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설 연휴, 둘째 날_20170128

사려울 2017. 6. 18. 05:12

아버지 제사를 끝내고 급격히 누적된 일상의 피로에 나도 모르게 오후가 저물 무렵까지 단잠에 빠졌다.

다른 식구들이 뒤늦게 도착해서 흩어진 잠을 간신히 떨치고 동탄 나들이를 가자는데 한 편으론 귀찮게 다 똑같은 도시를 구경할 게 뭔 심보!라면서 투덜 댔지만 일 년 중 몇 번 본다고 속에 있던 심술을 여과 없이 표현하겠는가 싶더라.

워낙 산을 좋아하는 매형의 구색에 맞춰 줄 심산으로 동탄 인근에 있는 독산성으로 핸들을 돌려 유유히 찾아간 그 곳은 역시나 고도에 비해 사방으로 전망이 틔여 있어 별 기대 없었던 다른 가족들조차 눈을 크게 뜨며 주위를 사정 없이 두리번 거리기 일쑤다.(초여름의 신록, 오산 독산성 세마대를 가다, 야심한 밤에 찾은 보적사, 20140525_비 오는 날, 독산성 산책, 독산성 세마대_20150228)



중턱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보적사까지 걸어 올라 오는 길은 생각보다 비탈이 가파른 편인데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 오느라 힘들지는 않았다.

연세 드신 오마니께서 힘들어 하실까 걱정이 되서 틈틈히 쳐다 보면 쉽지 않은 길인데도 잘 따라 오신다.

보적사에 올라와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산 아래를 둘러 보면 한눈에 전망이 허벌나게 펼쳐져 이 나즈막한 산에 올라와 봐야 뭐가 그리 보이겠냐는 별 기대감을 두지 않았던 누님 가족들이 반전의 영화를 감상한 표정이다.



명절 연휴를 이용해 가까운 유적지를 찾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았던 만큼 평소와 달리 주로 가족 단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독산성의 북서쪽은 햇볕이 잘 들지 않아서 그런지 내린 눈이 얼어 붙은 흔적들이 많다.



독산성의 북편에 개발이 한창인 태안지구와 인척에 고속도로가 끝나는 안녕나들목이 펼쳐져 있다.



독산성의 봉우리 격인 세마대를 가로질러 반대편 동남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바로 눈 앞에 가족들이 우리를 찾다 발견하곤 그 자리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서 있던 자리 너머 오산 세교신도시가 있다.

북편과 달리 산성길은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 답게 눈이 녹아 질퍽하다.



세마대에 자리 잡고 늘 동탄으로 내려다 보는 바위 하나.



산성길로 내려와서 보면 그 바위는 생각보다 크다.

울 조카님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산성길을 걸으면서도 이렇게 스마트폰에 연신 미소를 날린다.

그 빠져 있는 폰 덕분에 밑으로 정신 없이 내려가다 우리가 불러서야 다시 방향을 바꿔 올라오는 길인데도 여전히 폰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날이 어둑해 지기 시작할 무렵 다른 가족들의 합류 소식이 들려 동탄으로 내려와 차를 세워 놓고 카페로 걷던 중 공항버스 정류장 겸 간이 시외버스 터미널 유리벽에 이런 홍보물이 붙어 있다.

종종 가던 태백, 사북을 여기서도 갈 수 있게 되다니.(하늘 아래 가을 나린 태백, 정선_20141018, 사북의 잃어버린 탄광마을_20141129, 용평 산중에서 정선까지_20150530, 한강의 세상 만나기, 검룡소_20151128)

그 이전까지는 회사에서 퇴근 후 동서울 터미널로 가서 시외 버스를 이용했었고 돌아오는 길에도 동서울로 와서 광역버스를 이용하거나 수원 터미널을 이용했었는데 이렇게 노선이 생긴다면 덜 번거롭다.

허나 근래엔 대중 교통이 아닌 승용차를 이용 했었다는 거~

진작 생겼더라면 더 자주 여행 코스로 잡았겠지만 하루 편도 3회 운행이라면 여전히 불편하다.

우등버스라서 그나마 긴 여행길에 자리는 편하게 되었으니 점차 좋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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