대숲을 우회해서 남강 고수부지로 향했다.
여기 또한 멋진 나무가 흔한 것들 중 하나였다.
왜 이리 부러울까?
고수부지에 진주의 마스코트 하모가 익살맞은 모습으로 미소 짓고 있었다.
SNS 친구분의 귀띔으로 하모란 걸 알았으니까 이번 여정 또한 의미 있는 깨달음과 배움이 있었다.
강변에 멋진 나무 찾기?
그냥 여기에 자생하는 나무들이 하나 같이 한 자태를 가진 존재들이었다.
도착해서 바로 향했던 대숲 출입구로 다시 돌아왔다.
물론 주차된 곳이 이곳 맞은편이라 돌아서는 발걸음이었지만 여전히 아쉬워 다시 이 자리를 찾아 대숲의 겉모습들을 훑어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창원으로 가는 길목이라 과거를 회상하며 찾았던 남강변 대숲은 이렇게 대략적인 모습만 확인할 수 있었고, 이 순간을 끝으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흐름이 없을 것만 같던 남강도 시나브로 유유히 흐르듯 정체되어 있을 것만 같았던 시간도 어느샌가 10년이 흘러 변하지 않을 것만 같던 모든 존재들이 기실 변화의 물결을 거스르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에 떠밀려 점점 무르익어가는 것들은 안타까워할 겨를 없이 변화를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짧은 순간의 아쉬움을 금세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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