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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잎 바람결에 흥겨운 붕어섬, 임실 옥정호에서_20240409

사려울 2024. 6. 18. 17:17

가는 길도, 주변을 아우르는 풍광도, 하다 못해 이름조차 이쁜 옥정호의 평온에 헤엄치는 붕어섬은 어느덧 붕어빵 이상의 명물이 되어 관광지로 다듬어졌다.
비록 황사와 미세먼지 연합 방해 작전이 있었음에도 사유를 넘어선 본질을 흐트릴 수 없다.
잠깐의 오르막 이상으로 여과 없이 보여주는 심연의 세상에서 봄어항 속 잠자는 붕어 한 마리 낚아 휘날리는 벚꽃잎을 뿌린 뒤 마음의 견고한 벽에 걸어둔다.
머나먼 길 달려왔다 다시 머나먼 곳으로 떠나야 되는 게 고행이라면 거치는 경험들은 값진 통찰이다.
그리하여 다음 통찰을 위해 진주로 떠난다.

옥정호는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과 정읍시에 걸쳐 있는 호수로 섬진강 상류수계에 있는 인공호수.
운암호라 불리기도 하며, 총 조수용량은 4억 6600만t이고, 면적은 16㎢이나 만수위 때는 26.51㎢에 이른다.
1965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인 섬진강댐이 임실군 강진면 용수리와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 사이의 섬진강 좁은 협곡에 축조되면서 생긴 저수지이다. 옥정호의 등장으로 최대 발전량 3만 4,800㎾의 전기를 생산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하류 지역의 만성적인 홍수 및 한발의 자연재해를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홍수조절량은 2,700만t이며 용수 공급량은 연간 3억 5000만t에 이른다. 수력발전에 이용된 유수를 동진강으로 유역 변경시킴으로써 동진강 하류의 경지 1만 7,890정보, 계화도 간척지 3,050정보, 부산 농지 확장지구 5,000정보 등 4만 5,700정보에 관개용수를 공급, 연간 200만석의 식량을 증산하게 되었다.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전주, 정읍, 김제 시민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의 기능도 하고 있다.
옥정호에는 붕어ㆍ잉어ㆍ가물치ㆍ쏘가리ㆍ메기ㆍ뱀장어ㆍ자라ㆍ눈치ㆍ꺽조기ㆍ피라미ㆍ납조기ㆍ배불러기ㆍ초어ㆍ떡붕어ㆍ월남붕어ㆍ날치ㆍ빙어 등 다양한 담수어족이 풍부하지만 1999년 8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낚시행위 등에 제한이 있다.
옥정호반을 가로지르는 운암대교는 1989년 준공되었으며, 특히 봄가을에는 일교차 때문에 옥정호에서 피어나는 물안개와 붕어마을로 불리는 호수 안의 섬이 명소가 되어 국사봉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출처] 옥정호_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옥정호(玉井湖)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ncykorea.aks.ac.kr

붕어섬은 옥정호 안에 있는 섬이다. 임실군의 "섬진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2023년 3월 옥정호 출렁다리가 정식 개장하여 붕어섬을 도보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며 옥정호 관광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붕어섬 내에 봄에는 튤립, 작약, 철쭉 등이, 여름에는 수국, 가을에는 국화, 구절초가 만개하여 관광객을 맞이한다. 2024년 5월 방문객 100만명을 달성하는 등 임실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역할하고 있다.
[출처] 붕어섬_나무위키
 

붕어섬

파일:붕어섬(축소).jpg 파일:출렁다리(임실군).jpg 옥정호 붕어섬 왼쪽 튀어나온 부분에 오른쪽 사진과 같이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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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봉에서 출발하여 운암면을 지나 옥정호에 다다르게 되었는데 운암면과 옥정호를 연결하는 746 도로는 온통 벚꽃으로 도배되어 지나는 차량들은 그 화사한 정취에 음주 운전을 하는 것처럼 하나같이 서행을 했고, 내 차량도 마찬가지로 비틀거리지 않았을 뿐 아주 천천히 꼬리 밟기를 하며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요산공원을 지날 무렵엔 늘어선 차량으로 진행 속도가 뚝 떨어졌지만 길가 진행 요원들에 의해 큰 무리 없이 지날 수 있었다.

옥정호와 붕어섬, 그리고 그와 연결되는 벚꽃 자욱한 길을 보기 위해 국사봉 초입에 도착, 때마침 걸려온 친구 녀석과 잠시 통화한다는 게 1시간을 통화해 버렸다.

전화를 끊고 서둘러 국사봉으로 향하는데 지난번에 비해 왠지 가는 길은 더 좋아진 느낌적인 느낌.

그만큼 국사봉으로 가는 길에 조금만 수고하면 멋진 화답을 들려줄 거란 믿음엔 변함없었다.

초입에 바로 기나긴 계단길이 나와 압도당할 수 있겠지만 멀리 휘어지는 모퉁이를 돌면 크게 힘든 건 없었다.

잠깐 계단길이 바뀌긴 해도 크게 가파른 길도 없었다.

첫 번째 전망대에서 경쾌한 봄의 정취 속 붕어는 여전히 이쁜 봄의 색동옷을 입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엔 경작지와 나무숲으로 된 옷을 입었었는데 지금은 붕어 입에 낚싯줄이 매달려 있고, 여러 빛깔이 어울려 그때와 확연히 다른 색동옷이었다.

하지만 여기가 첫 번째 전망대는 아니었는데 기지국이 들어서면서 뒤편에 가려져 오르는 길엔 보이지 않아 내려올 때 확인했다.

옥정호반을 따라 유연하게 굽이치는 도로엔 절정의 벚꽃이 피어 길게 줄지어 있었다.

사실 임실에 올 때는 벚꽃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화사한 벚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역치는 훠얼씬 뛰어넘었고, 때에 따라서 꽃잎이 떨어지는 곳도 있어 제대로 된 4월의 눈을 감상하는 것 또한 덤이었다.

이럴 때 한 번 외쳐야지, 개꿀!

호반 도로를 따라가면 전주와 순창을 잇는 27번 국도가 있었는데 전라도에서 가장 번질나게 드나들었던 순창을 가기 위해 늘 27번 국도를 이용했기 때문에 감회는 남달랐다.

내가 가진 렌즈로 최대한 당겨 붕어섬을 보면 수변 모양은 그대론데 붕어의 몸 구성이 확연히 달라지긴 했다.

한 폭의 넘나 멋진 정원이 되어 있을 줄이야.

국사봉 여정만 잡고 붕어섬으로 건너는 일정은 빼버렸고, 뒤늦게 이 모습을 확인한 뒤 아쉬움으로 통곡했다.

첫 번째 전망대를 떠나 다시 오르막길을 얼마 오르지 않아 두 번째 전망대에 닿았다.

첫 번째 전망대가 조금 가까운 지형적 이점으로 붕어섬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본질이 마이크로한 전망대라면 두 번째 전망대는 붕어섬을 위시해서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옥정호 일대를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매크로한 전망대였다.

그래서 붕어섬이 하나의 작품이 아닌 옥정호를 담고 있는 작은 산세와 그 한가운데를 유영하는 붕어섬을 담고 있어 진정한 절경을 위한 갤러리라 하겠다.

옥정호 붕어섬(외앗날) 전망대
옥정호는 섬진강 상류 수계에 있는 인공 호수다.
섬진강 다목적댐의 건설로 인하여 수위가 높아지자 가옥과 경지가 수몰되고 옥정호 안에는 붕어 모양의 육지 섬이 만들어졌다. 조선 중기에 한 스님이 이곳을 지나다가 '머지 않아 맑은 호수, 즉 옥정(玉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여 옥정리라 하였다고 하며, 여기에서 유래하여 운암호 또는 섬진호로 부르던 것을 옥정호로 고쳐 부르게 됐단다. 옥정호는 물이 가득한 호수였다.
외앗날은 1965년 섬진강 다목적댐이 건설돼 옥정호(운암저수지, 갈담저수지)가 만들어지며 섬이 돼버린 산 능선이다. 주민들은 '산 바깥 능선의 날등'이란 뜻으로 외앗날이라 부르지만, 등산객, 사진가들이 금붕어를 닮았다며 붕어섬으로 부르기 시작해 함께 쓰인다.

크롭 16mm 화각보다 더 넓은 아이폰 초광각으로 담았다.

역시 같은 아이폰 광각에 비해 화질이 구리긴 한데 예전에 종종 사용하던 고프로에 비해선 그래도 훠얼씬 나았다.

확실히 과거에 비해 붕어섬은 비쥬얼이 풍성해졌다.

그렇다고 과거를 평가절하하고 싶지 않았던 게 변화 이전도 소소한 경작지와 역시나 소소한 한 무리 나무숲이 꽤 조화로웠기 때문이었다.

붕어섬을 감싼 옥정호를 다시 끈처럼 두르는 749 도로는 운암면에서부터 한결같이 벚꽃 휘장을 둘렀는데 이 또한 빼어났다.

전망대를 떠나 국사봉으로 오르는 길은 능선을 따라 오르며 옥정호에 묶여 있던 시선을 바깥세상으로 되돌려줬다.

가파른 오르막은 아니지만 암석들을 지나가는 길이라 변칙적이었고, 위험하지 않지만 절벽에 준하는 구간도 많아 그런 구간에선 안전장치가 도배되어 있었다.

이번 여정의 원초적인 동기, 바로 진달래가 남아 있었지만 국사봉 일대 진달래는 본질이 아닌 갈증을 일시에 해소시켜 주는 생수 한 모금 정도였다.

정상 아래 즈음 지날 무렵 국사봉을 넓게 휘두른 749 도로와 그 도로에 열 지어 화사한 분수를 틀어놓은 벚나무들이 미세 먼지로 뿌연 대기 중에도 명징하게 보였다.

임실에서 올 때 이용했던 길이기도 했다.

국사봉으로 오르는 구간 중 가장 위험한 구간이었지만 이렇게 안전장치가 도배되어 있어 큰 무리 없이 세상 풍경을 둘러보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붕어섬 전망대가 옥정호 붕어를 위한 스팟이라면 국사봉은 일대 세상에 대한 스팟이라 여기서 머뭇거리지 않고 이 멋진 능선을 따라 봉우리로 향했다.

어렵지 않게 해발 475m의 국사봉에 도착했다.

주변이 온통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긴 해도 높은 산이 없어 이 고도에 많은 것을 보여주는 산이 바로 국사봉이었다.

그래서 사방팔방 세상을 아주 천천히, 세세하게 정독했다.

정상 표지석과 함께 덩그런 나무 또한 국사봉 정상의 시그니처였다.

아름답고 화사한 벚꽃이 수놓은 749 도로는 멋들어진 사행을 하며 역동적으로 꿈틀거려 어디론가 흘러가는 뱀 같았다.

꽃뱀?

국사봉에서 북쪽 방향은 임실에서 옥정호로 올 때 거쳤던 상사봉과 그 옆 노적봉, 그리고 운암면의 벌판이 보였다.

물론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우뚝 솟은 모악산도 보였다.

북동쪽 마이산이 있는 방향.

미세 먼지로 인해 아쉽게도 마이산을 볼 수 없어 가슴으로만 그릴 수밖에 없었다.

국사봉 바로 아래 절벽 위에는 추억도 묻어뒀고, 세상도 묻어뒀다.

하산길 봉긋 솟은 바위 위에 묵묵히 덕을 쌓은 소나무 한 그루가 잠시 마음을 앗아갔다.

키는 작지만 바위 위에서 아주 조금씩 가지를 키운 긴 수령일 터.

예전에 비해 없던 데크길도 추가적으로 연장되어 오르고 내리기 한층 수월해졌다.

내려가는 길에도 붕어는 지치지 않고 왕성하게 따라다녔다.

오를 때 기지국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전망대는 내려가는 길에 보였고, 이 전망대가 원래 국사봉 오르는 길에 가장 먼저 만나는 전망대로 거기서도 몇 컷 더 담았다.

원래 없던 계단이었는데 이로 인해 국사봉에 닿기까지 한층 수월해졌고, 길로서만 놓고 본다면 이 구간이 가장 멋진 길이었다.

출발점인 국사봉 전망대 휴게소에 도착, 원래 있던 카페는 불이 꺼져 문이 굳게 닫힌 상태라 아쉽게도 눈부시게 화사한 벚꽃을 끝으로 옥정호의 멋진 세계를 벗어나 다음 목적지인 창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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