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숨가쁘게 달려가는 시간

사려울 2014. 12. 7. 17:21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건 거부할 수 없는 약속이지만 마치 앞만 보며 질주하는 차에 탄 사람인 양 앞만 유심하게 보다 보면 간과해 왔던 나머지 부분이 소홀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느새 내 눈엔 여름보다 가을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한가위 연휴를 숨가쁘게 달리고 잠시 숨을 고르듯 연휴 이후 첫 주말은 그간 먼 거리에 대한 피로에 지친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도시 전체가 조용하다 못해 서산의 일몰조차 미세한 소리가 느껴지는 착각이 들었다.

그 소리의 아름다운 선율을 먹고 자란 이 들판은 곧 가을 옷을 갈아 입겠지?



서편하늘을 기웃거리던 해도 지쳐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낮이 짧아 지자 덩달아 주말도 짧아진 느낌이다.



철새처럼 약속 장소를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는 구름들은 유독 휴일의 여유라는 렌즈로 인해 정겹게 보인다.

늘 그들은 같은 모습일 뿐인데...



동탄 남편에 작다 못해 귀엽기까지한 코스모스 군락이 지나는 바람살에 덩달아 춤을 추며 여름의 습한 냄새가 빠지고 다가온 가을의 사연을 바람 대신 귀띔해 주는 것 같다.

푸르른 들판도 황금의 추억으로 물들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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