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밥 말리 턴테이블을 겟하다._20160925

사려울 2017. 3. 7. 22:34

한가위 때 구입한 밥 말리 턴테이블은 완전 오판이라 외치고 싶다.

중견 업체에서 제조한 가격에 음질과 마감은 차라리 어설픈 초저가 중국 제조사들의 잘 만든 턴테이블이라고 비유하면 좀 직성이 풀리는구만.



결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어뎁터의 고주파 노이즈가 앰프에서 그대로 증폭되는 바람에 헤드폰을 끼고 오래 듣고 있노라면 몇 년 전의 피로가 회상되는, 최악의 소리를 뿜어 낸다.

상판을 리얼 대나무로 마감하여 파격까지는 아니지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식의 범위 내에서 실험적인 도전을 감행한 건 나쁘지 않았고 전체적인 디자인도 탄탄한 편이다, 물론 가격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허나 20만원대 중반-각종 쿠폰 신공을 발휘했음에도-의 가격이라고 보기엔 최악의 노이즈와 상판 투명 아크릴 덮개를 면 소재 검정 부직포로 대체한 디자인 강박증은 납득이 안간다, 납득이.

마지막 곡 재생이 끝나면 자동으로 톤암이 리턴 정도는 돼야지.

필수가 되어 버린 내장 포노 앰프의 소리도 가격에 비한다면 밸런스가 좋은 편이 아니다.

쓰다 보니 악평 일색인데 원가를 낮추려 싸구려 어뎁터를 채택한 건 밥 말리의 음악적 퍼포먼스를 이용한 상술일 뿐, 몇 번 입질 시도 했던 포터블 스피커조차 이제 언위시 리스트로 올려 놓을 수 있어 한결 가뿐해 졌다.

하는 수 없이 프리 앰프에 물려 가끔 들을 수 밖에.

볼륨 조절도 되지 않는 헤드폰 단자는 왜 있냐!

만들다 만 습작, 밥 말리 턴테이블.


PS - 우연찮게 케이블 교체를 했는데 기계음이 들리지 않는다.
아니 미세한 화이트 노이즈는 있지만, 거슬릴 수준이 아니다.
내 오판으로 이 녀석을 평가절하 했음을 인정.
온전히 기계음은 사라져 기분 좋고, 오해했던 이 녀석한테 미안하다.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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