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바위 신선, 임실 상사봉_20240409

사려울 2024. 6. 17. 17:03

무심히 들판에 솟은 멋진 바위산과 함께 봄은 그렇게 내륙 깊은 곳에 뿌리를 내려 분출하는 화산의 마그마처럼 몽실몽실 피어올랐다.
그래서 벌판에 화색이 돌고, 메마른 바람에 향기와 이야기를 실어 날랐다.
가는 길 내내 길가 벚꽃의 앳된 환영으로 시간을 잊은 채 가던 속도를 줄여 시선을 맞춰 교감의 유희를 즐겼다.

 

전설에 의하면 상사봉에는 불을 뿜는 도깨비가 살았다고 해서 ‘화산火山’이라 불렸다고 한다. 높이 100m가 넘는 암벽을 대패로 밀어 놓은 형세다. 인근 지역 119구조대는 이곳을 암벽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상사봉은 산속의 산이다. 표주박처럼 길쭉하게 도지봉, 제비설날, 지초봉, 배나무골 등을 거느리고 있기도 하고, 호남정맥인 박이뫼산, 갈미봉, 경각산, 국사봉이 상사봉을 반달 모양으로 감싸고 있다. 첩첩산중에 위치한 탓에 한겨울에는 전주 시내에 비해 6~8℃ 정도 기온이 낮다고 한다.
[출처] 전라도의 숨은 명산, 상사봉_월간 산
 

[전라도의 숨은 명산 상사봉] 불도깨비가 살았다는 위압적인 암봉 - 월간산

전라북도 임실 신덕면을 지나는 55번 지방도로를 가다 두 봉우리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내 시선을 끈 것은 상사봉想思峰(402.1m)과 노적봉(405.3m)이다. 두 봉우리는 작은 하천인 옥녀동천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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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출발하여 매끈한 도로를 따라 관촌으로 간 뒤 다시 49번 도로를 따라 운암으로 향했는데 거의 고속도로와 같던 도로가 원천로터리를 지나면서 분위기와 도로 형태가 급격히 바뀌며, 덩달아 한적한 산길이 되어 버렸다.

봄이 내려앉는 벌판을 지나 작은 고갯마루를 넘자 복숭아밭의 핑크빛이 기나긴 골짜기를 물들였다.

봄꽃이라 알면서도 간과했던,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빼면 곤란한 복숭아꽃이 만발했다.

옥정호로 향하는 길에 골짜기 끝 모퉁이를 돌아 멈출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 자태만으로도 우러러보게 된 신선 같은 거대 바위, 아니 바위산인 상사봉을 마주하며, 감탄 외엔 즉각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산에 둥글고 거대한 바위를 꽂아 놓은 듯한 자태로 한눈에 시선이 끌렸고, 잠시 가던 길을 멈춰 길가에 서서 세세히 바라보며 상상의 날개를 띄워 어느새 봉우리에 동경과 경탄을 살포시 내려놓았다.

만약 임실을 다시 찾는다면 상사봉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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