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설 연휴, 첫 날_20170127

사려울 2017. 6. 15. 03:59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설날 연휴, 허나 올해는 연휴 3일 중 이틀이 주말 일요일에 끼여 있어 말 그대로 엿 같은 상황이다.

직장인들은 휴일 맞이하는 맛에 주중 근무가 아무리 힘들지라도 위안 삼아 견디는데 이런 힘 빠지는 시츄에이션 같으니라구!

많으면 5일, 대체 휴일 포함 적어도 4일이라면 꼴랑 하루 차이에 이렇게 기분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라...



제사 준비를 얼릉 끝내고 자전거를 타며 유유자적하는 사이 하루 해가 지려는데 기록해 놓은 사진은 없고 해서 별 의미 없이 텅빈 공원을 찍어 놓고 잠시 한숨 돌렸다.

예년 꾸준히 찍어대던, 하다 못해 폰카로도 자전거 타거나 도보로 틈틈히 찍던 사진이 급 시들해진 느낌이다.

귀찮기도 하고 늘 같은 자리에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다 보면 사진으로의 신선한 소재가 없어 덩달아 귀찮아지는 거겠지.(구정 설날, 노작공원의 설연휴_20150218, 병신년 설날 연휴의 둘째 날_20160207)



집으로 돌아가 허기진 배를 달래곤 다시 가출해서 찾아간 반석산 둘레길은 설 연휴의 밤이 깊어감과 함께 가뜩이나 적막한 공기가 더 고요해져 허투루하게 스치는 밤바람마저 대기를 가득 채우는 느낌이다.

낙엽 무늬 전망데크에 올라 개발에 물이 오른 동탄을 바라 보자니 화려한 가로등만 남아 텅빈 공간을 활보하시는 중이다.

기회다 싶어 한껏 틀어 놓은 음악 소리는 평소 제 성능까지 올려 주길 간절히 바랜 갈증을 한 풀이 하듯 사방으로 나부끼며 꿈틀대는데 세상이 넓긴 넓은지 최고의 볼륨을 겁없이 올렸건만 기우였다.

주위만 가득 채우고 조금 떨어진 자리는 급격히 그 촉수를 거두어 버렸다.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서 라마다호텔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에 일련의 불빛이 정갈하게 밝혀져 길 안내를 하는 것만 같다.

반석산 북편의 불빛이 밝혀져 있는 이 길은 햇볕이 잘 들지 않아 반대편 노작마을 위 둘레길과 달리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추위에 그대로 얼어 붙어 빙판길과 다름이 없다.

내려 오는 길은 살얼음판을 걷는 양 조심조심.




미끄러질까 워낙 긴장하면서 걸었던 탓에 사진으로 남겨둘 겨를 없이 평지로 내려와 버렸다.

그러면서 응축된 긴장을 이완시키고 하염 없이 걷던 중 또 한 번의 댄스댄스!

여기는 한술 더 떠서 녹았다가 이내 얼어 버린 빙판길이 되어 서 있는 자세조차 가누기 힘들다.

일 년이 조금 지난 겨울에 겨울 답지 않은 비가 내림과 동시에 한파가 찾아와 고스란히 얼어 버린 빙판길(빙판길_20141220)을 떠올리며 역시나 차분한 연휴의 첫 날을 보냈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 연휴, 셋째 날_20170129  (0) 2017.06.24
설 연휴, 둘째 날_20170128  (0) 2017.06.18
일상_20170122  (0) 2017.05.25
일상_20170121  (0) 2017.05.23
일상_20170119  (0) 2017.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