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261

베란다 정원에 새식구_20160417

봄을 타고 들어온 베란다 정원의 새식구가 훈풍과 따사로운 일광을 먹고 자라 어느덧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렸다.평소 이런게 있나 싶을 정도로 내 싸랑을 받을 겨를 없긴 했지만 나른한 휴일 오후에 보고 있노라면 너무 잘 자라 내게 미소 지으며 윙크하는 그 모습이 참 대견해서 가끔, 아주 가~끔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둔다. 이 녀석은 꽃이 참 특이하다.육안으로 봤을 때 이게 꽃인가 싶은데 자세히 보면 꽃 모양을 띄고 있으며 전체적인 컬러가 슷비슷비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뿐.옆에 지지대는 집에서 쓰던 나무젓가락이구먼.여타 꽃처럼 화려한 컬러만 없다 뿐이지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의로움은 말해 모해. 요염한 자태~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빛깔은 마치 공들여 만들어 놓은 조화 같다.약간 노출 오버가 되는 바람..

선거날_20160413

봄의 정점에 국회의원 선거날.덕분에 이 좋은 시절을 푸근히 누릴 수 있구나, 하여 얼른 한 표를 행사하고 가까운 동네 산책으로 봄을 만난다. 어느 아파트 단지에 탐스럽게 익은 볼그레한 벚꽃 송이송이들의 유혹에 참지 못하고 들어가 담아 둔 몇 장의 사진들 퍼레이드.겨울이 만들어 놓은 여백과 새롭게 탄생하는 숨어 있던 색상이 공존하는 봄은 이런 매력이 있어 흔히들 기다리나 보다.피어 나는 그 새로운 색상엔 향이 불거져 나오고 그 이끌림에 분주한 소리들도 빠질 수 없지.게다가 겨울에 익숙해진 폐부에 느껴지는 훈풍은 이 모든 늘어진 감각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땅에 붙어 쉽게 지나치기 쉬운 꽃들은 관심이 없더라도 어디선가 열심히 그 매력을 발산 중이다, 성숙해 지기 위한 통과 의례로 꽃 잎을 떨구고 본격적인 도..

봄이 익어가는 마을_20160409

올해 다짐한 것들 중 하나가 오마니 모시고 가끔 여행 가기.여행은 좋아하시는데 가는 건 겁내신다.그 말쌈이 무언고 허니 우리 나라 지천을 보시면 늘 감탄사 연발하시면서도 여행 후 유형의 결과물이 없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것.그래도 여행을 좋아하시는 반증은 막상 길을 떠나면 잘 따라 오시며 아주 유심히 주위를 감상하신다.그래서 봄이 한창 익어갈 무렵, 간소하게 준비해서 망설임 없이 길을 떠났다. 토요일 오전에 출발하여 점심 무렵 도착, 끼니를 해결한 후 경산으로 향하던 중 금호강변에 제법 규모가 큰 꽃밭을 발견했다.어차피 완벽한 목적지와 경로를 집착하지 않는다면 여기도 여행의 일정 중 하나로 급조할 수 있는 고로 차를 세우고 꽃의 군락지로 몸을 날렸다. 나즈막한 키로 땅바닥에 붙어 소리소문 없이 자라..

남산에 봄이 가져다 준 소식_20160406

얼릉 점심을 해치우고 남산으로 향하는 길엔 연일 미세 먼지가 심각한 날이었다.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넋 놓고 있기엔 넘무나 아까운 계절, 봄이지 않은가!미리 가져온 카메라를 챙긴채 편한 워킹화를 신고 막무가내로 눈 앞에 보이는 남산으로 향했다. 바로 코 앞에 벌떡! 서 있는 남산 타워가 이렇게 뿌옇게 보이고 하늘은 흐린, 미세 먼지 천국임에도 흐드러지게 펼쳐져 있는 벚꽃을 비롯한 봄 소식 전령사들이 남산을 이쁜 옷으로 단장시켜 놓았는데 아니 가는 것도 아까운 일이다.일 년 중에 찰나의 순간인데 지금 아니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되지 않겠는가 싶어 미세 먼지가 발광을 하던가 말던가, 그까이꺼 삼겹살 파티하면서 먼지 쪽 빼내면 되겠지 싶어 무작정 향했던 날, 2년 만의 남산 산책(남산 벚꽃 터널)인데 지나고..

일상_20160403

휴일이 되면 의례히 퍼질러 지게 자는데 예외는 아니었고, 뒤늦게 가벼운 차림에 가방을 메고 오산으로 공간 이동하다 시피 신속하게 넘어 갔다.산수유, 매화가 피고 나면 진달래, 개나리, 벚꽃 형제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출현해서 사람들 혼을 빼 놓는데 이날 만큼은 화사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벚꽃이 주인공 되시것다. 이렇게 화사한 봄날임에도 고수부지나 공원은 사람들이 별로 없는걸 보면 이날도 어김 없이 미세 먼지가 허공을 초토화 시켰던 날이 아니었나 싶다.하늘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안개가 끼인 것처럼 우중충할 만큼 흐린 날 저리 가라할 정도.오산대학교를 지나 육교 위에 잠시 한숨을 돌리며 내려다 보이는 벚나무는 유별나게 덩치가 더 크고 화사하다.이 부근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사진에..

일상_20160402

4월이 들어서 날은 많이 따스해 졌는데 대기는 미세 먼지로 홍역 앓이에 심각하다.이게 월매나 심각하냐믄 가까이 있는 남산타워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에 공기 중에 텁텁한 스멜이 후각 세포가 지칠 틈도 주지 않는다.날 좋은 봄에 먼지로 황폐해진 대기라...겨울 동안 응어리진 기운을 봄 기운 처방으로 많이 이완시켜야 될 판에 이런 우중충한 늬우스들은 뛰어 오르려는 스프링을 어거지로 억누르는 형세다.그 와중에 주말이 왔는데 그렇다고 방구석에 틀어 박혀 마냥 헤엄칠 내가 아닌 만큼 쿨하게 헤쳐 나가자는 다짐을 하고 몸풀기에 들어 갔다. 영양에서 가져온 소나무 씨앗이 봄 기운을 받아 흙을 뚫고 세상을 향해 팔을 뻗기 시작했다.앞 전에 나온 새싹(겨울과 봄의 경계에서_20160301) 두 녀석은 끝내 씨앗의 딱딱한 껍..

봄 전령사, 산수유꽃_20160320

여전히 겨울 내음이 묻어 코끝에 홍조를 띄이게 하는 초봄, 매화가 보이기 전부터 찬바람결에 살랑이는 노랭이가 겨울색이 여전한 세상에,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 산수유꽃.3월이면 그리 아침 저녁으로 낮에 남은 포근함이 자취를 감추는 시기임에도 어느 샌가 꽃망울을 터트려 시선을 유혹한다.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꽃망울이 터졌는지도 모르고 지내다 문득 정신 없이 바쁜 꿀벌이 간헐적으로 눈 앞을 왔다리 갔다리 하니까 그제서야 반가운 사람을 만나듯 잔뜩 경직된 도끼눈에 힘을 풀고 이리저리 찾아 보면 의외로 주변에 산수유꽃이 참 많다. 한 동안 귀차니즘이 카메라를 잊게 해줘서 셔터를 누르는 감도 어색한데 그래도 이런 반가운 삿대질에 동물적인 감각으로 꽁꽁 숨어서 '나 찾아봐라~' 숨바꼭질하는 카메라를 어떻게든 찾아내 화..

산소 가는 날, 봄도 만나_20160319

올 성묘는 예년에 비해 빨리 다녀온 게 오마니 모시고 다녀 오기도 했고 올해 들어 삐즘한 여행에 대한 갈증도 해소할 목적도 있어 아직 추위의 잔해가 남은 3월 중순으로 택했다.주말을 이용해서 내려가자 마자 산소에 먼저 들러 해야 될 숙원(?)을 먼저 이행해야 되므로 절 몇 번 꾸벅꾸벅.공원 묘지라 대체적으로 관리는 잘 되고 있으니까 크게 손 볼 곳은 없고 봄볕 받으려고 올라 오는 잡초나 얼었다가 녹은 땅이 흐물해져 좀 다졌다.대부분 혼자 오다가 이번에 오마니 모시고 온 덕분에 간단히 준비해야 될 음식들은 꼼꼼히 챙겨 크게 아쉽거나 부족한 것도 없어서 냉큼 끝내고 관리사무소 부근으로 올라와 인증샷으로 파노라마 한 컷 촬영. 처음 왔을 때 비하면 많이 변했다.공원 묘지가 변해봐야 얼마나 변하겠는가 하겠지만 ..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_20160301

오는 계절을 기다리듯 가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은 변명하지 않더라도 늘 남기 마련이다.순리에 따르는 자연을 내가 좋다고 붙잡은 들 길들여진 내 충동이 늘 감동 받을 순 없는 노릇인걸, 소중한 건 가까이 있던 일상의 모두가 잠시 떨어져 있을 때 깨닫는 만큼 욕심으로 저울질 하는 건 얄팍한 잣대일 뿐이며 우매한 타협에 채찍질만 하는 것. 겨울의 미련 같지만 바라보는 시선이 겨울이라는 편견으로 봄의 흔적을 갈망하면서도 제대로 찾지 않는다.그러나 어딘가에 분명 봄은 와 있을 거다. 그러다 촉촉히 내린 비에 봄을 마냥 기다린 사람처럼 우산에 의지해 행여 소식을 좀 더 일찍 들을 새라 비 내음을 더듬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 영양에서 부터 동행한 솔방울의 씨앗이 잊고 있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 어느새 보드라운 흙이불을..

겨울도, 눈도 끝물_20160228

그래도 여전히 겨울이다.기습적으로 찾아 오는 매서운 추위와 퍼붓는 눈은 영락 없이 '아직 겨울이거덩!' 항변하듯 풀어 놓은 긴장의 허술한 빈틈 사이로 매섭게 파고 든다.퍼붓는 눈이야 그래도 이내 녹아 버리니까 이쁘게 봐줄만 한데 추위는 말 그대로 복병한테 허를 찔리는 기분이 든다.사실 그리 추운 날은 아니었음에도 이미 추위에 대한 긴장의 끈을 한풀 늦춰 놓은 탓에 스쳐지나는 추위도 매섭게 느껴지두마 결국 큼지막한 눈송이를 펑펑 떨구어내는 눈 내리는 휴일, 추위를 이겨볼 심산으로 카메라와 음악을 들려줄 스피커를 챙겨 눈구경 산책을 떠났다. 눈 송이 자체도 들쑥날쑥인데 큰 건 목화솜 통채로 뿌리는 정도?다행히 날이 포근한 편이라 내리는 눈으로 생긴 눈꽃들이 먹는 빙수-여전히 먹는 이야기에 몰입-처럼 사각거리..