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가을 찾기, 일상_20220926

사려울 2023. 12. 5. 21:57

정처 없이 걷는 가을 길목에서, 어차피 계절은 명확한 길을 선택하지 않고 가장 화평하며 뚜렷한 간극도 없었다.
인생의 변곡점처럼 시간에 대한 명징한 기약은 없어도 필연의 만남과 작별만 명제로 다짐할 뿐이었다.
걷는 걸음 사이 로즈의 이쁜 품새에 깊은 한숨 뱉어 버리듯 잠깐의 휴식은 혐오가 도저히 가장할 수 없는 뽀얀 사색의 선물이었다.

베란다에 어느새 방아나물이 제 안방처럼 자라 꽃을 선물한다.

서로의 관심에 함께 화답하는 징표다.

가을이 짧다고 여겨지는 건 사람들 머릿속에 그려진 전형적인 가을만 추동하기 때문이다.

오는 가을에서 아름다운 진면목을 찾는다면 가을은 충분히 긴 시간이다.

로즈 동생이면서 무척 경계심이 많으면서 다가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녀석이지만 이쁜 옷을 입었다.

얼굴만 이쁜 게 아니라 행동과 마음도 이쁜 로즈는 동네 안방마님이다.

지나는 길에 눈이 마주치면 쉬다가도 인사 삼아 다가와 반가운 징표로 스치고 눈인사를 건네준다.

친근하면서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로즈, 가을이 이와 같다.

반 년 정도 자란 어린 녀석인데 처음 보는 칡이다.

가로수가 가을이 왔음을 귀띔해 준다.

그렇다고 경박하거나 큰소리로 알려주지 않고, 속삭이듯 나풀거린다.

아름다운 가을이 깃들기 시작하는 가로수터널.

실컷 걷고 피자로 폭식한다.

천고마비?

가을맞이에 활동량이 늘어나고 덩달아 음식도 곱절로 땡기는 계절, 가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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