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70122

사려울 2017. 5. 25. 08:49

혼자 부시시하게 일어나 눈 내린 휴일 아침, 맑은 햇살이 창 넘어 취한 잠을 깨웠다.

조금 내린 눈에도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 베란다 창을 열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휴일 여유를 누리며 눈이라는 장난감을 맘껏 즐기고 계신다.

채 온전치 않은 졸음을 애써 떨치고 대충 끼니를 챙긴 후 커피와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와 정처 없이 걷다가 어느새 반석산으로 돌려진 발걸음을 굳이 돌릴 필요가 있겠는가 싶어 발길이 닿는대로 맡겼다.



이런이런... 정원 초과 하셨구먼.

노작마을 노인공원 초입에 도착하자 정원 초과한 썰매가 전복해 버린다.

사고와 동시에 깔깔거리는 웃음 소리에 시선이 갈 수 밖에...



둘레길에 들어서 고스란히 쌓여 있는 눈길에 빛 바랜 낙엽 하나가 꽂혀 있다.



양지 바른 곳은 벌써 눈이 녹기 시작했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햇빛 내리 쬐이는 방향으로 보고 있어 다른 곳에 비해 눈이 많이 녹아 있다.



반석산 둘레길을 걷다 오산천 전망 데크에서 바라 본 해무리공원은 오산천을 사이에 두고 동탄2신도시에 조성 중인 신생아 답게 빈약한 묘목들이 듬성듬성 심어져 있고 그 너머에 동탄역세권의 빌딩숲이 성장하고 있다.




유독 많은 새들이 쉬며 머무르는 오산천에 오리 부부가 강물을 유유히 헤엄 치며 데이트 중.



가던 길을 다시 재촉하면 좀 전과 달리 응지가 드리운 곳이라 어제 내린 눈이 고스란히 쌓여 있고 그 눈 쌓인 둘레길 한가운데 솔방울 하나가 지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얀 눈밭에 버티고 앉아 있어 금새 눈에 띄일 수 밖에 없다.



연리목 쉼터로 올라가는 오르막길로 둘레길에서 가장 난코스(?)

아무래도 눈이 쌓여 있어 오르내리는 길들을 이용하는게 쉽지가 않다.

미끄러질까 싶어 옆에 줄을 잡고 조심조심~

실제 아무런 생각 없이 내리막길에 접어 들었다 미끄러졌는데 둘레길 따라 몇 미터 내려가 있더라.

만약 이런 길에서 미끄러진다면 아찔 하겠지?



낙엽 무늬 전망 데크가 보인다.

눈이 내려서 쌓인 상태라 역시나 둘레길을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 전망 데크에서 흘린 땀도 식히고 턱까지 차오른 한숨도 돌리면서 커피 한사발 때렸다.





오후 5시반이 조금 지날 무렵 이렇게 해는 지고 어둑해지기 시작한다.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지를 한 달 여 지났다고 그나마 해가 늑장을 부리는 거다.



센트럴파크로 내려가기 전, 잠깐 쉬는 곳.

그러면서 다음엔 어디로 튈까 아주 짧게 고민하는데 이날은 센트럴파크로 내려가면 바로 반기는 엔제리너스로 고고~





계단을 내려가던 중 둘레길을 걷느라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응원해 주는 눈사람 하나가 맞이해 준다.

근래 본 눈사람 중에서 가장 인물이 훤칠하고 롱다리 되시것다.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 남은 묘한 공백을 느낄 수 있다.




해가 질 무렵에 볕이 잘 드는 곳이라 고드름이 맺혀 있다.

카페에 들리기 전, 전형적인 겨울 풍경이 완연한 공원에서 하루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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